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의민족은 왜 이렇게 느린가요?” 속도경쟁 밀리고 요기요 매각명령 쫓기는 배민

    2021년 02월 제 125호

  •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시간 A씨(남·서울 직장인·35세)는 코로나19로 5인 이하 집합금지 조치를 준수하고자 친구들과의 파티를 미루고 집에서 음식을 배달해 가족들과 조촐한 파티를 즐기려 했지만 때 아닌 불편을 겪었다. 배달의민족 앱이 먹통이 된 것이다. 저녁 내내 배달불가 표시가 뜬 앱은 오후 11시가 지나서야 정상화됐다.

    코로나19 이후로 배달 앱 사용빈도가 부쩍 늘어난 가정주부 B씨(30)는 최근 콜센터와의 전화통화가 늘었다. 배달의민족 앱을 주로 사용하는 B씨는 날씨가 유난히 춥거나 눈·비가 오는 특수한 날이 아닌 경우에도 배달시간이 1시간이 넘어가는 경우가 부쩍 늘어난 것이다. 배달시간 지연으로 보내주는 쿠폰이 차가운 날씨에 식어버린 음식은 야속하기만 했다. 같은 식당이라도 배달 앱에 따라 속도가 다른 것을 깨달은 B씨는 이제 주문 전 배송예상시간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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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24일 배달의민족은 오후 6시 38분부터 맛집 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 서비스 및 생필품 배송 서비스 B마트는 먹통이 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배달 앱 사용자는 물론 대목을 맞아 식자재 등을 준비한 자영업자는 큰 피해를 입게 됐다. 해당 서비스는 약 4시간 뒤인 오후 11시쯤에나 복구됐다. 배달의민족 측은 해당 사건 이후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면서 “서비스 오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점주와 소비자에 대한 보상 절차를 약관에 따라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대중들은 배달 앱 사용자가 몰릴 시간에 벌어진 단순 서버오류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이러한 사달은 업체들의 과도한 경쟁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장애가 생긴 주요 원인은 갑작스러운 주문 폭증이 아니라 배민 배달원들이 쓰는 전용 앱이 먹통이 됐기 때문이었다. 배달의민족에 등록된 라이더들이 사용하는 전용 앱에 많은 라이더들이 한꺼번에 몰리며 먹통이 됨에 따라 고객들이 이용하는 주문 앱에선 정상적으로 주문이 가능했음에도 이용이 불가했던 것이다.

    현재 배민 라이더스는 약 3000명이지만 배민 커넥터를 통해 비정기적으로 활동하는 인원은 약 5만여 명 정도이다. 배달을 전업으로 하는 자영업자(배민 라이더스) 외에 아르바이트생이나 배민 커넥터로 활동하는 일반인이 크리스마스이브에 속칭 ‘대박’을 잡기 위해 한꺼번에 접속하며 서버가 마비된 것이다. 배달 업체들은 성수기에 배달원들이 다른 업체로 빠져나가는 걸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배달 한 건당 수수료를 올려 주는 프로모션 경쟁을 한다.

    이번 크리스마스이브에 배민은 오후 6시 이후 지역에 따라 배달 한 건당 최대 1만5000원을 배달원 수수료로 책정했는데 이는 평소의 약 4배 수준이다. 이에 따라 배달원들은 오후 6시 직후 경쟁적으로 배달 주문을 받으려 한 순간에 접속하게 된 것이다. 배민의 경쟁 업체인 쿠팡이츠도 이번 크리스마스이브에 건당 최대 3만원을 프로모션 비용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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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송 평균시간 쿠팡이츠의 2배

    불만 폭증에 검색필터 개선


    “배달 언제쯤 될까요?” “쿠팡이츠보다 왜 이렇게 느리죠?”

    최근 배달의민족 앱 사용자들이 제기하는 흔한 문제 중 하나는 배달 소요시간이다. 라이더의 안전이슈에도 불구하고 음식의 온기 등을 이유로 배달시간은 배달 앱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금융정보분석업체인 밸류챔피언코리아가 국내 배달 앱을 통해 국내 10곳의 음식점에서 같은 메뉴를 주문했을 때 안내된 평균 배달 소요시간이 가장 짧은 배달 앱은 쿠팡이츠(평균 24분)가 차지했다. 배달의민족은 2배가 넘는 49분을 기록했다.

    원인은 배차 시스템이다. 쿠팡이츠는 자사의 직영 배달망을 통해 배달원 배차 시스템을 직접 운영하고 있고, 한 배달원이 여러 주문을 배달하는 기존 배달 앱들과 달리 한 주문만 배달하는 시스템을 구축시켜 소비자는 보다 빠른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면에 배달의민족은 한 라이더가 여러 개의 배달을 완료해도 무관하다. 따라서 배송이 지연될 여지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의민족은 이러한 불편 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검색 정렬(필터)에 ‘배달 빠른 순’과 ‘배달 팁 낮은 순’을 추가했다. 이는 빠른 배송을 무기로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경쟁자 쿠팡이츠에 대한 견제로 분석할 수 있다. 현재 쿠팡이츠는 배송완료 알림에 배송소요시간을 함께 게재하며 서비스 우위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한 외식업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보다 만족도에 민감한 서울 강남권에서는 이미 쿠팡이츠 점유율이 배달의민족을 앞질렀다는 평가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며 “배달의민족도 이에 대한 고민에 최근 외부업체를 통해 고객들에게 서비스개선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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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아군 ‘요기요’ 내일은 라이벌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인수와 관련해 DH가 한국 자회사 DH코리아(요기요 운영사) 지분을 6개월 안에 처분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1·2위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점유율 합계가 99% 이상인 만큼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공정위는 배민과 요기요의 합병이 국내 배달 앱 시장 경쟁을 제한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배민과 요기요 간의 경쟁이 사라지면 쿠폰 할인 행사 등이 감소하고 음식점 수수료가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 앱 시장에서 거래금액 기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합계점유율은 99.2%를 기록했다. 수수료 매출액과 월별 접속자 수를 기준으로 한 합계점유율도 각각 99.3%, 89.6%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앞서 DH 측은 요기요를 매각하라는 공정위의 판단에 대해 “기업결합을 통해 고객 경험을 향상하려는 기반이 취약해질 수 있다”며 반발한 바 있다.

    한편 공정위는 최근 무섭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쿠팡이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영향력이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쿠팡이츠는 점유율이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전국 시장을 기준으로 한 점유율은 아직 5% 미만”이라며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에게 경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현재 시장에서는 요기요의 가치를 2조원가량으로 보고 있다. 매각이 완료될 경우 아군이었던 요기요는 배달의민족의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신성 쿠팡이츠 외에 아군이었던 요기요가 경쟁자로 등장하며 배달 앱 시장의 치킨게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5호 (2021년 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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