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기자가 분석해보니 30대기업직원 2900명 줄어

최초입력 2018.01.25 06:01:00
최종수정 2018.01.25 14:21:18

[뉴스&와이]
- 조선 건설 은행 업종 일자리 감소..."좋은 일자리 창출위해 재계와 소통해야"
- 반도체호황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자리창출 앞장서
- 기간제근로자는 감소추세...구조조정·정규직전환 등 영향


서울시 청년일자리센터 /사진=매경DB
▲ 서울시 청년일자리센터 /사진=매경DB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취임 이후 '1호 업무 지시'로 일자리위원회를 신설하고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상황판을 설치하도록 했다. 최우선 공약인 '일자리 대통령'을 실천에 옮기는 차원이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상황판에 대한민국 고용 상황을 상세히 반영하도록 했으며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국민에게 공개했다.

이 같은 항목 중 특별히 매출액 기준 '30대 기업 고용 동향'이 눈길을 끈다. 청년 구직자가 여전히 선호하는 '좋은 대기업 일자리'로 분류된다. 매일경제는 이들 기업의 고용 현황을 모두 종합해 '대기업 일자리 증감 추세'를 새롭게 분석했다. 일자리상황판에 나오지 않는 대기업 일자리에 대한 백그라운드 스토리를 찾아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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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30대 대기업 총 근로자 수가 1년 새 29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건설업종 구조조정과 은행권 명예퇴직 바람이 몰아쳤기 때문으로, 새 정부 출범 전에 감소했지만 '일자리 대통령'을 지향하는 문재인정부 들어서도 회복 속도는 더딘 것으로 확인됐다.

매일경제가 23일 청와대 일자리상황판에 게시된 고용 동향 데이터베이스를 집계한 결과, 매출액 기준 30대 기업 총 근로자 수는 2017년 3분기 53만4218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900명 감소했다. 이른바 좋은 일자리로 통하는 대기업 전체 임직원 중에서 0.54% 줄어든 것이다. 분기별로 보면 총 근로자는 2016년 말 5500명 이상 급감했고 2017년 1분기에도 감소했으나,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인 2분기(463명)에 이어 3분기(2517명)에 서서히 늘어나면서 감소 폭을 일부 만회했다. 정치 이벤트와 맞물려서 보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어수선했던 2016년 말 기업들은 박근혜정부 눈치 볼 것 없이 경영 상황에 따라 인력 감축을 단행했는데, 2017년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에 다시 일자리 창출에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별로 살펴보니 지난 1년 동안 대기업 30곳 중 15곳에서 일자리가 줄었다. 현대중공업에서 가장 많은 7115명 직원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 이는 현재 직원(1만6634명)의 43%에 해당된다. 청와대는 "조선업 구조조정과 현대중공업의 분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에서도 희망퇴직으로 인해 1년 새 2430명이 사표를 냈다. 다만 국민은행은 이 중 상당 인력을 기간제근로자로 재고용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KEB하나은행(1066명), 삼성물산(916명), SK네트웍스(697명), 우리은행(638명), 신한은행(335명) 등 순으로 근로자 감소 규모가 컸다. SK네트웍스는 "사업 매각으로 인해 직원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지난 1년간 일자리를 늘려온 기업은 15곳이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생산 물량 증가로 인해 삼성전자가 인력 4462명을 추가로 채용했고, SK하이닉스도 1121명만큼 직원 숫자를 확충하면서 일자리 창출에 앞장섰다. LG화학(1612명)과 LG디스플레이(912명) 등 LG그룹 계열사 종업원 역시 대폭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기아자동차도 최근 들어 채용을 확대해 700명 이상 근로자 규모를 늘렸다.

30대 기업의 기간제근로자는 최근 1년 새 모두 3341명 급감했다. 여기에는 두 가지 복합적 요인이 겹쳤다. 우선 기업별 구조조정 과정에서 비정규직인 기간제·시간제근로자가 가장 먼저 거리로 내몰렸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문재인정부 일자리 정책에 보조를 맞추다 보니 '긍정적으로' 기간제근로자가 줄어든 측면도 있다. 롯데쇼핑은 "2017년 3분기 기간제근로자 1197명을 '기간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청년실업 등 일자리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특히 인구구조상 사회활동을 시작하는 청년 인구가 앞으로 5년간 30만명 이상 급증했다가 그 이후 급격히 줄어드는 것에 대비할 방침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가뜩이나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인력 감축 폭만큼 신규 채용을 주저하고 있다. 더구나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으로 인해 인건비 부담은 더욱 높아졌다. 이에 따라 청와대가 재계와의 소통을 보다 확대하면서 규제를 완화하고 대기업 일자리 창출을 독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오는 25일 청년고용점검회의를 주재해 청년과 기업인의 목소리를 듣고 일자리 해법을 함께 논의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부처별 2월 이후 종합적인 일자리 정책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강계만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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