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의 강남 데자뷰 부동산 불패 계속 이어갈까

최초입력 2018.01.24 06:01:00
최종수정 2018.01.23 17:54:28

[전국구 와글와글-11] 인터넷 포털 다음의 커뮤니티 카페인 '대구텐인텐'에는 하루에도 수만 명이 찾는 대표적인 부동산 커뮤니티 카페다.

회원 22만명을 보유한 이 카페의 '수성구 모임' 방에는 상승된 가격에 아파트 거래가 완료됐다는 '자랑 글'이 최근 들어 도배를 하고 있다.

수성구 모임 회원들은 '거래 완료'가 뜬 포털 사이트 캡처 사진과 함께 이 모임방에 글을 올리며 아파트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연일 저버리지 않고 있다.

수성구에 사는 한 주민은 "대구 수성구민들은 당분간 수성구는 공급 부족 현상 때문에 계속 아파트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다"며 "수성구 아파트값은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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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울 강남 아파트값 상승을 잡기 위해 각종 철퇴를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의 아파트값도 연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수성구는 지난해 9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지만 아파트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지 않으면서 이 상승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2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성구의 아파트매매가격지수(지난해 11월 기준=100)는 지난해 1월 96.7에서 지난달 100.1로 두 달간 약 3.4%포인트 급증했다.

수성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값도 같은 기간 3억6091만원에서 4억1612만원으로 1년간 15%가량 크게 올랐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난해 9월에도 수성구 아파트값은 3억7454만원에서 10월(3억7697만원), 11월(3억7956억원)으로 매달 증가세를 보였다.

이달 들어서도 수성구의 아파트값 변동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1~15일까지 2주간 수성구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지난해 12월 기준=100)는 100.4에서 100.8로 0.4%포인트 증가했다.

이 같은 아파트값 상승은 서울 강남의 움직임과 유사하다. 이달 들어 서울 강남구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2.2에서 지난 15일 103.7로 1.5%포인트 증가했고 서초구도 같은 기간 1.1%포인트, 송파구도 2.5%포인트 상승했다.

정부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각종 고강도 대책으로 서울 강남을 비롯한 전국의 아파트값 상승에 제동을 걸고 있지만 대구의 대표적 부촌인 수성구의 아파트값 역시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수성구의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강남처럼 수성구도 쉽게 집값이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성구는 재건축 단지에 대한 기대감과 교육 수요가 탄탄해 편중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수성구의 '불패신화'도 서울 강남의 데자뷔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대구에서는 팽배하다.

대구 수성구는 개발부터 성장까지 여러모로 서울 강남과 닮았다. 수성구도 강남처럼 1970년대부터 도심의 인구 분산 정책의 일환으로 본격적인 개발이 진행됐다. 계획도시답게 넓은 평지에 바둑판처럼 잘 닦인 도로와 금융·상업시설을 갖춘 고층 빌딩. 그리고 곳곳에 쾌적한 공원이 조성되면서 최고의 주거여건을 갖춘 곳으로 탈바꿈했다.

여기에 대구의 명문 고등학교로 알려진 대륜고와 경북고 등이 1980년대 수성구로 이전하면서 교육 수요까지 가세하자 수성구 선호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된다. 서울 주민들의 강남 선호가 1970년대 경기고, 서울고, 휘문고 등 명문고의 강남 이전으로 시작된 것과 흐름을 함께한다.

최근에 와서도 서울 강남 아파트값이 교육부의 일반고·자사고 폐지 등으로 인해 더욱 상승세를 부추긴 것 처럼 수성구에 위치한 명문고인 경신고가 지난해 자립형 사립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한다고 발표하면서 학교 주변 아파트값은 더욱 폭등했다. 수성구 역시 강남 8학군처럼 교육과 집값의 깊은 상관관계를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 강남 집값 불패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 수성구 역시 재건축에 기대감은 꺼지지 않고 있다. 현재 수성구에서는 22곳에 재건축 재개발 사업이 추진 중이다. 올해 수성구에는 6개 단지에서 3587세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재건축 규제 강화는 수성구의 공급 부족 현상 등을 초래해 집값을 더욱 끌어올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결국 무리한 수요 억제보다는 주택 공급 확대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해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정성용 대구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성구 집값 상승도 서울의 강남과 유사한 원인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오히려 수성구의 선호 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는 한 단기적인 투기 수요 억제만으로는 오히려 시장 기능만 왜곡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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