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부 신설 신호탄? 새 정부 '환경정책' 힘 실리나

최초입력 2017.05.18 15:01:00
최종수정 2017.05.18 14:59:24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미세먼지 감축 응급 대책으로 30년 이상 된 석탄화력발전소 8곳의 일시 가동중단을 지시했다. 사진은 16일 오후 경남 고성군 삼천포화력발전소 1, 2호(맨 왼쪽) /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미세먼지 감축 응급 대책으로 30년 이상 된 석탄화력발전소 8곳의 일시 가동중단을 지시했다. 사진은 16일 오후 경남 고성군 삼천포화력발전소 1, 2호(맨 왼쪽) /사진=연합뉴스
[경제정책 뒤집어보기-110] "한쪽에 치우친 성장은 결국 '균형'을 향한 복수를 당하게 돼 있어요. 미세먼지 문제가 대표적이죠. 이명박 정부때 석탄화력발전소 인허가를 대폭 늘린 것이 결정적 오판이었다고 봅니다."(경제부처 A과장)

"산업부가 강조하는 경제논리에 밀려 환경정책이 후순위가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사회수석에 힘이 실리면 새 정부에서는 환경을 고려한 좀 더 전향적인 정책들이 실현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환경부 B과장)

후보시절 기후에너지부 또는 에너지부 신설을 공약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에너지를 맡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사이의 긴장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일시 가동 중단' 등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하는 자리에 에너지 및 발전산업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대신 환경부 장관이 참석해 업무지시를 받았다. 환경부 장관이 미세먼지 감축의 관점에서 산업부를 조율하라는 뉘앙스다.

환경부 공무원들은 기대가 크다. 사회수석을 맡은 김수현 수석이 환경부 차관을 6개월 해 환경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주택 등 분야까지 맡아 힘이 많이 실린 만큼 이번 정부에서는 미세먼지 등 환경정책에 대한 우선순위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당장 오는 6월 말경 공청회에서 논의될 '휘발유, 경유 등 수송용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안'에서부터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하반기에 개정할 '전력수급 기본계획'까지 수송과 발전용 에너지를 아우르는 세제개편 작업이 줄줄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첫 불똥은 석탄화력발전소로 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봄철 가동중단을 지시한 데 이어 석탄화력발전소에 쓰이는 유연탄 개별소비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논의도 커지고 있어서다.

이미 근거는 마련돼 있다. 지난해 국회에서 수차례 인상요구가 이어진 데 이어 이동규 조세재정연구원 박사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우리나라 에너지세의 분배효과 연구'에서 "한국은 OECD 평균과 비교했을 때 수송용 에너지원에 대한 과세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며 "한국 에너지 총 소비량 중 휘발유, 경유 등 수송부문의 비중은 15%에 불과하지만 에너지세 부담에서는 전체의 82%를 차지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OECD 평균 수송부문 세부담은 65% 내외인데 한국은 2014년 하반기에야 발전용 유연탄에 대한 과세가 시작되는 등 발전용 에너지에 대한 과세가 거의 없어 수송부문에서 에너지세 대부분을 부담하는 구조가 됐다는 설명이다. 대기오염 비용과 온실가스배출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큰 유연탄에 오염물질 배출계수에 비례해 최소한 LNG 발전보다 많은 세금이 부과돼야 한다는 제언도 더해졌다.

조세재정연구원의 다른 본부장도 "한국은 에너지 세수의 70~80%가 수송용에서 걷히는 불균형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다"며 "경유 가격을 갑작스레 올리면 여러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전체 에너지 세수 관리 차원에서 OECD 수준으로 발전용 에너지 세금을 늘리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한 사항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해 발주한 '수송용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안' 용역이 미세먼지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경유 가격 인상(세금 인상)을 검토하기 위해 추진된 것이지만 각종 조세저항에 대한 우려와 실효성에 대한 여러 의문들이 제기돼 발전용 에너지 세제 인상 쪽으로 우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기존의 '경제성장 중심' 패러다임 대신 '환경정책'에 힘을 실어주면서 휘발유, 경유, 석탄 등 에너지 정책에도 일대 격변이 올 것으로 보인다. 경제와 환경 사이 이른바 '새 균형'을 향한 움직임이다.

D과장은 "환경이 중요하지만 에너지업계의 오랜 기득권을 깨고 반대로 균형을 잃으면 오히려 역풍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항상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은 다시 '균형'이 중요한 셈이다. 지난 정권 대비 힘이 세진 수석실과 환경부가 에너지 정책에 균형 잡힌 결론을 도출해 내고 국민적 동의를 얻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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