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rt Ⅰ 역대급 7·10 부동산 대책| 사지도 팔지도 가지고 있지도 마라, 투자자들 눈은 ‘똘똘한 한 채’ ‘아파텔’로 몰린다… 강남 알짜 매물은 규제 이후에도 여전한 상승세

    2020년 08월 제 119호

  • 집을 사기도 팔기도 보유하기도 어렵게 됐다. 이쯤 되면 정부가 이를 갈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어떻게든 부동산 가격을 잡아보겠다는 결의다. 7월 16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1대 국회 개원연설’에서 “지금 최고의 민생 입법과제는 부동산 대책”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는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고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유동자금은 사상 최대로 풍부하고 금리는 사상 최저로 낮은 상황이다”라며 “부동산으로 몰리는 투기 수요를 억제하지 않고는 실수요자를 보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투기 억제와 집값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며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 보유 부담을 높이고 시세차익에 대한 양도세를 대폭 인상하여 부동산 투기를 통해서는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나온 7·10 부동산 대책은 그야말로 핵폭탄이었다. 취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를 한꺼번에 끌어올리면서 집을 팔기도 사기도 보유하기도 어렵게 만들었다. 특히 대책은 다주택자를 정밀 타격하는 내용이었다.

    우선 취득세를 높게는 12%까지 높인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 내용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기존에는 4주택 이상인 경우 징벌적 성격으로 중과세율 4%를 매겼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급이 다르다. 2주택은 8%, 3주택 이상은 12%다. 한마디로 2주택자가 집을 하나 더 사게 되면 취득세 12%를 사면서 떼여야 한다. 10억원짜리 집을 사면 취득세만 1억2000만원이다. 농특세와 지방교육세는 제외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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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주택자 종부세 중과세율 6.0%

    보유세인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중과세율도 최고 6.0%로 올라갔다. 특히 6·17 대책에서 천명한 바와 같이 법인을 보는 시각은 더 싸늘하다. 다주택 보유 법인은 일괄적으로 6.0%를 적용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0일 브리핑에서 “다주택자의 경우 주택의 시가(합계 기준)가 30억원이면 종부세가 약 3800만원, 50억원이면 약 1억원 이상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작년보다 2배를 넘는 수준이다.

    정부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와 3주택 이상 다주택자가 주택을 모두 합쳐서 시가가 23억3000만~69억원인 경우 종부세 과세표준으로는 12억~50억원 구간에 해당한다. 이 구간의 세율이 현재 1.8%에서 3.6%로 두 배로 오른다. 합쳐서 시가가 15억4000만~23억3000만원(과표 6억~12억원)인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2채를 보유한 경우에는 세율이 현재 1.3%에서 2.2%로 오른다. 합쳐서 시가가 12억2000만~15억4000만원인 경우(과표 3억~6억원)는 세율이 현재 0.9%에서 1.6%로 인상된다. 1주택자를 상대로 한 종부세율도 올라간다. 과표 구간별로 현행 0.5~2.7%에서 0.6~3.0%로 상승했다. 사실 이건 지난 12·17 대책에서 나온 내용이다. 20대 국회에서 처리가 무산되자 21대 국회에서 이를 처리하도록 다시 들고 나온 것이다.

    양도소득세 역시 확 올라갔다. 타깃은 둘이다. 다주택자가 들어가지 않을 리 없다. 여기에 1~2년 단기 보유자를 집어넣었다. 예를 들어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팔 때 적용하는 중과세율을 지금보다 10%포인트 더 높여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의 양도세를 더 매긴다. 기본세율(과표 구간별 6~42%)을 감안하면 최고 양도세율이 72%까지 올라간다. 양도차익이 1억원일 경우 7200만원을 세금으로 내는 것이다. 높아진 취득세, 보유세, 여기에 부동산 거래비용까지 감안하면 웬만큼 집값이 오르지 않고서는 다주택자가 집을 팔아도 내 손에 떨어지는 게 별로 없는 구조다.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와 단기매매에 대한 양도세 중과는 내년 6월 1일부터 효력이 시작된다. 약 1년간의 유예기간은 있다.

    이번 대책으로 정부의 방안은 뚜렷해졌다. 다주택자 투자 매력을 없애 주택 시장을 실수요 위주로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이제 신규로 주택투자를 염두에 둔 사람들은 세금과 집값이 그리는 고차방정식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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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6·17 부동산 정책 후속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주택 시장 실수요 위주로 재편?

    먼저 집을 팔 때의 고민이다. 우선 내년 초까지는 양도세 중과가 유예된 만큼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관망할 시간이 있다. 하지만 늦어도 내년 초에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향후 엄청난 개발호재가 있어 집값 상승이 매우 가파르다고 생각되어 매각을 주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때도 예상되는 집값 상승분이 양도세 중과 시 양도이익, 보유세 강화분을 고려하고도 매력이 있을 때만 보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각 결정을 내리는 편이 속 편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대책으로 시장참여자가 느끼는 공포가 생각 외로 크다”며 “집 여러 채를 보유한 사람들은 이제부터 옥석가리기를 잘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집을 살 때도 마찬가지다. 특히 다주택자 입장에서 높아진 취득세는 마치 돈을 빌릴 때 ‘선이자’를 떼는 것만큼 공포스럽다. 집값의 10%를 넘는 금액을 한꺼번에 미리 내고 집을 보유해야 한다. 게다가 집을 가지고 있어도 보유세가 높아지고 팔 때도 양도세를 내야 한다. 따라서 집을 살 때는 개발초기 단계에 있어 향후 집값 상승전망이 아주 가파른 곳을 선별적으로 골라 투자해야 한다. 이런 곳은 현 주택시가가 낮아 비교적 취득세를 적게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제 과거처럼 ‘집갑 대세상승론’만 믿고 논리 없이 이곳저곳 ‘갭투자’를 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집값을 잡으려는 정부 의지가 강하다”며 “어찌 보면 1주택이야말로 최고의 투자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수요 억제책과 동시에 공급책도 함께 내놓았다.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조정, 기관 이전 용지 활용 등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4기 신도시 설도 나왔지만 시점이 이른 것이란 판단이다. 특히 주택가격 상승으로 허탈감을 느껴 문재인 정부에 돌아서고 있는 젊은 층 ‘표심’ 사로잡기에 적극 나선 모양새다. 민영주택에 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을 새로 할당했다. 국민주택에는 공급 비율을 20%에서 25%로 높이기로 했다. 특별공급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나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 등을 위해 물량을 따로 떼어내 공급하는 제도다. 투기과열지구 내 9억원 초과 아파트는 제외된다. 전용면적 85㎡ 이하 소형평형에만 혜택이 돌아간다.

    민영주택은 기존에 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이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 공공택지에선 분양물량의 15%, 민간택지는 7%를 배정하기로 했다. 국민주택에선 특별공급 비율을 20%에서 25%로 높이기로 했다. 또 생애최초와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소득기준을 완화해 생애최초의 경우 국민주택은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00%를 유지하되, 민영주택은 130% 이하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생애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신혼부부에 한해 분양가 6억원 이상 주택의 경우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 130%(맞벌이 140%)까지 혜택을 넓힌다. 하지만 이 경우 청약을 바라보며 가점을 쌓아오던 40대 몫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일각에서는 허탈감을 표시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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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간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이번 제도에서 가장 피해를 본 사람들은 민간임대사업자일 것이다. 사실 그동안 정부는 다주택자를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 주체로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다주택 관행을 없애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혜택을 주고 이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게 정책 목표였다. 이를 위해 각종 세제와 대출 혜택을 들이밀며 등록임대 활성화에 나섰다. 하지만 임대주택에 들어간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못하는 ‘잠김효과’가 발생해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그래서 아예 정책을 180도 뒤집어 이들에게 주어지던 혜택을 대폭 축소하기에 이르렀다.

    등록임대는 4년·8년간 의무 임대기간을 설정하고 해당 기간에는 임대료 증액이 직전 계약의 5%로 제한된다. 대신 종합부동산세나 양도소득세 등 세제 혜택을 받는 게 골자였다. 하지만 정부가 비슷한 내용이 담긴 임대차 3법을 밀고 있어 이게 통과되면 단기임대는 일반 임대와 차이가 없어진다. 장기임대도 의무 기간만 좀 더 긴 수준에 그치게 된다. 한마디로 규제의 강도가 세지면서 혜택을 줄 게 없어져 버린 것이다. 게다가 임대사업자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자 단기임대와 아파트 장기 매입임대를 폐지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를 믿고 임대사업을 펼치던 사람들은 향후 기대했던 세제 혜택의 상당수를 받지 못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7·10 부동산 대책 여파로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매물을 증여로 돌릴 경우에 대해서도 그물망을 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7월 10일 ‘주택 시장 안정 보완 대책’자리 질의응답에서 “증여 쪽으로 돌려가며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금 별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연히 방향은 세금 인상이다. 7·10 부동산 대책으로 전문가들은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게 제일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외곽 ‘갭투자’가 몰린 지역은 ‘누가 먼저 던지냐’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시장 참여자는 ‘서울을 누르면 수도권 외곽이 오른다’는 ‘풍선효과’를 기대하고 지역을 돌아가며 갭투자를 했다. 이 과정에서 법인명의 등을 적절히 활용하며 절세에 나섰다. 하지만 이제 법인 투자의 시대는 정부의 촘촘한 규제로 완전히 저물었다. 또 종부세 강화, 취득세 강화를 우려한 투자자들은 신규로 집을 매입하기도 부담스럽다. 그리고 양도세 강화 등을 우려해 일단 지방에 돈 안 되는 매물은 던지려는 시도를 할 공산이 크다. 즉 잠겨 있던 매물이 한번에 나오면서 일거에 시세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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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규로 ‘똘똘한 한 채’를 매입하려는 입장에서도 수도권 외곽 ‘갭투자’가 몰린 지역은 일단 정리하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이 높다. 그 동안 전국에 깔아놓았던 매물을 이번에 정리하고 서울 강남에 집 하나를 사려는 사람을 가정해 보자. 만약 이 사람이 기존에 두 채의 집을 가지고 있다면 강남에 20억원짜리 집을 살 때 내야 할 취득세는 세율 12%를 고려하면 무려 2억4000만원이다. 그런데 이 사람이 지방 매물 2채를 정리하고 무주택 지위에서 강남 집을 매입한다면 취득세는 3%인 6000만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농특세 지방교육세 등 부가되는 세금을 감안하면 양 수치 간 격차는 더 벌어진다. 또한 아파텔의 인기도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파텔은 오피스텔과 아파트의 준말로 명목상 오피스텔이지만 아파트처럼 넉넉한 평면을 갖춰 4인 가족이 살기에 부족함이 없는 오피스텔을 통상 뜻한다. 오피스텔을 취득할 때 가장 걸림돌이 되었던 게 아파트보다 높은 4.6%의 취득세였다. 일반 아파트의 경우 최고 3% 취득세율이 적용되지만 아파텔은 가격와 면적에 무관하게 그보다 높은 취득세를 내야 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아파트 취득세가 최고 12%까지 치솟으면서 4.6% 단일세율인 아파텔 취득세가 이제는 싸 보이는 ‘착시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즉 7·10 대책으로 ‘똘똘한 한 채’로 분류되는 서울 요지의 아파트는 보합세 혹은 일시적 상승세, 갭투자가 몰린 수도권 일부 지역은 가격 하락세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개인이 처한 재무적 상황, 직장 위치, 가치관에 따라 개개인이 판단하는 ‘똘똘한 한 채’의 개념은 각기 다를 수 있어 일부 지역에서는 매수세와 매도세가 동시에 몰리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A지역과 B지역 부동산을 보유한 특정 개인은 A지역 부동산을 보유하고 B지역 부동산을 팔 수 있지만, B지역과 C지역을 보유한 다른 개인은 C지역을 팔고 B지역 부동산을 남기려 할 수 있다는 얘기다. D지역과 E지역 부동산을 보유한 다른 개인은 보유 매물을 모두 정리하고 B지역 부동산을 사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다. 일단 7·10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 나온 한국감정원 통계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승 폭만 다소 둔화했다.

    한국감정원은 7월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값이 0.09% 상승했다고 밝혔다. 6주 연속 상승세였다. 지난주(0.11%)보다 오름폭은 다소 둔화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잠실동이 있는 송파구(0.13%)가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삼성·대치·청담동이 있는 강남구 역시 이전 주(0.12%)에 이어 0.11%나 올랐다. 결론적으로 규제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모양새다. 정부가 정해놓은 ‘금테 두른 지역’을 하루라도 빨리 매수하려는 수요가 몰려 오히려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 것이다. 마포구(0.13%)·용산구(0.10%)·성동구(0.07%) 등 ‘마용성’ 지역도 전주와 비슷한 오름폭을 기록했고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노원구(0.11%)·도봉구(0.12%)·강북구(0.11%) 등 ‘노도강’ 지역도 전주 대비 비슷한 상승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이전 주(0.24%) 상승률과 비슷한 0.23%를 기록했는데 정비사업 기대감으로 광명시(0.54%)의 강세가 이어졌고, 위례신도시가 있는 하남시(0.51%), 별내선 교통 호재가 있는 구리시(0.47%) 등이 올랐다. 김포시(0.38%)는 한강신도시 위주로 상승했고, 6·17대책 이후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광주(0.36→0.17%)·안산(0.10→0.06%)·평택시(0.24→0.03%) 등은 상승 폭이 크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집중적인 규제가 일단은 수도권 외곽부터 강타했다는 뜻이다.

    [홍장원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9호 (2020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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