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말해주지 않은 올해 전세계 TV 드라마 트렌드는

최초입력 2017.12.26 17:45:26
최종수정 2017.12.27 10:27:43

<김조한의 넥스트미디어>

구글은 매년 구글 검색을 사용하는 유저들이 어떤 부분에 검색을 실행했는지 분석해 결과를 제공한다. 올해도 구글 트렌드 2017이라는 명칭으로 다양한 정보들이 공개됐다. 이미 여러 매체에서 관련 트렌드를 분석했지만 글로벌 TV시리즈에 관련된 트렌드 톱10이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 따로 분석해 보았다.

[사진 출처 : 김조한의 넥스트미디어]


글로벌 톱10 중 5개가 넷플릭스 작품

전세계 1억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하고 7조원 이상을 콘텐츠 수급과 제작에 사용하는 넷플릭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콘텐츠가 얼마나 사랑받는지 실제로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TV시리즈라고 하면 이야기가 다르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2(Stranger Things Season 2) [사진 출처 : 넷플릭스]
지난 10월에 시즌2가 공개된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로 올라섰다. 전 시즌보다 못하다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시즌1이 워낙 대단했기 때문에 그렇지 다른 작품보다 화제성이 떨어지진 않았다는 평가다. 버즈라는 관점에서는 오히려 더 뛰어났다고도 볼 수 있다. 시즌3도 이런 화제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인지는 물음표가 붙어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2위는 올 상반기에 가장 트윗이 많이된 콘텐츠로 유명한 동명 소설이 원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루머의 루머의 루머(13 Reasons Why)’다. 이 작품 또한 이렇게 큰 관심을 끌지는 몰랐는데 상반기에 히트작이 많이 없었던 데다가 아이언 피스트도 제 몫을 해주지 못했던 넷플릭스에 큰 힘이 되었다. 이같은 결과를 보면 넷플릭스도 컨텐츠 부문에서는 성공 방정식이란 것을 갖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5위는 재미와 욕을 동시에 먹은 마블의 ‘아이언 피스트(Iron Fist)’가 선정됐다. 어떤 의미로는 시즌2가 실로 기대되는 시리즈다. 혹여나 이 글을 읽고 시청하진 말길 바란다. 하지만 놀랍게도 동남아시아에서는 큰 인기를 끌었다.


7위는 미국의 CW 채널에서 방영했지만 글로벌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된 청춘드라마 ‘리버데일(Riverdale)’이 선정됐다. CBS와 워너브라더스의 합작 채널인 CW는 넷플릭스와 독점 계약이 돼 있는 방송사로도 유명하다. 미국에서는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대부분의 CW 드라마 시리즈 (애로우, 플래시, 레전드오브투마로우, 리버데일 등)를 다양한 경로로 쉽게 접할 수 있다. 젊은 세대들이 보는 콘텐츠가 온라인에서는 화제를 일으키기 좋은 듯 하다.

CW가 미국 내에서 흥행에 참패하더라도 이런 콘텐츠를 계속 만드는 이유도 전세계에서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가 통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방송 시청률보다 글로벌 콘텐츠 공급의 유무가 콘텐츠 생명력에 더 중요한 요소가 됐다.


10위는 데이비드 핀쳐 감독이 하우스오브카드 이후로 넷플릭스와 다시 손잡은 범죄 프로파일링 드라마 ‘마인드 헌터(Mind Hunter)’가 차지했다. 넷플릭스에서 스테디 셀러를 고르라면 마인드 헌터를 들어야 할 것이다. 많은 지역에서 사랑을 받았고 데이비드 핀쳐만의 연출이 돋보였다. 미술도 칭찬하고 싶은 작품 중 하나다. 이 작품도 시즌2가 확정됐다.

재미있는 것은 톱10에 선정된 넷플릭스의 시리즈들은 기묘한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뉴비, 즉 시즌1 콘텐츠라는 것이다. 새롭게 시작한 콘텐츠가 이처럼 높은 인기를 받기는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넷플릭스의 이같은 결과는 시즌제에 큰 의존을 하면서도 미국 관객들이 새로운 것을 기대하는 심리에 잘 대응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미디어에 정답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는 올 한해 좋은 총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히트한 시리즈 모두 모두 다음 시즌이 확정된 상태다. 작년과 올해처럼 기묘한 이야기와 같은 폭발적인 관심은 못 끌더라도 70~80%의 시청자들은 돌아올 테니 말이다. 대신 2013년부터 넷플릭스를 이끌던 기존 오리지널들은 이제 은퇴한 느낌이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시대는 이제 다시 시작이다.

HBO의 최대 히트작.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 [사진 출ㅊ


HBO의 선방. 하지만 숙제가 남아있어

작년에 4위였던 왕좌의 게임은 순위를 그대로 유지했다. 지난해 차트에서 2위를 기록했던 웨스트월드는 내년 시즌2가 공개될 예정이다. 왕좌의 게임 시즌7은 유료채널로는 최고의 성적인 시청자 1300만명을 첫 에피소드에 기록하기도 했다. 유료방송 채널이자 독립 인터넷 영상 서비스(OTT)로도 가입자 400만명을 유치한 그들은 넷플릭스에 대항하는 유료방송 채널들의 미래에 대한 길라잡이가 되고 있다. 최근 애플, 아마존 등 넷플릭스의 경쟁 플랫폼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것도 제2의 기묘한 이야기, 하우스오브카드가 아닌 제2의 왕좌의 게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디즈니x폭스와 같은 경쟁자들도 넷플릭스와 대항하기 위해 일단 HBO를 벤치마킹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즌8 이후로 시즌이 불투명한 그들에게 지금은 상당한 위기라고도 볼 수 있다. 웨스트월드라는 걸출한 시리즈를 만들어 냈지만 넷플릭스와 경쟁하기엔 밑천이 너무 부족하다. 제2의 왕좌의 게임, 웨스트월드 같은 히트작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인기 시트콤인 ‘실리콘밸리’는 재미는 있지만 너무 현실적이라 빅뱅이론과 같은 수준까진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첫 시즌은 2002년 시작됐다. 17시즌, 15년째이다. [사진 출처 : 빅 브라더 브라질]


중남미시장은 누가 선점할 것인가?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빅 브라더의 라이센스 프로그램인 빅 브라더 브라질 시즌17이 전 세계에서 3번째로 가장 많이 검색한 드라마로 선정됐다. 미국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네덜란드가 시초다. 브라질에선 이번 시즌이 왕좌의 게임의 아성을 눌러버렸으니 얼마나 큰 위력을 보였는지 가늠할 수 있다. 빅 브라더는 다음에 이야기할 인도시장에서도 엄청난 선전을 했다. 6위를 기록한 ‘빅보스(Bigg Boss)’도 빅 브라더의 포맷 라이센싱 프로그램이다.

포멧 라이센싱은 한국에서 SNL, 탑기어코리아 등을 생각하면 된다. 해외의 인기있는 방송의 포맷(컨샙)을 채용해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방송을 제작하는 방식이다. 런닝맨, 아빠! 어디가? 등은 포멧 라이센싱으로 콘텐츠를 수출해 재미를 본 경우이기도 하다. 올해 유튜브 트렌딩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한 태국의 ‘마스크 싱어(The Mask Singer)’도 우리나라의 복면가왕이 포맷을 수출한 사례다.

중남미 시장의 선전이 무섭다고 하는데 앞으로 미디어 시장에서 어떤 위세를 보일지 기대반 우려 반이다.

빅 보스 [사진 출처 : 소니 픽쳐스 텔레비전]


아무리 이야기해도 모자란 인도

인구가 깡패라고 하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한 시장이 인도다. 아마존이 전력을 다해 시장을 가져오려고 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작년에 없던 콘텐츠가 2개나 나온 것은 간과해서는 안될 사항이다. 인도와는 어떻게든 협력을 하지 않으면 향후 글로벌 콘텐츠 지형에서 한국은 없을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든다.

더 무서운 것은 인도의 약진이 이제 시작일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한류의 성장만큼 TV방송에서 인도 드라마가 성장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넷플릭스가 인도의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작년에 태양의 후예가 있던 자리에 올해에는 인도 코미디 토크쇼가 들어갔다.

아메리칸 갓즈, 스타즈의 부활?


HBO와 함께 대표적인 유료 채널이면서 디지털 전략을 잘 이끌고 있는 스타즈(Starz)의 신작인 아메리칸 갓즈는 판타지 드라마로 한국 유료방송에서도 아직 소개된 적이 없다. 이것도 올해 첫 시즌이 시작된 신작 드라마다. 새로운 시즌 드라마가 이렇게 큰 입소문을 얻으면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방송 채널들에게 판매는 누워서 떡먹기 수준이다. 다음 시즌을 제작해도 되는 그린라이트를 받았다고 보면 된다. 스타즈도 좋은 무기를 얻게 됐고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군침을 흘릴만 하다.

넷플릭스, 포맷 라이센싱, 그리고 중남미와 인도

올 한해 구글 검색어로 알아본 방송 트렌드는 이처럼 넷플릭스와 포맷 라이센싱, 그리고 중남미와 인도로 정리할 수 있다. CJ의 도깨비는 올 연초 아시아의 트렌드를 이끌어냈지만 글로벌로는 통하지 못했다. 한국은 콘텐츠 수출과 더불어 인도와 중남미에 포맷을 수출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밉TV와 같은 콘텐츠 마켓에서도 인도, 중남미 시장이 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에게 시간은 많지 않다. 방송은 결국 IP(지적 재산권) 싸움이 될 것이다. 디지털과 글로벌로 접목하기 쉬운 우리의 콘텐츠를 끊임없이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인 것은 한국이 이 분야에서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온리는 아직 시기 상조다. 여전히 방송 채널과 디지털 전략을 같이 봐야 한다. 


[김조한 곰앤컴퍼니 미래전략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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