`1호 당원` 朴 구속된 날, 한국당 대선후보 확정

  • 신헌철,김명환 기자
  • 입력 : 2017.03.31 16:01:26   수정 : 2017.03.31 16:46:12

3월 31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19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예비 후보들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 경남도지사, 김진태 의원,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인제 전 최고위원. [이충우 기자]
'1호 당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일에 자유한국당이 차기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전당대회를 열고 보수 재결집을 위한 출발선에 다시 섰다.

3월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당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는 홍준표 경남도지사,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진태 의원 등 4인이 끝까지 완주했다.

책임당원 현장투표(5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50%)로 후보를 결정한 이번 전당대회는 흥행 측면에서 진보 진영 경선에 비해 초라한 성적표를 거뒀다는 평가다. 탄핵 심판 이전에 경선을 준비할 수 없었던 데다 군소 후보 난립, 당내 후보들의 지지율 부진, '빅샷'들의 불출마 선언 등이 겹친 탓이었다.


특히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불출마 선언으로 최대 흥행 카드를 잃었다. 경선룰 논란에다 '진박' 김진태 의원의 기습 출마로 시작부터 어수선했다.

전국적 관심을 끌 수 있는 순회 경선도 좌절됐다. 한국당은 3월 26일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현장투표를 먼저 진행했으나 참여율은 18.7%에 그쳤다. 2012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선거인단 투표율(41.2%)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친박계 후보 중심이던 경선판에 홍 지사가 뛰어들면서 한국당은 '화제몰이'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 개인기만으로 한국당 주자 중 여론조사 1위를 내달린 것. 그는 성완종 게이트 2심에서 무죄를 받으며 정치적 재기 발판이 마련되자마자 '단기필마'로 대선판에 뛰어들었다. 캠프는커녕 공약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라는 정치적 행운이 찾아오자 홍 지사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다.

이제 한국당 대선 후보가 앞서 달리는 문재인, 안철수 후보를 파죽지세로 추격할 수 있을지는 '보수 재결집'에 달렸다.

박근혜정부에 대한 실망감으로 부동층으로 돌아섰던 보수층을 다시 끌어오고, 바른정당과의 보수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일이 급선무다.

이와 관련해 홍 지사는 박 전 대통령과의 결별을 사실상 선언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타깝지만 박근혜 시대는 이제 끝났다"며 "오늘은 한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첫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월 9일 강력한 우파 신정부 수립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말고 힘차게 달려가자"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동안 박 전 대통령 지지층을 의식하며 다소 어정쩡한 자세를 취했던 그는 이제 본격적으로 박근혜정부와의 차별화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홍 지사는 "이제 박 전 대통령을 부끄러워하고 숨어 있을 필요가 없다"며 "안타깝고 괴롭지만 한 시대는 끝났다. 무너진 담벼락만 보고 한탄하기엔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당이 재집권하면 박근혜정부 2기가 아닌 '우파 신정부'라는 주장을 내놨다.

이날 홍 지사는 당선을 확신한 듯 경선일에도 여유 있는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이날 아침 국가안보포럼 특강까지 하면서 "이번 대선은 좌파 2명, 얼치기 좌파 1명, 보수 우파 후보 1명의 4자 구도"라며 "4자 구도에서 보수 우파가 뭉치면 반드시 이긴다"고 거듭 주장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얼치기 좌파'로 규정하면서 각을 세우고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아예 본선 경쟁 상대로 거론하지 않는 전략이다.

한국당 후보가 된 자신이 보수세력의 유일한 구심점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프레임이다. 최근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다시 상승하며 보수 표심을 끌어갈 가능성이 제기되자 본격 견제를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유력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도 각을 날카롭게 세웠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구속된 데 대해 "(문 전 대표 등 야권이) 우파를 제압하겠다는 뜻"이라며 "우파들을 더 부끄럽게 하겠다는 뜻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문 전 대표의) 공공 일자리 창출은 세금 나눠 먹기로, 내가 집권하면 공무원 구조조정을 하겠다"며 "그 구조조정을 해서 남는 비용은 전부 서민복지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헌철 기자 /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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