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후 카톡과 이메일, 그 끝은 보람 파괴와 업무 집중도 하락

최초입력 2018.02.06 06:01:00
최종수정 2018.02.07 02:21:46

[비즈니스 인사이트-176]
당신이 퇴근 후 직원들에게 '카톡·이메일'을 보내면 안 되는 이유
-직장인들의 '일하는 보람'과 '업무 집중도' 끌어올리려면…퇴근 이후 메시지·이메일 확인하지 말라고 못 박아야
-'Scale: Seven Proven Principles to Grow Your Business and Get Your Life Back' 공저자 David Finkel Maui Mastermind CEO Inc. 기고
-"퇴근했다면?…이젠 당당하게 스마트폰 꺼두세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당신을 밤낮으로 괴롭히는 상사의 '카카오톡·이메일'…진짜로 중요할 확률은 0.0002%

왜 꼭 퇴근한 후나 휴일에 업무 처리를 요구하는 카카오톡 메시지나 이메일이 올까?

이 기사를 읽는 지금도 당신은 글을 전부 읽기 전에 새로운 이메일, 문자, 카카오톡 메시지 중 하나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곧 당신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소리를 낼 것이다. 당신은 습관대로 번거로운 새 푸시 알림을 확인할 건가? 당신의 자유 의지로 이 기사를 계속 볼 것인가?

'Scale: Seven Proven Principles to Grow Your Business and Get Your Life Back'의 저자이자 기업 코칭·컨설팅 전문회사 마우이 마스터마인드(Maui Mastermind)의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비드 핀켈은 분명하게 "사장이나 팀장은 퇴근한 직원들에게 이메일·메시지 등을 보내지 말라"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 1일 경영전문 매거진 Inc.에 'Here's Why You Shouldn't Email Your Employees Tonight'란 기고문을 통해 퇴근 이후나 휴일에 상사가 보내는 이메일·메시지만큼 직원들의 보람과 업무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행위는 없다고 경고했다.

그에 따르면 경영진과 직원 모두 사무실 조명을 강제로 소등한 뒤에도 여전히 이메일과 문자 등 메시징 수단을 쓸 수 있었다. 이런 문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매주 평일 야간의 3~5시간가량을 이메일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는 일에 낭비하도록 만들어서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높은 이직률, 번아웃, 근무 이탈 등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부작용은 직원 주변에도 전파된다. 직원의 가족들은 직원에게 "가족에게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라"며 분노를 쏟아내게 된다. 직원들은 항상 일에 매달린 상황에서 그들의 거래처 사람들에게 윗사람들에 대한 욕을 서슴지 않을 것이다. 그 어떤 경영자나 팀장도 이를 원하진 않을 것이다.

핀켈은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처음부터 '24시간 비상 대기'(항상 켜두기) 기업문화를 만들려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어느 순간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핀켈은 10년 전 여성 CEO가 이끄는 회사와 자신의 회사를 합병한 사례를 소개한다. 그는 "내 동업자는 유능하고 추진력도 있었지만 스스로에 대한 불안감으로 기업문화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그녀는 꼭두새벽까지도 이메일을 1~2번은 꼭 보내 함께 일하던 직원들이 답장을 보내오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핀켈이 파견한 직원에게도 영향을 미쳐 핀켈 자신의 팀마저도 같은 함정에 빠져들게 된다. 회사의 공식 정책이 바뀐 적은 없지만 기업문화가 어느 순간 바뀌었다. 핀켈의 고객 중 한 명인 안드레아는 미국 서부 지역의 3분의 1에 달하는 영역 내 소매점 매출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그녀는 핀켈에게 "결정적으로 중요한 그 무언가를 놓칠까봐 두려운 마음에 밤늦게 이메일을 주고받게 된다"고 말한다.

핀켈이 그녀에게 수신한 이메일 중 몇 개가 업무상 필수적인 메일에 속하는지 묻자 그녀는 "5000개 중 한 개꼴"이라고 답했다. 이는 전체 이메일의 0.0002%에 해당하는 수치다. 해당 수치를 보자 안드레아는 지금까지 자신이 항상 이메일을 밤낮으로 쓴 이유가 단지 5000개 중 한 개의 이메일에 답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깨달았다. 마침내 그녀는 스스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퇴근 후 '카카오톡·이메일' 제로로 만드는 기업문화 개선 4단계 프로세스

핀켈은 사장과 팀장들이 부하들의 높은 이직률을 줄이고, 기업문화를 바꾸려면 다음의 4단계 과정을 실천해야 한다고 전한다.

● 0단계(전제조건) = '부하들과 대화하기'

4단계에 앞선 전제조건은 '부하들과 대화하기'다. 핵심 직원들을 모은 뒤 그들에게 퇴근 이후와 주말에 받은 메시지에 반응해야 한다고 느끼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는 것이다. 대부분의 부하는 당신이 부하들이 일주일 내내 24시간 업무 내용에 반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일부 직원의 경우 성격상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런 유형은 항상 최신 정보에 민감하고 이메일을 답장 없이 방치하거나 현안이 관리되지 않은 채로 있는 것을 참을 수 없다.

일단 리더인 당신이 부하들의 관련 데이터를 확보한다면 90일간 기업문화 재생 실험을 디자인할 준비가 된 것이다. 새로운 행태를 수용할 30·60·90일의 기준 시간표에 따라 직원의 몰입도, 행복감, 성과, 교육 등 부문마다 측정 가능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이 실험은 다음과 같은 4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1단계

첫째, 직원들이 언제 일하고 언제 일을 중단해야 하는지 분명한 기대치를 만들어야 한다. 직원들이 근무시간을 잘 지키는 만큼 퇴근 이후 시간도 엄수하도록 격려해라.

많은 회사는 업무 메시지가 주중 업무 종료 시점에 중단될 수 있다. 업종별 특성상 더 많은 대응 역량이 필요하면 직원마다 야근이나 휴일근무를 얼마나 더해야 하는지에 대한 스케줄을 정해줄 수 있다.

병원부터 경비, 기술 분야 업종 등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곳의 직원들도 퇴근 후 자유시간을 갖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 이 업종은 스케줄 근무제를 이용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과 동시에 필요 업무 전부를 동시에 커버할 수 있다. 당신의 회사도 마땅히 그래야 한다.

물론 어떤 분야든지 비상사태는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당신은 이를 다룰 수 있는 절차를 직원들을 위해 만들어 둬야 한다. 이런 비상 매뉴얼을 마련하는 동안에도 직원들에게 이 같은 비상사태는 매일, 매주 혹은 매달 발생하지는 않을 거라는 점도 분명히 해야 한다. 단지 5000분의 1의 확률일 것이다.

●2단계

둘째, 이 실험은 직원뿐 아니라 사장이나 팀장 자신에 관한 것이기도 한다. 만약 당신이 메시지를 밤늦게나 주말에 보내면 그들은 당신처럼 행동할 것이다. 여러분 스스로 본보기로서 자신의 행동을 바꿀 필요가 있다.

●3단계

셋째, 당신이 기업문화를 바꾸고 싶다면 구성원들에게 기업문화에 대해 논의할 수 있도록 허락해야 한다. 당신은 직원 개개인과 따로 일대일 체크를 통해 기존 금기를 깰 수 있게 도울 수 있다. 사장부터 말단까지 모든 사람이 이 실험에 참여해야 한다. 예외는 없다.

●4단계

넷째, 실험을 성공하기 위해서 어떤 필터를 구축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한다. 이메일, 문자, 카카오톡 등으로 침입해오는 각종 푸시 메시지를 중지하거나 지연한 뒤 다시 재연할 수 있는 게 필터다. 간단한 해결책 중 하나는 모든 사람이 퇴근 후 푸시 알림을 받지 않도록 알림 기능을 설정하는 것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부재 중 자동 답장을 설정하고 퇴근 후 다른 동료나 관리자 또는 보조 직원의 이메일을 화면으로 표시하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체계적으로 기업문화를 바꾸는 길도 있다. 누군가를 향해 '언제' 답장해야 할지 명확한 기준을 정의하는 것이다. 이메일 참조 기능을 써 최신 사안을 서로 공유하면 이것만으로 정기 프로젝트 업데이트 회의를 대체할 수 있다.

또 고객을 상대로 도구를 업데이트하는 방법도 있다. 아마존 직원이 소비자 누군가가 패키지 배송 상태를 확인하고 싶을 때 마다 아마존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낸다고 상상해보라. 아마존 직원은 그 어떤 일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당신은 아마존처럼 고객이 로그인할 수 있는 웹 도구를 제공할 수 있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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