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영업이익 전망, 産銀이 30%나 낮춘 까닭

최초입력 2017.02.22 06:01:00
최종수정 2017.02.22 16:16:03

여의도 산업은행 /사진=매경DB
▲ 여의도 산업은행 /사진=매경DB
[뉴스&와이]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에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30% 낮춰 잡으라고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은 KDB밸류제6호 사모펀드를 통해 50.75%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로 대우건설 경영 전반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연내 매각 의지가 워낙 확고하다 보니 기업가치를 다소 낮춰서라도 매각을 강행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산업은행과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지난 9일 올해 실적 전망치를 발표할 때 영업이익을 1조원으로 밝히려 했으나 산업은행 요청에 따라 7000억원으로 축소했다"고 밝혔다.

 당초 대우건설은 올해 예상 이익이 국내 부문 1조원, 해외 부문 2000억원 등 총 1조2000억원까지 가능하다고 봤다. 건설업계의 경우 한 해 동안 어느 정도의 매출과 이익을 거둘지 연초에 대략 예측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공사가 장기간 진행되고 공사 매출과 이익을 예상 공사 기간에 나눠 인식하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빅배스 등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연초 건설업계가 내놓는 실적 전망치는 거의 그대로 맞아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예상 영업이익을 내부 추정치보다 2000억원가량 줄여 1조원으로 발표한다는 입장이었다. 작년 3분기 보고서가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의견 거절 당한 바 있으니 신뢰 회복 전까지 좀 더 보수적인 수치를 시장에 내놓겠다는 취지였다. 최근 3년 국내 주택경기 호조로 올해 국내 사업이익 1조원은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이어서 다소 불확실성이 큰 해외 부문 영업이익 2000억원을 전혀 인식하지 않기로 했다.

 그럼에도 산업은행은 더 줄여서 발표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를 대우건설에 전달했다. 올해 예상되는 영업이익 1조원을 다시 7000억원으로 30% 깎았다. 대우건설이 작년 4분기에 인식한 영업손실(7692억원)과 엇비슷한 규모로 맞춰졌다.

 문제는 대우건설을 담당하고 있는 산업은행 직원들이 대부분 건설업과 거리가 먼 금융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대우건설 영업 담당자보다 정확한 실적 전망치를 내놓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전망치를 낮추는 인위적인 방식으로 매각을 서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용환진 부동산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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