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시대 열린 강원도, 아픈 손가락 미시령에 골머리

최초입력 2018.02.07 06:01:00
최종수정 2018.02.06 14:23:43

서울~양양 고속도로 /사진=한국도로공사
▲ 서울~양양 고속도로 /사진=한국도로공사


[전국구 와글와글-15]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에 웃지 못하는 강원도

지난해 6월 30일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강원 동해안이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관광객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부동산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그러나 강원도는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양양고속도로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서울 강일IC에서 속초 양양IC까지 90분대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동해안 지역이 급성장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 이후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속초를 찾은 관광객은 1759만1179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4.6% 늘었다. 양양 낙산사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방문객은 41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하조대는 29만1000명으로 50%나 급증했다.

문제는 고속도로 개통으로 통행량이 급감한 '미시령터널'이다. 2006년 개통한 미시령터널은 강원도가 30년간 차량 통행량이 일정 기준치의 79.8%를 밑돌 경우 업체에 손실을 보전해주는 방식(MRG)으로 운영되고 있다. 통행량 기준치는 2017년 666만5630대, 2016년 647만3076대 등으로 매년 차이가 있다. 터널 통행량이 줄어드는 만큼 강원도 손실보전금이 늘어나는 구조로 강원도는 지난해까지 민자도로 업체인 미시령동서관통도로에 238억원을 혈세로 보전해줬다.

특히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으로 손실보전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고속도로 개통 이후 교통량이 분산되면서 지난해 미시령터널을 이용한 차량은 418만대로 전년 대비 25% 줄었으며 7~12월 차량 통행량은 135만616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6%나 급감했다. 이에 따른 손실보전금(2017년분)은 54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역대 최고 금액인 2009년 37억원을 훌쩍 넘어선 수준이다. 강원도는 현 상태가 이어지면 2036년까지 손실보전금은 2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연평균 130억원이 손실보전금으로 지출되는 셈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강원도는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우선 미시령터널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과 법인세율을 25%에서 22%로 인하하는 방안을 협상하기로 했다. 도는 이를 통해 통행료 인하를 유도하면 300억원의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군과 공동 협력해 미시령터널 활성화를 다각도로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통행량 증대를 위해 터널 이용차량 경품 이벤트, 국도 주변 자원 주제 전국 사진공모전 등 각종 이벤트가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교통안내 체계를 개선하고 국도여행 관광안내 지도 제작 배포, 인터넷을 활용한 홍보 마케팅도 염두에 두고 있다.

고속도로 개통으로 인제지역 상권이 죽은 것도 해결 과제다. 통행량이 줄면서 인제 용대리 등 미시령터널 인근 상권은 매출이 반 토막 났다. 도는 인제지역 경제활성화 등을 위해 국도 31호선 인제IC~합강, 인제~양구 구간 개선을 비롯해 용대리 국민여가캠핑장 조성, 국도 44호선 바이크 특화도로 등 인제지역 개발 지원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도와 관련 시·군, 상인협의회,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미시령과 국도 주변 종합발전 연구용역으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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