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사원이 회계 공부를? 선택 아니라 의무인 이유

최초입력 2018.01.09 15:01:00
최종수정 2018.01.09 14:03:06

[직장인들이여 회계하라-94] 인기 웹툰 '미생'을 보면 치열하게 살아가는 세일즈맨의 일과를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다. 그들은 항상 새로운 가능성을 살펴보고, 그것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도전해 일의 성과를 이루어낸다. 그중 필자의 마음에 크게 와 닿는 부분은 회계를 대하는 그들의 자세였다. 그들은 모두 회계 전문가처럼 보이며, 냉철하게 상대의 숫자를 읽고 의사결정을 하는 모습이 제대로 그려져 있었다.

한 가지 생각해보자. 영업사원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대부분은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혹은 '고객관리능력을 통해 기존 고객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의 것들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리스크를 관리하는 능력'이라고 필자는 대답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10명의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해서 얻는 이득보다 그중 한 명에게 판매대금을 받지 못할 때 입는 손실이 큰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원가율이 90%인 회사가 판매가 1000원짜리 물건 10개를 팔아서 얻는 이득은 1000원이다(개당 마진 100원×10개). 만일 그중 제품 1개의 매출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회사가 입는 손실은 역시 1000원이다. 즉 10개를 팔아서 그중 1개의 대금을 받지 못하면 그 회사의 영업이익은 0원이 될 것이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9개의 이득 : 900원

-1개의 손실 : -900원(원가율이 90%이므로 제조원가는 900원일 것이다)

-합계 : 0원

이렇듯 아무리 영업을 잘하는 회사일지라도 고객에 대한 리스크가 관리되지 않는다면 소수의 고객 때문에 회사의 전체 실적이 크게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고객과 일선에서 마주하는 영업팀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아주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리스크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바탕이 회계이다.

회계 측면에서 볼 때 영업사원에게 어떠한 지식이 필요할지 간략하게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고객이 망하지 않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고객이 파산하면 외상매출금을 돌려받기가 어렵다. 최소한 아래 정도의 상식을 가지고 재무제표를 보면 당장 망할 것 같은 회사는 피할 수 있을 것이다.

1)부채보다 자본이 몇 배 큰지?

부채/자본의 비율을 부채비율이라고 하는데 가장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고 중요한 비율이다. 국내 회사들은 평균 200% 내외의 부채비율을 가지고 있는데 이보다 아주 크게 높다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

2)유동자산이 유동부채보다 큰지?

회계에서 말하는 '유동'의 기준은 일반적으로 1년이다. 1년 내에 현금화 가능한 자산을 유동자산이라고 하는데 유동부채는 그 반대의 개념이다. 즉 1년 이내에 들어올 돈(유동자산)보다 나갈 돈(유동부채)이 많다면 역시 주의해야 한다.

3)보유 현금(금융자산 포함)이 어느 정도인가?

현금이야 많을수록 좋은 것이지만, 예상되는 연간 지출액(손익계산서상 연간 총비용)보다 극히 적은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면 위험할 수 있다. 그러나 당장 차입을 가능하게 해줄 담보가 있거나, 지급보증할 여력이 있는 관계회사가 있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2. 그다음은 현금창출능력을 확인해야 한다.

현재의 재산 상태도 중요하지만, 고객의 돈 버는 능력을 봐야 믿고 거래할 수 있을 것이다.

1)영업이익보다 영업현금흐름이 큰지?

재무제표에서 확인할 수 있는 회사의 가장 기본적인 실적은 영업이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현금이 사용되고 벌어들이는 요소들은 현금흐름표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으면 영업이익보다 현금흐름표의 영업현금흐름이 더 큰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고객에게 영업이익이 존재하며, 그보다 높은 상태의 영업현금흐름이 유지된다면 한동안 큰일은 벌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2)재고자산은 회전이 잘되고 있는지?(현재 몇개 월치의 재고자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물건을 파는 회사의 경우 보유한 재고자산이 빠르게 잘 팔리는 상황을 회계에서는 '회전이 잘된다'고 표현한다. 재고자산이 안 팔려 오래 가지고 있으면 그만큼 가치가 하락할 것이고, 보유하는 데에도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보통 2개 연도 평균 재고자산 대비 연간 매출원가의 비율로 산정하는데, 가장 쉽게 예를 들자면 작년과 올해 평균적으로 200원의 재고자산을 보유한 회사의 올해 매출원가가 1200원이었다면, 그 회사의 재고자산 수준은 약 두 달치며, 1년에 약 6회 회전한다. 이 회전 숫자가 낮아질수록 회사는 건강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3. 마지막으로 고객의 성장성을 보자.

일부 고객은 자신들이 지금은 다소 부족하지만 앞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성장할 것이므로 걱정말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회사의 성장에 대한 부분은 복합적인 여러 요소(경영진 판단, 환경 변화 등)로 인해 결정되는 문제이긴 하다. 그러나 신생기업이 아니라면 과거 재무제표를 통해 그들의 주장과 현실이 부합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최소 3년이상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 성장률을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특히 영업이익률이 유지되거나 높아진다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으나 매출 성장을 위해 무리하게 영업이익을 희생시키고 있다면 좀 더 자세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회계를 경제생활의 언어로 표현하는 이유는 경제환경에서 주어지는 정보를 충분히 이해하고 활용할 때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회계는 회계, 재무팀에만 필요한 능력이라고 이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회사의 가장 일선에서 활약하는 영업팀부터 회계를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그들의 업무 역량에 큰 전문성을 부여해줄 것이 확실하다.

이재용 삼정회계법인 회계사
▲ 이재용 삼정회계법인 회계사
[이재용 삼정회계법인 회계사]

이재용 회계사는 삼정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 및 외부 교육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회계는 딱딱하고 어렵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이 회계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는 것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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