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회사 요즈마가 이스라엘 전통 교육사업 하는 사연

최초입력 2017.09.01 06:02:00
최종수정 2017.08.31 17:17:31

[재계 인사이드-92] 요즈마. 이스라엘 투자회사인데요. 1993년 이스라엘 정부와 민간 기업이 벤처 창업 지원을 위해 4대6 비율로 공동 설립된 모태펀드가 효시입니다. 1990년대부터 20년 넘게 애플, 구글, 페이스북, SAS, 인텔 등 세계 최강의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인수·합병(M&A)을 해온 끝에 올해 6월 기준 자산 규모만 40억달러(약 5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금융사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는 수년 전부터 벤치마킹해야 할 곳으로 부각됐지요. 중동의 지정학적 위치상 이스라엘은 지금도 분란이 잦은 지역인 데다 자원도 빈약합니다. 하지만 인재, 세계적인 회사를 배출하면서 주변국의 부러움을 사고 있지요. 비근한 예로 인구 대비 노벨상 수상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건 기본이거니와 골드만삭스 등 유명 해외 금융사를 만든 이도 유대인인 건 이미 많이 알려졌답니다.

한국은 제조업, 수출 분야 등에선 앞서 있다지만 유독 금융산업에선 취약함을 보여왔는데요. 그런 점에서 이스라엘과 비슷한 환경에 처해 있는 우리도 가능성 있는 벤처들을 육성하고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제2, 제3의 요즈마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정부 때는 요즈마그룹과 함께 정부가 전국 곳곳에 요즈마캠퍼스를 설치해 운영하면서 창업정신을 독려하기도 했지요.

그런 요즈마그룹이 최근엔 좀 색다른(?) 사업을 구상 중이라는 소식입니다. 이원재 요즈마그룹 한국지사장은 "하브루타를 아느냐"고 물어왔는데요. 예전에 방송에서 얼핏 1대1로 토론하는 이스라엘 교육 방식이 떠올라 대충 그런 거 아니냐고 얼버무렸습니다.

이원재 지사장은 "하브루타는 탈무드 유대인 현인들이 두뇌 강화와 인간 관계 개발을 위해 고안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운을 떼더군요.

"두 사람 간에 심리적으로 상호보완적인 유대감을 창조하고 지각, 인지력, 창의력을 증가시켜 인간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적인 교육기법입니다. 양측이 서로 경쟁하고 이기기 위해 논쟁하는 토론과는 달리, 하브루타는 마음을 연결해 공동으로 아이디어를 만들어 두터운 인간관계와 신뢰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합니다.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가족이 이스라엘로 이민을 가는 바람에 이스라엘에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모두 다녔는데요. 지금도 첫 수업은 잊을 수가 없어요. 온 교실이 시끄러운 데다가 말싸움 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선생님은 여기저기 대화 중간에 참여할 뿐 "조용히 해라!"는 말씀을 안 하는 겁니다. 문화 충격이었는데 알고 보니 그게 하브루타식 수업방식이었어요. 결론을 꼭 안 내도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생각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 많은지를 알려주는 방법이다 보니 암기 위주, 입시 중심의 한국 교육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요즈마그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런 사고 방식, 학습법을 전 세계 지사에 전달해 왔답니다. 투자한 벤처회사 대표들과도 이런 식의 토론을 했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강해 글로벌 기업에 매각할 수도 있었다는군요.

그러다 아예 이런 창의적인 사고방식을 대학 캠퍼스처럼 만들어서 전파해보면 어떨까 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네요. 그래서 금융사지만 독특하게 요즈마글로벌캠퍼스(Yozma Global Campus)란 산하 기관을 갖고 있답니다. 한국에 요즈마캠퍼스를 비영리기관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합니다.

헤츠키 아리엘리 요즈마글로벌캠퍼스(Yozma Global Campus) 총장
▲ 헤츠키 아리엘리 요즈마글로벌캠퍼스(Yozma Global Campus) 총장
그런데 올해 9월부터는 요즈마그룹이 한국 요즈마캠퍼스에서 실제 하브루타 대가의 전통 교육법을 선보이겠다고 해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권에서는 이미 하브루타식 논술학원이란 이름하에 여러 학원들이 성업 중이라는데요. 정작 알아보면 이스라엘 정통 방식과는 거리가 좀 있어 보이더랍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랍비가 진행하는 방식을 그대로 한국에 이식하고자 이번 9월 헤츠키 아리엘리 요즈마글로벌캠퍼스 총장이 직접 방문한다고 하는데요. 아리엘리 총장은 갈릴리 국제경영원 영재연구부장, 전 세계 영재센터 국제네트워크 설립, 이스라엘 영재교육센터(IEEE-IASA) 센터장을 역임했습니다. 현재 총장 외에도 글로벌 엑셀런스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답니다. 그와는 방한 전에 사전 이메일 인터뷰로 진행해 봤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9월에 한국을 방문하는 목적은 무엇인가요?

요즈마 하브루타 특별교육강연(Yozma Havruta Excellence) 포럼에 기조연설과 요즈마 하브루타 교육자, 경영자 최고위과정 교육을 위해서입니다.

-왜 한국을 선택했습니까?

한국인들은 똑똑하고, 열심히 일하고, 헌신적이며 야망이 가득합니다. 탈무드를 좋아하며 그들의 문화와 역사는 유대인들과 매우 유사합니다. 그래서 하브루타가 한국인들에게 다른 나라 국민들보다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되어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하브루타를 언제 어떻게 활용하나요?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가정에서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 따뜻하고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데 쓰이고요. 학교에선 학생들의 참여, 양질의 학습 기술, 창조적 사고 개발,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 강화에 쓰입니다. 직장에서도 동료, 상사와의 전문적인 업무 관계를 형성하는 데 쓰이는데요. 이런 생각들이 모여서 국가 차원에서는 사회 합의점을 찾을 때 긍정적이고 공정하며 원활하게 해결 분위기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도 합니다.

-요즈마 하브루타 최고위과정 교육(YOZMA HAVRUTA EXCELLENCE)을 한다는데.

한국의 대·중소기업, 공공기관 고위 임원들이 대상입니다. 하브루타를 경영의 기법으로 접근해보자 해서 마련한 프로그램인데요. 그 밖에 한국의 학부모, 교사, 대학 교수를 대상으로 스타트업 전문국가인 이스라엘의 하브루타 교육법을 알리는 교육자 최고위과정 전문교육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하브루타가 한국 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 장점은 무엇입니까?

하브루타는 독창성, 혁신, 질문 능력 개발을 위한 최고의 방법이라 자부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혁신적인 세계에서 이러한 능력은 게임 체인저, 글로벌 경제 리더로서 성공하고 유지하는 데 중요합니다. 새로운 시대의 교육은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문제 해결이 핵심입니다. 그러려면 학교도 바뀌어야 합니다. 학생들이 생각하고 질문하고, 개별적으로 그리고 팀의 일원으로 학습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오래된 교육은 정보 제공에 초점을 맞춰 지식 구축, 문제 해결보다 암기 위주 교육에 방점을 찍습니다. 하브루타는 유대인들에게 입증된 방법으로 새로운 어떤 사안에도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 교육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봅니다. 더불어 상반되는 의견, 진영논리로 갈등을 겪고 있을 때 정중하면서도 정직한 토론이 가능한 사회로 바꿀 수 있다는 점도 한국에 기여할 수 있는 포인트가 아닐까 합니다.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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