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대체재가 뜬다 광화문 꼬꼬마빌딩 인기

최초입력 2017.07.11 17:12:00
최종수정 2017.07.12 13:57:20

은퇴 후 고정수입·시세차익 노려
청약자격 사라진 투자자 관심돌려


광화문 사거리 /사진=매경DB
▲ 광화문 사거리 /사진=매경DB
[뉴스&와이] 은퇴 후 고정적으로 월세수입이 나오고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는 30억원 대 미만 '꼬꼬마 빌딩'이 인기다. 강남 중소형 아파트를 한 채 팔고 대출을 받거나, 대형아파트의 경우 대출없이도 살 수 있는 금액대이다. 가격이 급등한데다 정부의 규제강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는 강남권 아파트 대신 소규모 수익형 건물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11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종로구 도렴동에 위치한 2층 상가 건물이 감정가 17억원의 두 배 가까이 되는 29억1000만원에 지난 5일 낙찰됐다.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인근 이면도로에 위치한 상업용 건물이지만 대지가 33.1㎡(약10평)에 불과해 3.3㎡당 3억원 가까운 높은 액수다. 광화문 상업지는 당초 3.3㎡당 1억원 미만이었지만 포시즌 호텔이 들어서며 1억5000만원~2억원대로 올랐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낙찰자가 공동소유주로 '공유물분할청구소송'에 의해 경매가 진행됐으며 2위 입찰가는 25억원, 3위는 21억원을 써 도심 내 소형 상가건물에 대한 높은 관심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세보다 50% 이상 높은 가격에 낙찰된 것은 최근들어 나타나는 10억~30억원대, 50평 미만의 '꼬꼬마 빌딩' 가격이 상승세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강남, 홍대, 이태원 등 서울 핵심 상권의 4~5층 높이 '꼬마빌딩'은 이미 50억원대를 넘어서면서 일반 투자자들 접근이 쉽지 않다. 대신 강남 아파트를 한 채 팔아 대출을 끼고 살 수 있는 30억원대 미만 건물 수요는 늘고 있다.

연예인들도 '꼬꼬마 빌딩' 매입에 동참하고 있다. 걸그룹 씨스타 출신 가수 소유는 최근 연남동에 단독주택을 매입해 상가 건물을 새로 짓고 있다. 대지 126.2㎡(약 38평) 단독주택으로 3.3㎡당 4100만원 수준인 15억7000만원에 매입했다. 연남동 공인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1주일 새 상가주택 5채가 거래된 경우도 있다"며 "주로 30억원대 미만 소형 건물에 대한 투자자들 관심이 뜨겁다"고 말했다.

꼬꼬마빌딩의 인기는 최근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에 따른 풍선 효과도 한몫하고 있다. 아파트 청약규제 강화로 1순위 청약자격을 잃은 투자자와 다주택자들이 아파트 시장에서 소형 빌딩으로 관심 폭을 넓힌다는 것이다. 문소임 리얼티코리아 연구원은 "강남 대형 아파트처럼 시세차익을 노리는 동시에 월세 수입도 올릴 수 있는 것이 '꼬꼬마빌딩'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광화문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경매로 낙찰된 광화문 건물의 경우 1층 월 400만원, 2층 월 200만원 등 월 600만원의 임대수입이 예상된다"며 "입지가 좋아 건물을 수리하면 월 1000만원 정도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0억원 미만 수익형 부동산 건물은 아예 서울 중심상권에선 사라진 지 오래다. 지난달엔 이태원 제일기획 앞 대지 24㎡ 소형 건물이 감정가 6억원대에 경매에 나왔지만 곧 취하됐다. 이태원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경매 시세를 묻는 투자자들이 몰려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다만 '꼬꼬마빌딩'은 대지가 너무 작을 경우 엘리베이터 설치와 주차장 문제 등으로 단독 신축이 어렵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또 핵심상권이 아닌 경우 금융비용을 감당할 세입자를 찾기 힘들고 은행 대출도 쉽지 않다는 점이 위험요소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 차장은 "가격만 조금 낮추면 매각이나 임차인을 찾기 쉬운 아파트와 달리 상가 건물은 고위험, 고수익 상품이란 점에서 금리상승, 공실 등 위험을 감안한 투자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정 부동산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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