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 반도체업계 `초비상`

최초입력 2018.04.17 17:52:16

◆ 기업 기밀유출 현실화 ◆

"산업계 충격으로는 산업안전보건법 리스크가 더 크다. 그런데 당면한 반도체 공장 영업 비밀 노출 위협에 대응하는 데도 힘이 부치는 상황이다."

17일 삼성 관계자는 고용노동부가 입법예고한 산업안전보건법 파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삼성은 고용노동부와 반도체·휴대폰·디스플레이·배터리 등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 등 전자 주력 3사가 모두 영업 비밀 노출이라는 최악의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고용노동부 간 반도체 공장 `작업환경 보고서` 공개 갈등에 중대 변수로 떠오른 산업통상자원부 `국가 핵심 기술` 판단 여부는 지난 16일 관련 전문가 위원회를 열었지만 결론을 맺지 못하고 17일 2차 회의가 열렸다. 동시에 국민권익위원회 산하 중앙행정심판위원회도 이날 삼성전자가 "본안 사건 판단이 나올 때까지 보고서 공개를 미뤄 달라"며 제기한 행정심판 청구에 대해 서면심리를 진행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휴대폰 핵심 공정의 외부 유출 리스크에 직면한 배경에는 고용노동부 결정이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 근로자가 아닌 한 종합편성채널 PD가 "삼성전자 기흥·화성·평택 반도체 공장, 삼성디스플레이 탕정 공장, 구미 휴대폰 공장 작업환경 보고서를 공개해 달라"며 요청한 정보 공개 신청을 지난달 수용하면서 `제3자`에게 공정·기기 배치도, 특정 화학물질 정보 등 영업 기밀과 연관된 보고서 내용이 모조리 노출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도 탕정 공장 관련 작업환경 보고서 공개와 관련해 정보공개 신청을 허용한 고용부와 맞서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자사 근로자들이 신청한 건에 대해 "`라인 배치도`와 `특정 화학물질 품명·사용량`은 제외하고 공개해야 한다"며 중앙행정심판위원회 등에 이의 제기 절차를 진행 중이다.

또 다른 전자 계열 주력사인 삼성SDI도 지난주 고용부가 자사 근로자의 작업환경 보고서 공개 청구를 인용하면서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이의 제기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SDI 천안공장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소형 배터리 셀 관련 영업 비밀이 공개될 수 있어 제한적 공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재계 관계자는 "국민의 알 권리와 산업계 영업 비밀 보호의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과도기적 시점에 최첨단 제조 공정을 보유한 삼성 주력사들이 지금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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