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망했어도 바다다

최초입력 2018.01.11 06:01:00
최종수정 2018.01.10 14: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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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연의 폰카 아포리즘-1]

# 001

화려한 모든 것 다 내려놓고 이제 평민이 되어버린 바다

그 바다에 갔다

쇠락한 어촌에서 만난 일몰의 겨울바다는

인생과 닮았다

실패한 생이 오히려 밀도가 더 높듯

쇠락한 바다가 더 가슴에 깊게 남는다

그렇다. 바다는 망했어도 여전히 바다다

자신감 넘치던 빛나는 시간들 모두 뒤로하고

누구라 할 것 없이 결국 평범하고 초라해지는 것

그것이 인생이고 그것이 바다다

보석 같은 푸른 파도와

재잘거리는 유희가 없어서 더 바다 같은 바다

모든 것 내려놓고 평민이 되어버린 바다

그 서해 바다에 다시 가고 싶다



[허연 시인·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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