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발표한 효성 올해 주가 오를 수 있을까

최초입력 2018.01.11 06:01:00
최종수정 2018.01.10 17:15:32

효성그룹 /사진=매경DB
▲ 효성그룹 /사진=매경DB


[돈이 보이는 기업지배구조-158]
지주사 전환 발표한 효성, 주가 약발 받으려면
합병 20년 만에 섬유·무역, 중공업·건설, 산업자재, 화학 등 4개사로 분할
지난 3일 지주사 전환 위한 회사 분할 결정 소식에도 주가 상승 여력 한계
증권가 "결국은 인적분할보다 실적이 주가의 모멘텀" 중장기적으로 봐야




효성이 최근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선언하면서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많을 것입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효성T&C, 효성물산, 효성생활산업, 효성중공업 등 주력 4사를 합병한 이후 현 체제를 20여 년 동안 유지해왔던 효성. 시장에선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 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회복되지 않은 실적 때문에 불안해 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효성의 지주사 전환과 그 이후 주가 움직임에 대한 전문가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일단 효성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밑그림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효성은 지난 3일 이사회를 통해 효성을 지주회사와 4개의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는 방안을 결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효성은 투자를 담당할 존속법인인 지주회사와 분할회사인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4개 사업회사로 나뉘게 됐습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주회사인 효성은 자회사의 지분관리 및 투자를 담당하게 되고, 사업 부문에 따라 효성티앤씨는 섬유 및 무역 부문, 효성중공업는 중공업과 건설 부문, 효성첨단소재는 산업자재 부문, 효성화학(주)은 화학 부문을 맡을 예정입니다. 또한 국내외 계열사의 경우 신설회사 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계열사 주식은 해당 신설회사로 승계되고, 나머지는 효성에 존속되게 됩니다.

효성은 오는 4월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회사분할에 대해 승인 여부를 결정해 가결이 되면 6월 1일부로 회사분할이 될 예정입니다. 이어 신설 분할회사들의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7월 13일입니다.

향후엔 조현준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사업회사 주식을 현물출자해 지주회사 지분 매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지주사를 중심으로 조현준 체제가 강화될 수 있습니다. 현재 조 회장 등 오너 일가의 분할 전 효성 지분율은 37.48%입니다. 조 회장이 14.27%를 들고 있으며, 동생인 조현상 사장(12.21%), 부친인 조석래 전 회장(10.18%)이 주요 주주입니다.

효성 측은 "이번 회사분할로 분할 존속회사인 효성이 지주회사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주주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증권사들도 긍정적인 분석들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각 사의 독립적인 경영과 경영 투명성을 증대시켜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고, 나아가 각 사업부의 적정가치를 재평가 받는 계기가 될 것(하나금융투자)이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또 사업 부문별로 독립적인 경영 체제를 구축해서 경영효율성을 추구할 수 있고, 각 사업 자회사가 전문경영인 체제로 경영(대주주 일가 이사 선임 제외)되면서 지배구조 투명성이 제고되는데 특히 대주주 일가의 분식회계 및 비자금 조성 혐의로 기업가치가 저평가되었던 현상도 해소(신한금융투자)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효성의 지주사 전환 발표에도 주가는 왜 하락세일까요. 여기엔 증권사들이 내놓았던 호평 일색 리포트 속에서 주가 상승을 위해 달아 두었던 한 가지 조건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바로 실적입니다.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지배구조 개편이 곧 기업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일이기 때문에 주가에 호재일 수 있지만, 당장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입니다. 효성의 경우 지난해 2~3분기 연속으로 시장 전망치에 못미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고, 4분기 역시 기대에 못미칠 것이란 전망입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기준 효성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9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조현준 회장 등 오너가의 배임 이슈와 검찰의 수사 등이 부각되면서 주가 반등 발목을 잡았습니다.

효성은 지난 3일 지주사 전환 발표를 한 날 6.12% 오른 이후 뚜렷한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17만4500원이던 지난해 8월 10일 이후 효성 주가는 약 5개월 동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현재 13만원 후반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10일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08% 하락한 13만75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밸류에이션을 통해 효성그룹 내 각 사의 합산 시가총액(5조7000억원)을 계산해 현재(5조1000억원)와의 괴리를 계산하면 11%가량의 추가 주가 상승 여력이 이번 이벤트로 인해 발생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그러나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선 결국 실적 개선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중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선 올해 상반기 업황 회복과 밸류에이션 정상화를 고려할 때 향후 주가 상승 모멘텀은 충분할 것(신영증권)이란 진단도 있습니다.

전유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의 경우 작년에 국내 고객사로부터 받았던 신재생에너지향 수주 물량이 1분기부터 출하될 예정으로 올해는 작년보다 괄목할 만한 이익성장(646억원)이 기대된다"며 "2018년은 폴리프로필렌(PP) 30만t, 타이어코드 3만6000t 등 주요 제품의 증설효과와 제품 판매가격이 래깅효과로 반영되며 스프레드는 뚜렷한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올해는 여러모로 부진했던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을 보이며 매출액은 14조772억원(전년 대비 14.1%), 영업이익 1조963억원(34.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이번 분할 이슈보다는 이를 넘어 2018년 실적개선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고민서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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