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지뢰밭 피하기 그 징후 어떻게 알수있나

최초입력 2017.03.14 15:01:00
최종수정 2017.03.14 19:02:59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들이여 회계하라-51] 12월 말로 회계연도가 종료된 대다수 상장기업들의 감사보고서 제출 공시가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계속 올라오고 있는 중이다. 감사보고서 제출 공시는 원칙적으로 기업의 주주총회 일주일 전에는 올라와야 한다. 상장기업이 실질적으로 주주총회를 할 수 있는 기한이 3월 31일이고 최소 일주일 전에는 회사가 감사보고서를 비치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3월 23일이 보통 데드라인이다. 또한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도 3월 31일까지인데 사업보고서에 감사보고서가 반드시 첨부되어야 한다. 만약 주주총회 일주일 전까지 감사보고서 제출 공시를 못한다고 해도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는 3월 말까지 마무리되어야 한다.

 만약 3월 31일의 일주일 전까지 감사보고서 제출 공시가 되지 않는다면 "적정의견"을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정보다 지연 제출되었지만 적정의견을 받아서 다행히 해프닝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기는 한데, 과거 사례들을 보면 기한을 넘어간 기업들 중 다수가 감사인으로부터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을 받아서 상장폐지의 길로 들어서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이유로 재무구조와 수익모델이 취약한 작은 기업에 투자한 주주들은 긴장의 끈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1분기, 반기, 3분기에 적자가 연이어 발생해도 4분기에 회복할 거라는 희망고문으로 주식에 투자했다가 더 낭패를 보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에 실적과 재무구조가 안 좋은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 것이 맞다.

 왜냐하면 재무제표에는 자산이 많다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실제 자산의 가치가 없거나 한참 밑도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재무제표상 금액과 실제 자산의 가치와의 차이는 손상으로 인식해야 하는데, 연말이 되면 특히 이 손상이 급격히 커질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 상장기업들에 적용받는 한국채택국제회계 기준에 따르면 연말에 자산 손상을 시사하는 징후가 있는지 검토하고 만약 그러한 징후가 있다면 자산의 회수 가능액을 추정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예를 들어 화장품을 만드는 기업의 기계장치가 재무제표에 1억원으로 표시가 되어 있다고 가정해보자. 회사가 기계장치를 구입하면서 1억원을 비용으로 인식하지 않고 자산으로 처리한 이유는 앞으로 이 기계장치를 사용하여 제품을 생산해서 판매하면 1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계장치를 구입하는 초기에 1억원은 이미 지출되었지만, 매출이 창출하는 기간 동안 자산으로 인식하고 감가상각비로 비용화시키면서 자산의 가치를 줄여 나가게 된다.

 그런데 이 화장품 회사의 주요 제품 소비처인 중국이 사드 관련 보복으로 불매운동 및 수입 허가를 불허하게 되어 제품이 팔리지 않는다면 결국 기계값 1억원을 회수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일 때 자산 손상을 시사하는 징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회사는 1억원의 기계장치로 화장품을 만들어서 다른 국가에 수출해서 판매를 하거나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결국 기계장치를 중고 기계 시장에 팔아야 할 것이다. 여기서의 회수 가능액은 바로 다른 국가에 판매하여 창출할 수 있는 경제적 효익과 기계장치를 매각해서 건질 수 있는 금액 중 큰 가치가 될 것이다. 화장품을 만들어서 팔면 앞으로 3000만원을 벌 수 있고, 기계장치를 매각해서 4000만원이라도 건질 수 있다면 회수 가능액은 4000만원이 될 것이다.

 결국 회사는 재무제표에 표시된 1억원과 이 회수 가능액의 차이인 6000만원에 대하여 자산 손상으로 인식한다. 이 자산 손상은 당기에 손실로 처리가 되고 재무제표상 자산 가치는 6000만원만큼 작아지게 된다.

 이런 자산 손상은 재고자산, 유형자산, 무형자산 및 이연법인세자산 등 여러 계정과목에서 발생될 수 있다. 회사의 영업 환경이 악화되었을 때 여러 자산에서 많은 손상이 발생될 수 있으므로 투자자 입장에서 그 수치에 대한 예측은 불가능하다. 만약 회사가 기중에 계속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면 자산 손상의 징후로 볼 수 있는 판단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해당 기업이 극적으로 연말에 손익을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보다는 자산 손상으로 더 많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는 게 맞는 방법이다. 이 자산 손상 금액은 가끔 예상을 뛰어넘는 경우가 많아서 결국 완전자본잠식까지도 이어지는 사례가 많았다.

 법적으로 정해진 날짜까지 감사보고서 제출 공시가 되지 않는다면 이 자산 손상 이슈로 인하여 회사와 감사인 간 의견 마찰이 빚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자산 손상금액이 너무 크다는 것이 밝혀져서 완전자본잠식까지 가야 한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막으려고 할 것이고 감사인 입장에서는 그럴 수 없다는 입장을 펴면서 결국 감사보고서 제출이 안 되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투자자 입장에서 이런 기업에 투자하게 되면 상당히 골치가 아파온다. 그렇기 때문에 주식 투자는 반드시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확실한 수익모델을 갖춘 기업 위주로만 선별 해야 한다.

[박동흠 현대회계법인 회계사]

박동흠 현대회계법인 회계사
▲ 박동흠 현대회계법인 회계사
*박동흠 회계사는 삼정회계법인을 거쳐 지금은 현대회계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는 14년 차 회계사이며 왕성하게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개인투자자입니다. 최근 몇 년간은 투자 블로그 운영, 책 저술, 강의, 칼럼 기고 같은 일을 많이 하면서 개인투자자, 언론사, 은행·증권·보험사분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박 회계사의 재무제표 분석법' '박 회계사처럼 공모주 투자하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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