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택트 전성시대] Part Ⅰ 온택트 기업 ➊ 네이버 | 검색 1위 기반 쇼핑·금융도 녹색창으로, 끊임없는 영역확장… 한국판 아마존 꿈꾼다

    2020년 07월 제 118호

  •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시장의 최강자로 부상한 기업은 네이버다.

    기존의 콘텐츠는 물론 온라인 쇼핑, 간편 결제, 금융 계좌에 이르기까지 플랫폼 기업의 장점을 활용해 무차별적인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용자가 사실상 전 국민인 만큼 기존의 산업 지형을 완전히 흔들고 있다. 압도적인 검색 1위를 기반으로 쇼핑, 결제, 클라우드, 웹툰 등에 진출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온택트’ 업종이 큰 수혜를 입으면서 네이버의 성장세는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이런 상황을 잘 보여준다. 네이버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7321억원, 22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 7.4% 증가했다. 실적이 뒷걸음질 칠 것이란 증권가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었다. 주가도 상승 흐름을 보인다. 2013년 인적분할 이후 15조8200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40조원에 육박한다. 시총 순위도 14위에서 4위권으로 껑충 뛰었다.

     기사의 0번째 이미지


    ▶국내 쇼핑 거래 플랫폼 1위

    네이버가 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온라인 쇼핑이다.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는 오프라인은 물론 쿠팡이나 G마켓 등 기존 온라인 쇼핑 업체들을 넘어서고 있다.

    네이버는 국내 온라인 쇼핑 결제액 1위(20조9249억원, 와이즈앱 조사 기준)로 쿠팡(17조771억원)을 이미 앞지른 상황이다. 전자상거래 업계에선 “국내 어떤 판매자도 네이버를 통하지 않고 온라인에서 제품을 팔 수 없다”란 말이 나온다.

    지난 5월 말 기준 네이버쇼핑에서 판매되고 있는 등록 상품 수는 8억여 개. 백화점은 물론 아웃렛, 해외직구 상품, 산지직송 농산물, 축산물, 공예품 등을 망라한다. 등록 상품 수가 쿠팡(3억 개)보다 두 배 이상 많다. 매일 700만 개의 새로운 상품이 올라온다.

    네이버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개인 포함)는 32만 개에 달한다. 네이버와 제휴를 맺은 인터넷 쇼핑몰도 약 4300개다. 네이버에선 이들 쇼핑몰 제품의 가격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네이버쇼핑의 성장 속도는 위협적이다. 지난 1분기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5조8000억원이었다. 2018년 1분기 3조2000억원이던 결제액이 2년 만에 배 가까이로 늘었다. KTB투자증권은 2025년엔 결제 규모가 78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5년간 네 배 가까이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금은 백화점과 마트, 온라인 쇼핑 사업부문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롯데쇼핑과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지만 머지않아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을 통틀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1위 업체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의 가장 큰 강점은 검색 플랫폼이다. 네이버의 국내 검색 서비스 시장점유율은 54%에 이른다. 더욱이 네이버가 검색 플랫폼으로서 단순히 온라인몰과 고객을 연결하는 역할을 넘어 ‘검색 서비스’로 쌓아온 막대한 데이터베이스와 영향력을 바탕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쇼핑 시장 접수는 시간문제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네이버는 오픈마켓 서비스 ‘스마트스토어’를 시작으로 올 초 ‘특가창고’ ‘브랜드스토어’ 등을 연이어 선보였다. 최근에는 온라인 홈쇼핑과 비슷한 ‘라이브커머스’까지 개시했다. 또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일부 입점 브랜드의 제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네이버는 유료회원제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월 4900원)’을 내놓으며 이용자 ‘록인(lock in)’ 효과까지 노리고 있다. 멤버십 가입자는 쇼핑·예약·웹툰 등을 네이버페이로 결제해 이용할 경우 결제금액의 최대 5%를 포인트로 적립받을 수 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아마존의 ‘아마존 프라임’처럼 유료 회원으로 가입한 이용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구독경제 모델이란 점에서 주목받는다. 아마존 프라임은 월 13달러, 연 119달러를 내면 상품 구매 시 이틀 안에 상품을 배송료 없이 받아볼 수 있고, 스트리밍 음악, 비디오, 책 등 구매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회원 수만 1억5000만 명에 달해 디지털 구독경제의 성공모델로 꼽힌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다양한 콘텐츠 혜택도 있다. 네이버웹툰·시리즈 미리보기 10편(2000원), 바이브 음원 300회 무료 듣기(2000~4000원 추정), 시리즈 온(On) 영화·방송 감상용 캐시(3300원), 네이버클라우드 100GB 이용권(3000원), 오디오북 대여 할인 쿠폰(3000원 추정) 5가지 중 4가지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또한 기본 이용 요금에 일정 금액을 추가로 지불하면 선택한 디지털 콘텐츠 혜택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업계는 네이버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구독경제 시장 장악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당초 유료 회원제 가격을 8000~1만원 수준으로 책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는데 이 같은 예상을 깬 ‘반값’ 책정은 높은 월 이용료를 통한 수익 창출보다 네이버의 다양한 연계 서비스에 이용자를 묶어두는 플랫폼 록인 효과를 노렸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이미 e커머스, 간편결제, 콘텐츠 등 산업 전반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가격경쟁력까지 앞세워 ‘네이버 월드’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라 내다봤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비대면 금융사업도 강화

    네이버쇼핑의 다음 차례는 테크핀이다.

    테크핀은 ‘핀테크(금융+기술)’와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다. 핀테크가 금융 서비스를 기반으로 IT를 접목한 것이라면 테크핀은 IT 주도의 금융 서비스를 의미한다.

    네이버의 금융 자(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은 최근 최고 3%의 이자를 주는 ‘네이버통장(종합자산관리계좌·CMA)’을 내놨다.

    네이버통장은 비대면 금융상품이어서 개설을 위해 증권사나 은행을 찾아갈 필요 없이 네이버 앱에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연간 거래액이 20조원을 넘는 네이버페이나 쇼핑과 결합해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네이버통장을 보유한 이용자가 네이버의 전자상거래인 스마트스토어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최대 9%의 포인트를 적립한다. 포인트는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앞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함께 네이버통장을 사용하면 적립액이 최대 9%로 높아진다. 유료 회원 4% 적립에 네이버 마이스토어 구입 시 2% 적립, 네이버통장 페이 충전 뒤 결제 시 3% 적립까지 합쳤을 경우다. IT 기업들이 테크핀에 나서는 이유는 ‘가입자 록인(잠금)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 서비스는 한번 계좌를 만들면 좀처럼 바꾸지 않고 꾸준히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네이버통장으로 고객이 포인트를 충전하면 회사 입장에선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고객에게 줄 수 있는 혜택이 커지기 때문에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네이버는 하반기 신용대출 서비스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아직 소액 후불결제 수준이지만 사실상 여신전문금융업에 진입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가 ‘통장’과 대출에 이어 하반기 보험업에도 진출할 경우 결국 금융사업 라인업까지 갖추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빅테크 영향력이 카드에 이어 은행까지 확대되면서 금융권의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라며 “규제를 피하면서 모든 금융 업무는 영위해 금융권 메기가 아니라 최상위 포식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웹툰으로 미국 뚫고 검색으로 일본 진출?

    콘텐츠 경쟁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강화되는 양상이다. 네이버의 1분기 콘텐츠 서비스 매출액은 554억원으로 웹툰 성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58% 성장했다. 웹툰의 글로벌 월간 사용자수(MAU)는 6200만 명에 달했다.

    해외사업의 성장세도 주목을 받는다. 최근에는 웹툰 사업의 본사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옮겼다.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MAU(월간사용자)가 6200만 명을 돌파하며 글로벌 1위 웹툰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 유료 결제자가 지난해 12월 기준 연초 대비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충성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네이버의 간판급 웹툰 <신의 탑> 애니메이션은 지난 4월 1일 1화 공개 이후 미국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9위에 올랐고,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소개되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일부는 미국에서 영상물로 제작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일본·동남아 등에서 점유율이 높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기반으로, 택시·배달·은행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모든 것이 라인 안에서 이루어지는 ‘슈퍼 앱’을 노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은 동남아·일본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해 새로 세운 법인 17개 중 7개가 일본 법인이고, 한국·대만(3개), 베트남(2개), 싱가포르·태국(1개) 순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일본 검색 시장 공략을 본격적으로 준비 중이다. 라인의 성공을 바탕으로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기사의 3번째 이미지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가 지난해 미국 CES 현장에 마련된 네이버 전시장에서 로봇팔을 살펴보고 있다.


    ▶로봇 자율주행 등 미래사업도 선점?

    네이버의 최근 투자 동향을 보면 ‘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에도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최첨단 기술 개발에 도전하는 게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이밖에 로봇, 실내 스캔로봇, 자율주행 로봇 등을 지속 선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이미 자율주행 로봇 ‘어라운드C’와 로봇 ‘미니치타’를 공개한 바 있다. ‘어라운드C’는 실제 사람 얼굴처럼 표정을 표현할 수 있고, 미니치타는 사족보행과 공중제비도 가능하다.

    네이버가 그간 검색 등 서비스를 통해 모은 데이터는 AI 플랫폼 ‘클로바’에서 활용한다. 최근에는 자회사인 네이버랩스가 서울시 전역을 3D 모델링화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이번 3D 모델링이 도심 속에서 자율주행차량·로봇 등 기계들이 실제 이동이 가능한 정도의 정밀도를 지니고 있어, 기술 기반의 미래상을 더욱 앞당길 것으로 기대했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이번 3D 모델은 자율주행차나 배달로봇을 위한 대단위 HD맵을 제작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한 수준”이라며 “서울시와 함께 선도 사례를 만들 수 있었으며, 앞으로도 국내 기술 수준 고도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네이버의 전도에 걸림돌도 있다. 당장 기존 금융계에선 네이버 규제 가능성을 얘기한다. 당장 기존 금융기관들은 규제를 받지만 빅테크·핀테크 기업들은 열외라는 지적이 나온다. 데이터 시장 독과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안정위원회(FSB)는 지난 연말 보고서에서 “고객정보를 레버리지할 수 있는 빅테크 기업들의 촉수가 확대되면서 금융 안정성, 경쟁, 개인정보 보호 이슈들이 위협받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구글·알리바바 등 정보기술(IT) 공룡들의 데이터 독과점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네이버의 자산총액은 9조4911억원으로, 아직은 준대기업(공시대상기업집단)이나 내년에는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네이버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온택트 비즈니스 활성화로 인한 광고 매출 성장과 내년 이후 자회사 IPO(기업 공개) 등으로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기존 광고부문의 매출이 굳건하고, 네이버웹툰 글로벌 비즈니스 흑자 전환, 네이버파이낸셜 금융사업 본격화 등 실적과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많다”고 내다봤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네이버의 지속적인 주가 상승세는 결코 과하지 않다”며 “언택트 시대 대표주로서 프리미엄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김병수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8호 (2020년 7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