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캠핑' 글램핑 체험해보니...

최초입력 2017.07.27 06:01:00
최종수정 2017.07.26 18:59:08

한밤중의 양평 베이스 캠프. 각 텐트 옆에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다.
▲ 한밤중의 양평 베이스 캠프. 각 텐트 옆에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다.
[뉴스&와이]
텐트, 숯불, 에어컨, 침구류 등 일체 제공...고객 편의 극대화
숙소별 화장실로 프라이버시 보장...수영장과 대형 테이블 등 공동 시설도
가격 비수기 기준 13만원대...캠핑 가고 싶지만 청결 걱정되는 사람에게 안성맞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캠핑카 등록대수는 올해 6월 말 기준 9231대에 달한다. 2012년 6월 말 1520대에서 5년 만에 6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런 성장 속도라면 연말까지 1만대 돌파가 확실시된다.

하지만 "이 참에 나도 캠핑 한번 떠나볼까"라고 막상 결심하고 나면 챙겨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4인 가족을 위한 텐트, 고기를 구워 먹기 위한 그릴과 숯불, 모기향, 밖에서 씻기 위한 드라이 샴푸 등. 준비물을 사서 다시는 안 쓰게 될 거라고 생각하면 기가 질려 버리기 십상이다.

업체에서 캠핑 장비를 모두 제공하는 '글램핑'은 이런 귀차니스트들의 마음을 파고 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 글램핑(glamping)은 화려하다는 뜻을 가진 '글래머러스(glamorous)'와 '캠핑(camping)'을 혼합해 만든 신조어다. 가전, 가구, 조리기구 등 대부분 준비물이 제공된다. 무엇보다도 캠핑에 있어 시간을 가장 많이 잡아먹는 텐트가 설치돼 있다는 걸 특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 글램핑장이 20·30대가 놀기 좋은 시설인지 체험해보기 위해 경기도에 위치한 양평 베이스캠프를 최근 찾았다.

한밤중의 양평 베이스 캠프. 각 텐트 옆에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다.
▲ 한밤중의 양평 베이스 캠프. 각 텐트 옆에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다.
서울시 구로구에서 차로 4시간을 타고 도착한 글램핑장은 깜깜했다. 하지만 기자가 예약한 11번 텐트 앞에는 방번호를 표기한 등이 켜져 있어 찾아들어가기가 어렵지 않았다. 등은 원시부족사회 횃불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하고 있어 캠핑장에 들어왔다는 걸 실감나게 했다.

11번 방이라고 표기한 등이 텐트 앞에 켜져 있다. 원시 부족 사회의 횃불이 이런 모습이었을까.
▲ 11번 방이라고 표기한 등이 텐트 앞에 켜져 있다. 원시 부족 사회의 횃불이 이런 모습이었을까.
밖에서 취사를 하는 건 자유지만 업체에서 바비큐용 숯불을 세팅해주는 건 오후 9시까지다. 그 이후에 들어오면 고객이 알아서 해야 한다. 기자는 다행히도 8시 58분에 도착해 업체 측의 숯불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싱크대 안에 준비된 다양한 취식 도구를 세제로 1회 세척한 후 사용했다.

양평 베이스 캠프 점장이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그릴과 숯불을 세팅해주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오후 9시까지만 제공된다.
▲ 양평 베이스 캠프 점장이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그릴과 숯불을 세팅해주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오후 9시까지만 제공된다.
싱크대 밑에는 다양한 취식 도구가 들어 있다. 따로 준비물을 챙길 필요가 없다.
▲ 싱크대 밑에는 다양한 취식 도구가 들어 있다. 따로 준비물을 챙길 필요가 없다.
베어 그릴스 같은 야생 마니아가 아닌 우리가 캠핑을 떠나는 이유는 바비큐 파티에 있다. 2인분의 삼겹살을 숯불 위에 올려놓았는데 한동안 반응이 없어 초조해졌다. 하지만 곧 열에 반응한 고기가 기름을 떨어뜨리기 시작하며 숯불을 자극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프라이팬으로는 도저히 구현할 수 없는 숯불향 가득한 삼겹살이 완성됐다.

베어 그릴스가 생존을 위해 곤충을 섭취하는 모습. 대부분의 우리가 캠핑을 떠나는 건 벌레를 잡아먹기 위해서는 아니다.
▲ 베어 그릴스가 생존을 위해 곤충을 섭취하는 모습. 대부분의 우리가 캠핑을 떠나는 건 벌레를 잡아먹기 위해서는 아니다.
숯불 위의 고기는 한동안 반응이 없었다.
▲ 숯불 위의 고기는 한동안 반응이 없었다.
숯불 위에 올라간 고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열기를 못 이기고 기름을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삼겹살은 그렇게 스스로를 녹여 자신을 굽기 위한 연료로 만들었다. 숯불구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화력이 강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뒤집기에 주의해야 한다.
▲ 숯불 위에 올라간 고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열기를 못 이기고 기름을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삼겹살은 그렇게 스스로를 녹여 자신을 굽기 위한 연료로 만들었다. 숯불구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화력이 강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뒤집기에 주의해야 한다.
숯불로 구운 고기, 햄, 파프리카. 야외에서 와인과 함께 먹는 숯불고기의 매력을 아는 사람이라면 글램핑의 유혹을 떨치기 힘들 것이다. 참고로 양평 베이스 캠프에서는 숯불은 제공하지만 음식은 제공하지 않는다.
▲ 숯불로 구운 고기, 햄, 파프리카. 야외에서 와인과 함께 먹는 숯불고기의 매력을 아는 사람이라면 글램핑의 유혹을 떨치기 힘들 것이다. 참고로 양평 베이스 캠프에서는 숯불은 제공하지만 음식은 제공하지 않는다.
숙소 내부에는 냉장고, TV, 에어컨, 침대 등 편안한 잠자리를 위한 거의 모든 것이 마련돼 있었다. 특히, 벌레를 차단하기 위한 모기장이 인상적이었다. 캠핑장 근처에는 벌레가 아주 많아 모기장이 설치돼 있음에도 몇몇 초파리가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 때문인지 양평 베이스 캠프는 재래식 모기향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샤워시설이 포함된 화장실도 텐트마다 붙어 있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화장실은 한 평이 채 안 됐지만 혼자서 씻기엔 무리 없는 크기였다.
캠핑장 주변에 모기가 많은 까닭에 이를 막기 위한 모기장이 텐트 입구에 설치돼 있다.
▲ 캠핑장 주변에 모기가 많은 까닭에 이를 막기 위한 모기장이 텐트 입구에 설치돼 있다.
2인용 침대와 에어컨. 양평 베이스 캠프는 매일 세탁을 통해 침구를 깔끔하게 유지하고 있다.
▲ 2인용 침대와 에어컨. 양평 베이스 캠프는 매일 세탁을 통해 침구를 깔끔하게 유지하고 있다.
양평 베이스 캠프 숙소 내부 화장실. 공간이 넓진 않지만 혼자서 샤워를 하기엔 부족함이 없다.
▲ 양평 베이스 캠프 숙소 내부 화장실. 공간이 넓진 않지만 혼자서 샤워를 하기엔 부족함이 없다.
냉장고, 밥솥, 커피포트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 냉장고, 밥솥, 커피포트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아침에 둘러보니 공용으로 쓸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있었다. 밖에서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테이블부터 수영장까지 마련돼 있다.
공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과 야외 테이블.
▲ 공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과 야외 테이블.
양평 럭셔리 글램핑(2인 기준, 최대 4인)은 비수기 기준 평일 1박 13만원, 주말 16만4000원이다. 성수기에는 주중과 주말 구분 없이 1박에 21만5000원이다. 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자연을 경험하고 싶으면서도 야생에 맨몸으로 내던져지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 만한 요금이 될 것이다. 특히, 가족 구성원 중에 한 명씩 있게 마련인 청결에 예민한 사람까지 만족시키는 캠핑을 준비하고 있는 가장에는 나들이 장소로 추천할 만하다.

국내 글램핑장은 가평, 포천, 용인 등 수도권부터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등 전국 곳곳에 분포하고 있다.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세람핑글램핑은 주중 3만9000원에 이용 가능한 '무박권'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경상남도 산청 동의보감촌 숲속야영장은 2인 1박 기준으로 바비큐 무한리필이 가능한 패키지 숙박권을 20만원 미만에 판매한다. 충청남도 서천 해양 글램핑은 전 객실에서 바다를 볼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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