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해넘기면 어쩌나“ 강남 재건축사업장 발동동

최초입력 2017.03.04 06:01:00
최종수정 2017.03.07 10:50:05

대치동 구마을 /사진=매경DB
▲ 대치동 구마을 /사진=매경DB
[뉴스&와이] 이른 봄을 맞던 수도권 일부 인기 재건축 사업장들이 '꽃샘 추위'를 맞았다. 올해 안으로 수명이 다하는 '초과이익환수제 유예'를 앞두고 사업에 속도를 내던 강남 대치동과 경기 과천시 인기 사업장들이 법정 공방에 휩싸이면서 사업이 뒷걸음칠 위기에 놓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 대치동 구마을 1지구는 조합설립인가를 두고 법정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이 "감정평가액이 시세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등의 이유로 조합이 강남구청으로부터 받은 조합설립인가가 위법하다는 소송을 제기해 최근 승소하면서부터다.

 단독·다가구 주택으로 이뤄진 '구마을 1지구'는 '사교육 1번지'로 통하는 대치동 학원가 바로 옆에 자리한 데다 GBC 현대차 사옥과 코엑스 등이 있는 삼성동을 마주하고 있다. 인근 2·3지구까지 합치면 총 1000가구 규모의 대단지가 강남 한복판에 들어선다. 이 가운데 1지구는 2015년 11월 강남구청으로부터 사업인가를 받고 지난해 6월 관리처분 인가까지 거쳤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등의 장점을 업고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시세도 올라 현재 구마을 1지구 매물 중 가장 작은(대지면적 49㎡) 집의 매매 시세는 8억원 이상으로 1년 전에 비해 5000만원 이상 뛰었다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의 말이다. 재건축을 앞둔 단독·다가구 주택의 경우 전용면적을 기준으로 시세가 매겨지는 아파트와 달리 땅의 넓이인 대지면적에 따라 가격이 형성된다.

 하지만 올해 들어 구마을 1지구 사업장은 법원의 판결로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조합은 이달 법적 공방을 통해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새삼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여부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치동 A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11·3 대책 이후 강남권 재건축 가격이 떨어진 이후 관리처분인가 신청이 임박한 단지 정도만 시세 회복이 이뤄지는 중"이라며 "구마을 1지구의 경우 사업 속도가 빨라 1년 새 1억원 이상이 뛰었고 11·3 대책 이후로도 시세가 떨어지지 않았던 곳이다 보니 조합설립취소 여부가 앞으로 시세 변화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시장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란 재건축을 통해 통상적인 주택 가격 상승분을 넘어서는 이익이 생기는 경우 국가가 조합원으로부터 초과 이익의 일정 부분을 받는 것을 말한다. '소득 분배의 공정성'과 '재정 확충 필요성' 등 공익적 관점에서 보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조합원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떨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에 피해가고 싶은 제도다.

 조합원 한 사람이 얻는 이익이 3000만원을 넘으면 이를 제외한 초과 금액을 최대 50%까지 환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이 제도는 올해 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집행이 유예됐다. 이 때문에 강남권 재건축 단지인 서초 반포주공1단지(1·2·4주구)를 비롯한 한신4지구 등은 서울시의 35층 층수 제한을 수용하면서 올해 안으로 관리처분 인가를 신청하기 위해 서두르는 중이다.

 한편 '준강남'으로 통하는 경기도 과천시에서는 과천주공 6단지가 대치동 구마을 1지구와 비슷한 속앓이를 하는 중이다. 시와 업계에 따르면 과천주공6단지 재건축 조합은 현재 관리처분계획인가의 효력이 중지된 상태다. 상가를 소유한 조합원 일부가 지난해 "상가지분이 현실보다 낮게 책정됐다"며 조합이 과천시로부터 받은 관리처분인가가 위법하다는 취지의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법원은 원고인 상가 조합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과천주공6단지는 조합장이 사퇴했고 재건축 관련 업무도 일시 중단됐다. 지난해 6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후 같은 해 8월 조합원 이주가 이뤄져 올해 8∼9월 아파트 철거와 측공 등에 들어갈 계획이 틀어진 셈이다. 2월 말 기준으로 90%가 이주한 상황에서 조합 내 갈등으로 인해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여부도 새로운 변수가 됐다.

 과천 주공아파트는 1980년대 전두환 정부의 '정부 청사 이전계획'에 따라 공무원 아파트로 만들어진 단지로 총 12개 단지(총 1만4000여 가구)로 구성돼 있다. 과천시 일대는 2000년대 들어 노무현 정부 이후 공공기관의 세종시 이전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방송통신위원회 등이 새로 입주한 데 이어 과천지식정보타운·과천위례선 개발 등 굵직한 호재가 이어지는 중이다. 분위기를 타고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해 말 과천 아파트 값(3.3㎡기준 3020만원)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3000만원을 넘어섰고 투기 우려가 나오자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3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을 통해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함께 과천을 조정 대상 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김인오 부동산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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