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대표하는 SUV 'XC 60' 강렬함 없어도 무결점 매력

최초입력 2018.01.10 15:20:00
최종수정 2018.01.10 15:12:41

[쉽게 쓰여진 시승기-40] 자동차 출입기자들은 어떤 차를 평가할 때는 이면에 '비공식' 수식어를 붙이곤 한다.

예컨대 친환경, 알짜 연비 시대 무지막지하게 가솔린을 먹어대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기름 먹는 하마', 얼굴은 예쁘지만 성능만 따지면 그대로 10년 뒤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럭셔리카는 '이쁜 쓰레기'다.

이 비공식 촌철살인 '뒷담화'는 의외로 핵심을 꿰뚫는 경우가 많다. 괴팍하고 주관 강한 자동차 기자들이 일관되게 비슷한 평가를 내린다는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깝다. 이렇다 보니 역설적이지만 나름대로 객관적인 경험을 바탕에 둔 평가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차, 볼보 최고 베스트셀링 카라는 XC60 비공식 평가는 어떨까. 간지럽지만 '단점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단점인 차'라는 평판이 주류다.

꼬투리 잡기 좋아하는 기자들이다. 이 정도면 거의 최상급 표현이라 봐도 무방하다. 직접 XC60 D4 AWD를 몰아보면서 완벽한 평판 면면을 해부해봤다.



목차

1) 디자인: 투박한 볼보의 시대는 갔다

2) 주행 능력 : 뭐, 고속주행만 안 한다면

3) 내부 공간 : 호불호가 갈리는 출발점

4) 안전 장치 : 단단하다

5) 가격 : 베스트셀러 프리미엄인가…인도시간이

6) 승차감: 설마 패밀리카 타고 오프로드 달리진 않겠지?



1) 디자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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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네모반듯한 왜건' 등식은 갔다. XC60 외모 최대 특징은 세련된 세단(S60)이 SUV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됐다는 점이다.

네모반듯한 대담한 헤드라이트와 볼보 특유 프런트 그릴 아이언마크가 균형감을 맞췄다. 볼보 특유의 세로형 리어램프는 브랜드 혈통을 충실히 이어받았다.

다른 수입차처럼 진한 아우라를 뿜어내는 건 아니지만 지나쳐 슬쩍 뒤돌아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XC60를 모는 가장 큰 재미는 실제로 운전하면서 이 같은 매력을 잔잔히 체감하게 된다는 점이다. 시승하는 동안 가장 즐거웠던 남들의 부러움 섞인 시선이다. 경기 과천에서 서판교, 고기리유원지, 서분당, 백운호수로 넘어가는 50㎞ 왕복 코스를 달리는 동안에도 옆 차선을 달리는 운전자 시선이 슬며시 내다 꽂힌다. 다른 볼보 왜건 라인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역시 베스트셀러는 베스트셀러다.

4690㎜의 전장과 1900㎜의 긴 전폭도 이목을 끈다. 1세대 모델 대비 더 길고(45㎜), 낮아지면서(55㎜) 실제보다 더 커다란 SUV라는 포스를 풍긴다. 휠 베이스도 기존 모델 대비 90㎜가 늘어난 2865㎜로 바닥을 꽉 움켜쥐며 안정적으로 달린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2) 주행능력 : ★★★☆

XC60는 할 수 있는 점과 할 수 없는 점이 명확한 차다. 전형적인 '도심형 SUV'로 눈높이를 맞추면 차를 사도 기대치에 크게 어긋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D4 디젤 엔진은 안정성으로 유명하다. 디젤 파워트레인이지만 시끄럽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도심에서는 정숙하고 안정적으로 운행하는 데 손색이 없다.

서스펜션 강도도 꼬집을 곳이 없다. 너무 물렁하지도 않고 단단하지도 않다. 고속으로 급커브 해도 안정적으로 회전 구간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빠르게 달리면서 차선을 변경할 때도 안정적이다.

3) 내부 공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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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석 밑 공간도 넉넉하다
▲ 조수석 밑 공간도 넉넉하다
큼직한 센터페시아와 우드 트림의 조합은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 큼직한 센터페시아와 우드 트림의 조합은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깔끔하다. XC 시리즈가 가장 자신감 있어 하는 부분 중 하나다. 단순하고 기능미를 갖춘 북유럽 디자인을 그대로 옮겨왔다. 천연 우드 트림, 크롬 스위치 등 스칸디나비아 수공예 요소도 다른 차에서 볼 수 없는 포인트다.

운전자 눈길이 자주 와서 닿는 리어 미러에도 꼼꼼히 공을 들였다. 프레임 없는 깔끔한 거울이 인상적이다.

태블릿PC를 연상시키는 세로형 9인치 센터 콘솔 디스플레이는 메뉴 글꼴과 버튼이 큼직해 한눈에 잘 들어온다. 다만 기능 버튼이 너무 많아 어르신은 쉽게 원하는 메뉴를 찾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테리어에 방점을 찍은 나무 트림은 호불호가 명확히 갈릴 것 같다.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미래형 디자인을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뭔가 언밸런스하다는 느낌을 가질 만도 하다.

대형 파노라믹 선루프는 XC90, 더 뉴 크로스 컨트리와 같은 크기로 짜여 시원한 개방감이 든다. 내부 공간이 넉넉한 만큼 수납에는 문제가 없다.

4) 안전 장치 : ★★★☆

볼보는 XC60를 통해 '안전의 볼보' 기술을 본격적으로 시험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올 상반기 중 출시될 XC40만큼 다채로운 기능이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안전망을 촘촘히 짜놨다.

전 차종에 충돌 회피 지원 기능을 추가 적용한 게 대표적이다. 자율주행 기술에 비춰 보면 아직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모든 차에 기본 탑재됐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

일정 속도를 설정해두면 속도를 쭉 유지하다가 앞차와 간격이 가까워지면 자동으로 감속하는 파일럿 어시스트 감도도 예민했다.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이 켜져 있지 않아도 차가 스스로 상황을 인식해 전방 추돌을 방지하는 안전장치가 들어 있다. 이동 중 전화 통화가 잦은 비즈니스맨이라면 애용할 만한 기능이다.

1메가 픽셀 해상도 카메라 4대를 통해 전송되는 영상을 하나로 조합해 보여주는 360도 카메라 기술도 유용하다. 주변의 장애물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답답한 공간에서도 주차하기가 용이하다.

5) 가격: ★★★

XC60는 디젤, 가솔린 엔진 등 트림에 따라 6090만~7540만원에 가격이 책정됐다. 개별적으로 주문 신청을 받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T8는 8320만원이다.

스웨덴이나 독일에 비해서는 2000만원 이상 저렴하게 국내 가격이 책정됐다. BMW, 벤츠 등 수입 SUV 시장 경쟁이 그만큼 한국에서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다만 너무 베스트셀러가 되다 보니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는 게 문제다. 실제 차를 인도받기까지 여전히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길다. 올 상반기 XC40 출시가 예정됐는데, 너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오히려 XC40 신차로 이동하는 수요도 발생할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XC40는 BMW나 벤츠 동종 모델가(약 5400만원)보다 300만~400만원 낮은 선에서 가격이 형성될 공산이 높다.

가격은 경쟁력 있지만 차를 받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별점 반 개를 뺐다.

6) 승차감: ★★★

XC40는 코너링이 심한 곳을 돌 때 쏠림현상이 있다는 게 옥에 티다. 특히 뒷자리는 승객이 불안감을 느낄 정도다. 이보다 덩치가 크고 휠베이스도 훨씬 넓은 XC60는 이런 약점은 잡히지 않는다. 강한 코너링 때 뒷좌석에서도 쏠림현상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딱 패밀리카용이다.

다만 고속 주행 때 약점이 나온다. 고기리저수지 근처 경사 20도 오르막 포장길로 차를 내몰아도 헉헉대지 않더니 안양 판교로에 들어서 빠르게 달릴 때는 승차감이 무뎌진다.

진동이 심하게 느껴진다거나 풍절음이 들리는 게 아니라 힘이 달려 차가 헉헉대면서 나오는 부담감이다.

거친 흙길을 달릴 때도 190마력, 40.8㎏·m 토크로는 힘이 달린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적어도 D4로 포장도로 밖에서 거칠게 차를 몰지 말 것을 권한다. 오프로드는 무리다. 참고로 D4 AWD 안전 최고속도는 '205㎞/h'다. D5는 220㎞/h, T6는 230㎞/h 등 참고하시길.

7) 총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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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C60는 베스트셀러다. 또 시장이 왜 이 차를 선택하는지도 합리적으로 이해가 가는 차다. 반자율주행, 오토브레이크 기능 등 안전에 대한 투자가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길어진 차량 인도 시간으로 인한 고객 불편은 여전하다. '도심형 SUV' 콘셉트를 넘어갈 때 느끼는 주행 능력에 대한 부담감도 있다.

어쩌면 XC60 강적은 동급 BMW나 아우디가 아니라 같은 XC 시리즈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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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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