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됐던 논란, 2천억원 투입한 정선 알파인경기장 어찌할꼬

최초입력 2018.04.11 06:01:00
최종수정 2018.04.10 14:54:23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대회장인 정선스키장 /사진=매경DB
▲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대회장인 정선스키장 /사진=매경DB


[전국구 와글와글-32] 건설 비용만 2000억원 가까이 투입된 평창동계올림픽 정선 알파인 경기장을 산림으로 복원하는 방안을 놓고 찬반 논란이 거세다. 산림청과 환경단체는 '생태 복원'을, 정선 지역과 체육계는 '유지 보존'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정선 알파인경기장은 산림청 소유 가리왕산 국유림 101㏊에 사업비 1926억원(국비 75%, 도비 25%)을 들여 2014년 5월 2일부터 지난해 11월 31일까지 3년여에 걸쳐 조성됐다. 국내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스키연맹(FIS)의 요구 조건을 충족하는 곳이 없었기 때문에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서는 경기장 신설이 불가피했다. 경기장 조성 과정은 험난했다.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산림 훼손 문제가 제기되면서 결국 사후 복원을 전제로 공사가 진행됐다.

올림픽 폐막과 동시에 산림 복원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산림청은 '100% 산림 복원'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재현 산림청장은 지난 3월 28일 경기장을 방문해 장마철 산사태 등 재난사고 예방을 위해 서둘러 산림을 복원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여기에 환경단체들도 당초 약속대로 경기장 폐쇄 후 복원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개최지 강원도를 중심으로 경기장을 유지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장 주변 도로엔 국내 스키협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들이 경기장을 올림픽 유산으로 남겨 줄 것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렸다. 정선군번영회연합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경기장을 국가 발전을 위한 올림픽 유산으로 온전히 보존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승기 군번영연합회장은 "근시안적인 환경 논리에 밀려 원상 복원하겠다는 계획에 반대한다"며 "올림픽 유산인 정선 알파인센터를 국가 설상 경기장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스키협회 알파인부도 경기장 복원 반대 서명운동에 나섰다. 서명 인원은 600명을 넘어섰다. 협회는 "알파인스키장은 국내외 선수들은 물론 IOC와 FIS에서도 호평을 받은 아시아 최고의 경기장"이라며 "반드시 올림픽 유산으로 남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막대한 비용을 들여 건설한 경기장을 다시 수백억 원을 들여 복원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강원도가 추산하고 있는 산림 복원 비용은 477억원에 이른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추가 복원 비용을 들이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며 "얼마든지 흑자 운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복원 비용을 강원도가 떠안을 가능성이 높아 지역에 상당한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기획재정부는 경기장 산림 복원 비용 지원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원 시기를 늦추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동계아시안게임 등 국제스포츠 대회에 활용한 뒤 차후 복원해도 늦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힌 상태다.

일단 강원도는 사전 협의한 대로 경기장 복원 계획을 수립 중이다. 지난 1월 중앙산지관리위원회는 강원도가 제출한 경기장 산림 복원 계획에 대한 심의를 보류했다. 위원회는 비탈면 토사 유출 방지 대책 등 전반적인 보완을 요구한 상태다. 강원도 관계자는 "지역을 중심으로 복원을 반대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며 "부처별 움직임 등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선/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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