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오픈카 왜 없을까···안 만드나, 못 만드나

최초입력 2018.04.09 06:01:00
최종수정 2018.04.06 18:04:36

지엠대우 G2X, 쌍용 칼리스타, 기아 엘란, 기아 쏘울스터(사진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출처=매경DB
▲ 지엠대우 G2X, 쌍용 칼리스타, 기아 엘란, 기아 쏘울스터(사진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출처=매경DB


[세상만車-89] 오픈카는 봄의 전령사다. 오픈카를 타기 좋은 계절은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여름이 아니라 봄이다. 맑은 하늘, 따뜻한 햇살, 시원한 바람이 '삼위일체'가 돼 자유, 해방, 일탈은 물론 낭만까지 제공한다.

자동차 브랜드들도 봄부터 오픈카를 본격 판매한다. 올들어서도 이탈리안 하이퍼포먼스 럭셔리카 마세라티가 봄의 길목에 들어서는 2월 말 카브리올레 모델인 그란카브리오를 내놨다. 포드도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한 머스탱 컨버터블을 이달부터 본격 판매한다.

여기서 드는 궁금증 하나. 현재 판매되는 오픈카는 모두 수입차 브랜드가 선보였다. 국산 오픈카는 단 한 대도 없다. 간혹 국가 의식에 사용되는 에쿠스 오픈카 등을 볼 수 있지만 이는 기존 양산 모델의 지붕을 없앤 것에 불과하다.

오픈카는 세단이나 쿠페의 뚜껑만 잘라내면 되는 게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뚜껑만 딴다고 오픈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픈카는 베이스 모델이 되는 세단이나 쿠페보다 더 복잡한 설계·제작 단계를 거쳐야 한다. 설계 단계부터 오픈카로 만들 것을 상정한 뒤 세단과 별도로 개발된다.

그 이유는 세단과 달리 B필러(차체와 지붕을 연결하는 기둥 중 앞문과 뒷문 사이에 위치), C필러(뒷문과 뒤 유리창 사이의 기둥), 지붕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A필러(앞 유리창과 앞문 사이의 비스듬한 기둥)만으로 차에 가해지는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강성, 충돌·전복 사고 때 탑승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따로 갖춰야 한다.

이는 무게 증가로 이어진다. 짧은 시간에 탑을 개폐할 수 있는 기술력도 있어야 한다. 세단·쿠페와 디자인이 비슷할 뿐 완전히 새로운 자동차인 셈이다.

오픈카 제작 기술력이 있다고 제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시장성이 있어야 한다. 오픈카는 열어둔 지붕을 보관해야 하는 공간을 따로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탑승·적재 공간이 좁다. 실용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게다가 복잡한 설계·제작 과정 때문에 가격도 비싸다.

이런 이유로 베이스 모델이 된 세단이나 쿠페보다 500만원 이상 높은 값에 판매된다. 포드 머스탱 5.0ℓ GT의 경우 쿠페는 6440만원, 컨버터블은 6940만원이다. 실용성 부족과 비싼 가격 때문에 수요는 적을 수밖에 없다. 결국 오픈카는 수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의 전유물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국산 오픈카가 없는 이유는 기술력과 시장성이 모두 부족했기 때문이다.

국산차 브랜드가 자체 개발해 판매한 오픈카는 없지만 모터쇼에 출품하기 위해 제작된 콘셉트카나 쇼카에는 오픈카가 있다. 현대 벨로스터 컨버터블, 현대 투스카니 컨버터블, 기아 쏘울스터 등이다.

국산차는 아니지만 국산차 브랜드가 수입해서 판매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수입차'도 있다. 쌍용 칼리스타, 지엠대우(현 한국지엠), G2X, 기아 엘란이 대표적이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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