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로드킬 막아라“…울산 혁신도시 '황방산 두꺼비' 올해는 무사할까

최초입력 2018.03.21 06:01:00
최종수정 2018.03.20 15:51:4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국구 와글와글-26]
혁신도시 조성으로 두꺼비 이동길 차단돼 대규모 로드킬 발생
혁신도시 조성 수난은 태풍 '차바' 물난리로 사람도 겪어
진산(鎭山)의 무분별한 개발이 문제라는 지적도

'울산 중구 혁신도시 황방산 두꺼비의 수난을 막아라!'

지난해 5월 울산 혁신도시 장현저류지 주변 단독주택 단지 일대 도로는 자동차 바퀴에 깔린 새끼 두꺼비 떼로 가득했다. 새끼 두꺼비들은 인근 황방산에 사는 두꺼비들이 저류지에서 산란한 알이 부화해 자란 것으로 서식지인 황방산으로 이동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주민들은 "새끼 두꺼비 수만 마리가 도로를 뒤덮어 발을 디딜 틈도 없었다"고 전했다.

울산 중구청은 도로에 깔려 죽은 새끼 두꺼비들이 불쌍하고, 보기에도 좋지 않다는 민원이 잇따르자 직원들을 동원해 쓰레받기와 양동이에 새끼 두꺼비를 담아 방생하기도 했다.

황방산 두꺼비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함월산과 황방산 등을 깎아 혁신도시를 만들면서 서식지로 회귀하는 길을 잃었다. 황방산에 사는 두꺼비들은 매년 3월 산란기가 되면 산 아래 저류지에 알을 낳고, 5~6월 올챙이를 거친 새끼 두꺼비들은 서식지로 이동한다. 그런데 혁신도시를 조성할 때 황방산과 저류지 사이에 도로를 놓는 바람에 두꺼비들의 이동길이 단절된 것이다. 한 중구 주민들은 "두꺼비가 사람에게 새집을 주고 겪는 수난이라 더 안타깝다"고 했다.

중구청은 올해도 황방산 새끼 두꺼비들의 '로드킬' 우려가 확산되자 예산 100만원을 투입해 그물망 형태의 생태 통로를 만들기로 했다. 중구청은 또 이달부터 시민단체와 함께 장현저류지에서 두꺼비 서식지 조사를 시작했고, 두꺼비 이동이 많은 5월에는 저류지 인근 하천용지 주차장도 통제할 계획이다.

혁신도시 조성에 따른 수난은 두꺼비에 앞서 시민들이 먼저 겪었다. 2016년 태풍 '차바'가 울산을 강타했을 때 혁신도시 아래에 있는 태화동과 유곡동이 물에 잠겨 해당 지역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피해 주민들은 LH가 산을 깎아 혁신도시를 조성해 빗물을 머금을 수 있는 기능이 사라졌음에도 저류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LH는 기록적인 폭우가 피해 원인일 뿐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현재 양측은 피해 원인의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울산에서 혁신도시가 들어선 함월산은 '달을 품고 있는 산'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풍수지리학적으로 진산(鎭山)으로 불린다. 하지만 산 정상 부분은 1989~2000년 122만㎡(약 37만평)가 구획정리사업지구에 포함돼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산 중턱은 혁신도시로 조성되는 등 무분별한 개발로 진산의 모습을 대부분 잃었다.

함월산이 울산의 진산이라는 것과 관련된 일화도 있다. 함월산은 2002년 울산 중구청이 함월산에 골프장 건설을 추진할 때 진산을 훼손한다는 논란이 크게 일었다. 2004년 함월산 중턱에 울산지방경찰청이 들어선 이후 울산지역 일부 풍수지리학자들은 '경찰청이 울산의 진산인 함월산의 맥을 짓누르고 있어 장래에 울산의 기운을 막을 것'이라고 분석해 경찰 관계자들을 당혹게 했다.

[울산/서대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