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소주 진짜 맛있나, 참이슬과 비교 시음 후기

최초입력 2017.09.09 06:01:00
최종수정 2017.09.08 15:57:37

투명한 병에 담긴 한라산 오리지널 소주. 투명한 병의 색깔처럼, 맛도 깔끔하다. /사진=공식 홈페이지 캡처
▲ 투명한 병에 담긴 한라산 오리지널 소주. 투명한 병의 색깔처럼, 맛도 깔끔하다. /사진=공식 홈페이지 캡처
[술이 술술 인생이 술술-23] 10여 년 전 제주에서 처음 맛본 한라산 소주를 잊지 못한다. 아주 차가운 한라산이었는데 독하면서도 깨끗하고 순수했다. 보드카 같았다. 충격적으로 맛있었다. 그때부터 한라산 팬이 됐다.

한라산에 대한 내 평가가 객관적이었는지 검증해 보려고 다른 소주와 비교해서 마셔 보았다. 국내 판매량이 가장 높은 참이슬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알코올 도수가 21도인 한라산, 도수가 비슷한 참이슬 클래식(20.1도), 대중적인 참이슬 후레쉬(17.8도)를 맛보았다.

이 세 가지 술을 각각 두 잔씩 마셨다. 첫 잔은 단숨에 들이켰고, 두 번째 잔은 한 모금씩 음미했다.

먼저 참이슬 후레쉬를 소주잔에 따르고 냄새를 맡았다. 알코올 냄새가 코를 찔렀다. 비릿하고 씁쓸한 맛이 났다. 익숙한 맛이었다. 클래식은 더 진했다. 진했을 뿐 맛은 후레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후레쉬에서 딱 2.3도만큼 진한 느낌이었다. 혀가 더 알알했고, 속이 더 뜨거웠다.

한라산 소주는 어느 음식에나 잘 어울린다. 제주산 흑돼지 구이를 먹을 때에는 꼭 한라산을 마셔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한라산 소주는 어느 음식에나 잘 어울린다. 제주산 흑돼지 구이를 먹을 때에는 꼭 한라산을 마셔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라산은 비교 시음한 술 3종 중에 가장 도수가 높았다. 그런데 알코올 향이 거의 나지 않았다. 맛의 차이는 확연했다. 참이슬이 훨씬 화려했다. 한라산과 참이슬의 가장 큰 차이는 뒷맛이었다. 넘길 때 참이슬에서는 매콤하고 알싸한 맛이 났다. 한라산은 깔끔하게 넘어갔다.

한라산과 참이슬 클래식을 블라인드 테스트했다. 도수가 낮은 후레쉬는 구분하기 어렵지 않을 것 같아 제외했다. 아내가 똑같은 소주잔 2개에 한라산과 참이슬을 따라 내게 건넸다. 어느 잔에 어느 술을 따랐는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단번에 한라산과 참이슬을 구분할 수 있었다. 왼쪽 잔을 먼저 들었는데, 냄새부터 참이슬이었다. 마셔 보니 확신이 들었다. 앞서 말한 맛의 차이가 선명했다. "왼쪽이 참이슬 맞지?"라고 내가 묻자 같이 사는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라산으로 만든 소맥 맛을 궁금해할 독자들을 위해 한라산 소맥과 참이슬 클래식·후레쉬 소맥을 만들어 마셨다. 맥주는 카스를 썼다. 각 소주별로 소맥을 두 잔씩 만들어서 천천히 먹었다. 술을 한 입에 넘기고, 입안에서 굴리고, 냄새를 맡아 봤지만, 다른 점을 찾아내기 어려웠다. 사실 다 맛있었다. 어떤 소주를 쓰든지 간에 비율만 잘 맞추면 훌륭한 소맥이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므로 식당에서 소맥용 소주를 주문할 때는 가장 저렴한 소주를 주문하면 되겠다.

내게 "그래서 한라산을 마시라는 거냐, 참이슬을 마시라는 거냐"고 묻는다면 "나는 한라산이 더 좋다"고 대답하겠다. 선호는 취향의 문제다. 내 입에는 한라산이, 또 다른 누군가의 입에는 참이슬이 맞을 수 있다. 다만 앞서 말했듯 두 술 맛이 분명히 다르다는 점은 꼭 짚고 넘어가고 싶다. 또 한 가지, 소주를 마실 때 한번쯤은 그 맛을 음미해 보기를 바란다.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와인잔에 소주 반 병을 따라 천천히 마셔도 썩 괜찮다.

대형마트에서 한라산 375㎖ 한 병에 약 1600원이다. 투명한 병에 담긴 것이 21도짜리 한라산 오리지널이다. 초록색 병 '한라산 올래'는 18도짜리 저도주다.

[취화선/drunkenhwa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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