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한 부처 공정위가 꼽은 최고 지배구조 기업은 LG

최초입력 2017.07.12 15:01:00
최종수정 2017.07.12 18:50:35

LG그룹 /사진=매경DB
▲ LG그룹 /사진=매경DB
[돈이 보이는 기업지배구조-136]
공정위가 뽑은 최고 지배구조 lg
일찌감치 지주사 전환, 올해는 삼총사 실적 개선
올 상반기 외국인 순매수 1위로 시총 21조↑
치열한 집안 경쟁 효과···디스플레이 전자 화학 3각축으로


가장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LG그룹이 올해는 주요 사업군의 자체 경쟁 효과로 그룹 전체 가치가 급증하고 있다.

그룹 내 3대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꼽히는 디스플레이·전자·화학 사업이 매년 엎치락 뒤치락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올해는 3개 사업군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모두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에선 LG그룹이 총수 일가 관련 사회적 논란이 없는 가운데 오너가 장기적 안목을 갖고 투자를 꾸준히 해왔는데 이 같은 효과가 올해 본격화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LG그룹 계열사 11곳의 시가총액 상승분은 21조원에 달했다.

시총 상승 총액으로 따지면 같은 기간 삼성그룹(16곳·91조8982억원), SK그룹(17곳·25조2607억원)에 미치지 못하지만 작년 말 대비 시총 상승률로 보면 LG가 30.9%로 현대자동차그룹을 포함한 4대 그룹 중 단연 1위다.

이 같은 계열사 주가 상승은 외국인이 이끌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LG그룹 계열사 주식을 2조189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시총 기준 25대 그룹 중 올 들어 순매수 규모 1위다. 외국인의 LG 선호 현상은 국내에서 가장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갖춘데다 올해 주요 계열사 이익이 동반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배구조 차원에서 가장 모범적인 곳은 LG그룹"이라며 "국내에서 가장 먼저 지주회사 체제를 확립한데다 총수 일가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적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LG그룹은 1999년 국내에서 지주사 체제가 허용되자 주요 그룹 중에선 가장 먼저 이 체제를 도입해 국내에 하나의 기준을 제시했다. 2001년부터 2003년에 걸쳐 LG그룹은 지주사 전환을 위한 새 판을 짰다. LG화학은 화학계열 지주사인 LGCI와 LG화학, LG생활건강으로 나뉘었고 LG전자는 전자계열 지주사인 LGEI와 LG전자로 각각 인적분할을 단행했다. 이후 LGCI는 LG화학, LG생활건강 주주의 지분을 현물출자로 넘겨받은 후 그 대가로 LGCI 신주를 발행했다. LGEI 역시 LG전자 주주의 지분을 넘겨받고 LGEI 신주를 발행했다. 이후 LGCI와 LGEI가 합병해 만들어진 회사가 현재 지주사인 LG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LG 방식은 돈과 시간을 줄인다는 장점이 있어 이후 SK, CJ, 아모레퍼시픽과 같은 그룹들이 활용했고 국내 지주사 전환의 대표적 방식이 됐다"며 "이미 지주사 전환을 끝낸 LG는 지배구조 리스크가 적어 외국인이 매수하기에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계열사의 실적 성장도 올해 LG그룹을 주식시장 '스타 그룹'으로 만들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G는 선택과 집중 현상이 나타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에 따른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초 가전 전문인 조성진 부회장이 LG전자의 수장이 되면서 TV, 냉장고와 같은 프리미엄(고가) 가전 제품 판매가 늘고 있고 여기에 디스플레이를 납품하는 LG디스플레이도 실적이 껑충 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LG전자의 경우 적자를 키워온 스마트폰의 모델 수를 확 줄이면서 비용을 줄인 게 이익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그룹의 '맏형' LG전자는 작년까지 덩치에 비해 이익을 못내 체면을 구겼다가 올해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 매출은 계열사 중 가장 많지만 영업이익 1등은 2014년(1조8286억원)이 마지막이었다. 올해 영업이익은 2조8064억원으로 작년(1조3378억원)보다 2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실적 개선 기대감에 외국인은 LG전자를 올 상반기에만 9400억원 순매수했다. 다만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만 못할 것이란 예상은 주가에 부담이다. 그동안 적자 사업부였던 스마트폰 사업에서 올 1분기 적자폭을 대거 줄였지만 2분기에는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스마트폰, TV의 새 모델이 출시되면서 덩달아 마케팅 비용이 대거 증가하고 있는 것도 하반기 이익이 줄어드는 요소다. 이 같은 우려에 최근 LG전자 주가는 조정을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그룹의 주력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자리매김할 태세다. 작년 보다 영업이익이 2배 이상 늘어난 3조4639억원에 달해 LG전자를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선 LG디스플레이가 그룹 계열사 중 가장 뒷심이 강할 것으로 평가한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은 9000억원대에 그치지만 3·4분기로 이어지는 하반기엔 각각 1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이익 추정은 향후 대형 TV 수요가 받쳐준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이상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업체들이 65인치 이상 패널 공급을 늘리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것은 여전히 공급이 부족하다는 뜻이고 이를 감안하면 하반기 대형 패널 가격은 다소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는 TV에 들어가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주력 사업이지만 향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중소형 OLED로 투자를 집중해 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글로벌 중소형 OLED 시장을 독점하고 있지만 LG가 이를 대체할 경우 삼성을 견제하려는 애플과 구글이 LG에 물량을 몰아줄 가능성이 높다"며 "현실화될 경우 LG 주요 수익원이 디스플레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그룹 넘버원 캐시카우였던 LG화학(2조7007억원)은 올해 3위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유가 하락 탓에 올 1분기 실적 강세를 이어가기 힘들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국제유가는 올 상반기 16.4%나 하락했다. 화학 업체 입장에선 그동안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구입한 원료가 투입돼 분기 이익이 하락하게 된다. 이같은 우려에도 LG화학은 국내 업종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2분기 기준 LG화학은 롯데케미칼보다 높은 67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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