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진 교통정리 완료, 효성의 하반기 모습은?

최초입력 2017.08.09 15:05:00
최종수정 2017.08.09 15:57:02

효성그룹 본사 /사진=매경DB
▲ 효성그룹 본사 /사진=매경DB
[돈이 보이는 기업지배구조-140] 지난 7월 20일 효성은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크게 밑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컨센서스 대비 10% 이상 낮은 수준의 영업이익을 낸 어닝쇼크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주가가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효성 주가는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7월 21일 15만8000원이던 주가가 이후 상승세를 타더니 8월 9일 17만원을 넘어섰습니다.

그 이면엔 무엇보다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있었습니다. 효성은 2분기 실적 발표와 동시에 조현준 효성 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다고 공시했습니다. 7월 20일 이사회에서 전 분기 잠정실적을 확정하면서 조 회장 선임 안건까지 통과시킨 것입니다.

이날 이사회 결정으로 조 회장은 지난해 사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후 공식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습니다. 지난해까지 꾸준히 지분율을 높여온 조 회장은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효성 지분을 사들였습니다. 지난해 초 12.68%이던 지분이 올해 초 13.8%까지 늘어났고, 효성 주가가 주춤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지분을 매입했습니다. 현재 지분은 14.27%까지 확대된 상황입니다.

이 같은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효성의 주당 배당금은 재작년 3500원에서 조 회장이 회장으로 부임한 지난해 5000원까지 늘어났습니다.

이동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7월 20일 조 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큰 틀에서 경영권 승계 작업이 마무리됐다"며 "조 회장이 회장에 올랐던 지난해 12월 배당금이 늘어났듯이 이번에도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올해 배당금도 확대될 전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지난 4월 효성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4개월 만에 사내이사로 복귀할 예정입니다. 이 부회장은 조 회장의 아버지인 조석래 전 회장과 함께 효성을 이끌어온 인물입니다.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이 부회장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조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이 부회장은 그룹 현안 및 사업 조율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효성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최고경영진 선에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3세 경영체제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조 회장과 그의 동생 조현상 사장이 구상해 온 효성 지배구조가 수면 위로 들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장은 아니겠으나 조 회장과 조 사장이 계열 분리를 하기 위한 사전 작업도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효성은 단일회사로서 이종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며 "각각의 독자적인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현대중공업그룹처럼 사업 부문별로 인적분할해 지주회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주회사로 전환한 후엔 지주사에 대한 현물출자, 지분스왑 등을 통해 조 회장과 조 사장의 지분율을 상승시키는 후속 작업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상헌 애널리스트는 "무엇보다 증설 효과로 실적 증가가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인적분할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된다"며 "사업 부문별로 인적분할하게 되면 각각의 사업 부문 기업가치의 재평가가 일어날 수 있어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여기에 3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지난 2분기 효성 영업이익은 2197억원에 그쳤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33.6% 감소한 데다 컨센서스(영업이익 2891억원) 대비로도 크게 밑돈 수치였습니다. 그러나 하반기엔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821억원이었습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베트남 정부와 프로판탈수소화공정(PDH)·폴리프로필렌(PP) 설비투자 양해각서(MOU)를 맺은 상태인데 하반기에 계약이 최종 확정될 전망"이라며 "이 프로젝트를 통한 연간 영업이익은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2분기에 이연된 중공업 부문 매출이 3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고, PP 생산능력도 기존 56만t에서 70만t으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윤진호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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