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리포트] 새너제이의 스타되려면…`생각`부터 바꿔라

최초입력 2017.12.19 04:02:03

창업 韓人들이 말하는 성공방정식

실리콘밸리 한인 스타트업 대표들이 실리콘밸리에서 한인 스타트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실리콘밸리는 세계의 혁신 수도와 같은 곳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아시아(한국, 중국, 인도, 일본, 중동 등), 유럽, 남미, 아프리카 등 전 대륙의 우수한 인재가 몰려들어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블록체인, 증강현실, 바이오 등 각 분야의 혁신 서비스와 제품을 쏟아낸다. 글로벌 시가총액 빅5인 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가 실리콘밸리에 본사나 대규모 사무실을 두고 있다.

세계의 혁신 수도 실리콘밸리에는 한인 출신 스타트업의 도전도 계속되고 있다.
매일경제는 한국 스타트업이 실리콘밸리에서 한단계 도약해야 하기 위한 방법을 찾자는 것을 주제로 김창원 타파스미디어 대표, 류호석 비손콘텐츠 대표,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류경환 바이너리VR 공동창업자, 안익진 몰로코 대표, 윤정섭 미띵스 대표, 임상혁 코인원 CSO, 제이슨 킴 미라클51 파트너, 이대기 트랜스링크캐피털 파트너 등과 함께 라운드테이블을 열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지금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돈' 이나 '기술' 아닌 '마인드셋'이다"고 입을 모았다. 또 "중국과 인도계 스타트업도 자국에서 시드머니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은 글로벌 진출을 독려하지만 막상 해외에서 창업하면 지원이 막혀 있는 경우가 많다. 해외 투자에 대한 길을 더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원 대표(타파스 미디어):실리콘밸리에서 한인 창업자 비율을 늘려야 한다. 세력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국인, 인도인, 이스라엘인들이 실리콘밸리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세력을 형성하고 서로 도와주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세가 없고 각자가 승리를 이루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어느 콘퍼런스를 가보니 다들 창업에 관심이 있지만 정작 나와서 할 사람이 있냐고 물어보니 아무도 없었다.

▷류호석 대표(비손콘텐츠):미국에서 창업할 때 컨설팅을 받아도 제가 경험한 사례를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 혼자 해결해야 했다. 한국에서 팁스(TIPS) 프로그램에 선정됐는데 뽑힐 때는 해외 멤버가 있다고 했지만 정작 지원금은 한국인이 없으면 안 된다고 해서 팀을 다시 구성했다. 정부 지원은 감사하지만 정책이 현장에서는 충돌하는 사례가 많은 것 같다. 인도와 중국계는 시드머니를 자국에서 잘 받는다. 우리는 잘 안 나온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문제 제기를 했으면 좋겠다. 한국에서 투자금이 넘어오는 데 제약이 많다. 본사가 미국이면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안익진 대표(몰로코):지금은 실리콘밸리가 예전의 로마나 뉴욕이다. 모든 테크 커넥션이 실리콘밸리를 거쳐간다. 글로벌로 진출하려면 여기를 거쳐서 가야 한다. 특히 실리콘밸리의 한인 네트워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그나마 몇 안되는 상황에서 한국인 네트워크조차 활용하지 못하면 앞으로 더 불리한 위치에 있을 것이다. 투자를 받을 때도 한국에 있냐, 없냐보다는 한인 네트워크 성장을 꾀하는 쪽으로 했으면 좋겠다.

▷윤정섭 대표 (미띵스):한국이 시장이 작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큰 시장을 만나기 위해서 더 중요한 것은 인구보다 '커뮤니케이션'이다. 한국에 있는 창업자, 예비 창업자의 사고를 넓혀야 한다. 영어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영어 잘하는 직원들을 한국에서 뽑았지만 말을 잘하는 것과 사고는 다른 문제다. 말은 통하지만 사고가 갇혀 있는 경우가 많았다. 언어만 교육시키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가르치는 것이 창업 인재를 육성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대기 파트너(트랜스링크캐피털): 한국 스타트업에 필요한 것은 자금 지원이 전부가 아니다. 교육을 바꿔야 한다고 본다. 한국에서 바로 오신 분들은 한국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버리지 못한다.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하다. 언어적인 문제가 있지만 생각하는 사고 자체도 다른 것 같다. 혁신 세계에선 실리콘밸리가 곧 글로벌이다. 이메일 쓰는 법부터 다시 배울 필요가 있다.

▷김동신 대표(센드버드): 우리 문화적 특징이 박세리 키즈나 김연아 키즈처럼 스타가 나와야 그 뒤에 길이 생기는 것 같다. 슈퍼스타가 나와줘야 한다. 신현성 티몬 대표가 창업으로 성공하는 것을 보고 영감을 받아서 창업한 컨설팅 기업 출신 인재들이 많았다. 정부에서도 실리콘밸리에서 슈퍼스타가 나올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임상혁 CSO(코인원) : 한국은 갈라파고스섬같이 동떨어진 부분이 있다. 특히 외환규제가 너무 심하다. 지금 블록체인이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주제인데 외국 투자자들이 말하기를 한국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있다고 한다. 다른 부분이 아니라 투자금을 회수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자하기가 꺼려진다고 말을 많이 한다. 모태펀드는 5% 이상 해외 투자는 할 수도 없다고 한다. 1997년에 강화된 외환 관련법은 2017년 이 시점에서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닐까.

▷제이슨 킴 파트너 (미라클51): 30년째 미국에 살면서 많은 사업 경험을 쌓았다. 과거엔 해외에서 키워진 인재 대부분이 한국으로 돌아갔는데 지금은 실리콘밸리에 남아서 창업 기회를 모색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나도 1세대 선배를 따라다니면서 창업을 꿈꿨다. 결국 '로컬'이 성공한다. 이민자 정신으로 미국에 와서 '로컬'이 되겠다는 각오로 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한국에서 스타트업이 정부 사업을 받아서 실리콘밸리에 오는 것을 많이 봤다. 지금도 온다. 하지만 사업을 관광하듯 하면 될 수가 없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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