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3.0 전쟁] Part Ⅳ INTERVIEW 최영석 차지인 대표 | “가까운 미래는 전기차·수소차·내연기관이 3:3:3으로 車시장에서 공존하는 시대”

    2020년 08월 제 119호

  • 처음엔 자동차 데이터 분석과 관련된 일을 했다. 그러다 2013년 제주도에서 전기차 시범사업 자료를 접하곤 전기차에 빠져들었다. 이듬해 12월엔 서울시의 1호 전기차 운전자가 됐다. 다시 말해 서울에서 그보다 전기차를 오래 탄 이는 공식적으로 ‘없다’. 당시 전기차를 운행하며 느꼈던 충전에 대한 불편함은 사업의 아이템이 됐다. 그렇게 직접 충전 소프트웨어 플랫폼 ‘차지인(車之人)’을 설립했다. 차지인은 지난해 ‘전기차 충전용 과금형 콘센트’(220V 콘센트에 과금 기능을 더해 공동주택, 아파트, 빌딩 등의 주차장 콘센트를 전기차 충전용으로 활용하는 시스템)를 개발했고, 올해는 전동킥보드, 전기스쿠터 등의 기기에 과충전으로 인한 배터리 폭발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 콘센트를 선보였다. 대구에 본사를 둔 차지인은 현재 두 제품의 양산 등 자동차와 전력 관련 국내 대기업과 충전 플랫폼 사업을 진행하며 제주도와 경기도 분당에 지사를 두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서울, 대구, 분당, 제주를 넘나든다는 최영석 차지인 대표를 분당 휴맥스빌리지에 자리한 연구소에서 만났다. 전기차와 수소차 등 미래친환경차에 대한 그의 전망과 비전은 확실히 남달랐다. 직접 경험한 데이터가 더해진 분석에 귀가 쫑긋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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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석 차지인 대표


    ▶전기차 시장은 단시간에 확장할 수 없다

    “최근 전기차에 대한 장밋빛 전망만 그득한데, 우선 부정적인 부분부터 말씀드릴게요. 전기차 시장은 앞으로도 단시간에 확장될 수 없습니다.”

    아니 이게 무슨 말인가. 전기차 시장이란 단어가 끝나기도 전에 긍정보단 부정을 먼저 논하며 눈이 반짝거린다. 최 대표가 말하는 부정적인 요인은 첫째, 전기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서 주로 승용차에 쓰이는데, 오래 세워놓고 짧게 타는 차에 알맞다는 것. 둘째, 그렇다보니 덩치가 큰 차량보다 소형에 어울린다는 것. 셋째, 사업용보다는 개인용 차량이 많다는 것이다.

    “짧은 거리를 이용할 땐 최적인데, 장거리라면 넥쏘 같은 수소전지차가 정답입니다. 충전 면에서도 시간적인 차이가 많죠.”

    그러한 이유로 최영석 대표는 “미래차 시장을 내연기관에서 전기차와 수소차로 옮겨가되 서로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완성차들이 대부분 2025년을 기점으로 전기차 판매를 확 늘리겠다고 하는데, 전 그 5년 후인 2030년에도 전기차와 수소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한 내연기관차가 3:3:3으로 공존할 거라고 예상합니다. 현재 전기차와 수소차, 내연기관차를 운행하고 있는 제 경험이 바탕이 된 전망이에요.”

    이미 완성차 업체들이 2025년 이후 내연기관차의 개발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고 되물으니 그건 개발에 국한된 내용이란 답이 돌아왔다.

    “현 추세라면 가까운 미래에 대부분 전기차로 바뀔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내연기관을 운행하지 못하게 하는 건 정치적인 입장이에요. 업체에서 개발하지 않겠다는 건 개발의 문제죠. 그건 생산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에요. 배출가스 기준이 점점 강화되고 있는데, 그 기준에 맞는 새 내연기관 개발비를 감당할 수 없는 거죠. 전기차로 확 바뀔 거란 생각은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을 고려하지 않은 전망입니다. IT 제품의 수명이 3년에서 5년인데, 그 시각으로 바라본 거죠. 자동차의 수명은 20년이에요. 우리 눈앞에서 사라졌다고 해도 중동이나 동남아에서 잘 달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내 전기차 시장에 대한 최 대표의 평가는 어떨까. 그는 “이제 막 불이 붙은 상황”이라며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끄집어냈다.

    “사실 그동안 대중은 전기차에 별 관심이 없었어요. 그러다 테슬라 덕분에 전기차는 좋은 차란 인식이 생겼습니다. 사실 테슬라의 품질이 썩 좋진 않은데도 구매합니다. 이건 다시 말해 한식만 먹던 이들이 양식도 먹기 시작한 거예요. 커피를 예로 들면, 커피 맛을 알게 되면 자신만의 맛과 향을 찾게 되잖아요. 지금이 바로 그런 시기죠. 수요가 생기니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겁니다.”

    ▶정부의 간섭은 최대한 줄여 나가야

    반면 현재 전기차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 역할에 대해선 “말 그대로 보조하는 역할로 남아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소비자나 차를 만드는 제조사 모두 정부에서 보조금을 ‘없앤다’ ‘유지한다’ ‘어떤 차는 덜 주고 더 준다’고 확실치 않은 신호를 보내면 계획을 세울 수가 없습니다. 전기차를 사려는데 보조금이 없어진다면 주춤하겠죠. 제조사도 하청업체에 제때 발주할 수가 없어요. 일관된 보조금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시장에 불명확한 신호를 주지 않는 게 최선입니다.”

    최 대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비교한 국산 전기차 수준에 대해선 이미 글로벌 톱이라고 답했다.

    “국내에도 이미 전기차를 경험하신 분들이 20만 명 가까이 됩니다. 이 분들은 전기차에서 내연기관차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냄새, 진동, 소음 이 세 분야에서 전혀 다른 경험을 했거든요. 독일 3사에서 출시한 1억원이 넘는 럭셔리 전기차는 여기에 펀(Fun)이란 요소를 더한 경우죠. 럭셔리카를 제외한 전기차 분야에서 국산차는 이미 글로벌 톱 수준입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이 출시됐을 때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어요. 지금도 그 차는 글로벌 톱 수준의 성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안재형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9호 (2020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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