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 '시간 위의 집'으로 국내 복귀한 김윤진

최초입력 2017.04.05 15:02:00
최종수정 2017.04.05 14:56:47



[비욘드 무비-155] 아들과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감옥에 들어간 여자 미희(김윤진). 25년의 수감 생활 후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 그 집으로 돌아온다. 노인이 되어 돌아온 그녀는 끊임없이 "그들이 남편을 죽이고 아이를 데려갔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유일하게 미희를 믿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던 최 신부(옥택연)는 그 집에 무언가가 있다고 확신하고, 집을 떠나라는 신부의 경고를 뒤로한 채 홀로 남은 미희는 어김없이 집 안에 또 다른 존재가 있음을 깨닫는다. 마치 25년 전 그 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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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대 초반부터 드라마 시리즈 '로스트' '미스트리스' 등 굵직한 작품으로 미국에서 활약 중인 배우 김윤진이 3년 만에 하우스 미스터리 스릴러 '시간 위의 집'으로 국내 관객을 만난다. '세븐데이즈' '6월의 일기' '심장이 뛴다' '이웃사람' 등 유독 다양한 스릴러물에 즐겨 출연했던 그녀다. 영화 개봉(4월 5일)을 일주일 앞두고 김윤진을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간만에 복귀한 국내 영화다. 선택하게 된 계기는?

▷할 수만 있다면 매년 좋은 작품으로 찾아오고 싶다. 영화는 단숨에 결정했다. 데뷔 20년인데 이런 류의 대본은 받아본 적이 없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질 수 있는 역할이고, 1인2역은 더구나 더욱 어렵다. 살아보니 기회는 생각보다 자주 오지 않더라. 왔을 때 꽉 잡아야 한다. 내가 영화를 고르는 기준은 단순하다. 내가 직접 포스터를 보고 영화관에 가서 볼 것 같은 영화. 원톱이든 아니든 중요하지 않다. 특별출연, 우정출연도 좋다.

-가히 '스릴러 여신'의 필모그래피다.

▷개인적으로 스릴러 장르를 아주 좋아한다. '세븐' '디 아더스' '식스센스' 등을 보고 자라서 그런지. 한 영화 안에서 시원한 반전이 있는 것도 좋고. 퍼즐 조각 맞추는 것처럼, 내 예측대로 영화가 맞아떨어지면 쾌감이 대단하다. 영화의 러닝타임 안에서 스릴러라는 장르가 제일 적합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한국 영화에서 특히 절박한 엄마 역할을 많이 보여줘 왔다. 이번 영화도 그렇고.

▷모성애라고 해서 다 같은 종류가 아니다. '6월의 일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엄마 역을 해왔는데 나름대로 다 다른 느낌이었다. 솔직히 여배우가 맡을 수 있는 역할 폭이 넓지 않다. 그 현실 속에서 조금씩이라도 다른 느낌을 내려고 한다. 비슷한 연기로 보일까봐 걱정이 돼서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노력해왔다. 모성애는 이제 도구, 무기 같다. 비현실적 스토리까지도 공감이 가게 만들어 주는 좋은 무기. 엄마 역을 굳이 피할 생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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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 역할이 한정적인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인가.

▷한국처럼 미국도 드라마는 여자 중심이다. 강한 여성 캐릭터가 확실히 구축돼 있는 편이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대부분 남자가 주인공. 여자가 주인공인 경우는 정말 없다.

-영화에서 노인 분장을 하는데, 정말 힘들었겠다.

▷분장 시간이 오래 걸렸다. 특수분장을 한번 지우고 나면 얼굴이 벌게져 있다. 본드 같은 것으로 붙이는 거라서. 10시간가량 분장한 채로 지나면 또 고쳐야 했고.

-한국에는 여배우가 단독으로 나설 영화 속 역할이 특히 많지 않다. 선배 배우로서 책임감을 느끼나.

▷물론이다. 우리가 좀 더 잘할 걸 하는 미안함도 있고. 지금 20·30대 여배우들이 다양한 캐릭터를 못 맡는 건 우리 세대 영화인들 전체가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재미있는 여자 영화를 만들기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되는데, 투자부터 제작, 감독, 각본까지…. 잠시라도 머물며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야 할 텐데 생각이 당연히 든다.

-한국과 미국 두 문화를 오가며 일하는 게 힘들지 않나?

▷그렇지 않다.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살다 보니 기회는 그리 자주 오는 게 아니더라. 오면 꽉 잡아야 한다. 두 마리 토끼를 잡았으니 가능한 오래 하고 싶다. 욕심 같지만 제 진짜 꿈이다.

-앞으로 맡아보고픈 역할은?

▷악역을 해보고 싶다. 진짜 미워서 꿀밤을 날려주고 싶은 밉상 캐릭터. 이런 역은 대본을 받아본 적도 없다. 왜 안 들어올까. 절반은 제 목소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늘 정의로운 역할이 온다.(웃음)

-'월드스타'라는 수식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마트에 가도 아무도 못 알아보시는 걸 뭐.(웃음) 진짜 월드스타가 되어 보라고 응원해주시는 말씀들 같다. 가끔 기사 보면 댓글 중에 '진정한 월드스타에게는 그런 수식어 자체가 안 붙는다'는 말이 있더라. 맞는 말이다.

[오신혜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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