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섬으로] 외딴 섬서 누리는 힐링타임 – 맹골군도

최초입력 2017.08.01 18:19:03
최종수정 2017.08.02 09:05:01


맹골군도는 전남 진도군 조도면(鳥島面)에 딸린 섬들로 진도에서 53km 떨어진 해상에 있다. 곽도, 맹골도, 죽도 등 세 개의 유인도와 다수의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해와 남해가 만나는 끝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이중 미역섬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곽도’는 할머니 한 분만이 살고 있는 한적하고 조용한 섬이다. 낡고 투박한 선착장이 전부이지만 봉긋하게 솟아 있는 언덕배기는 여행객의 눈길을 끌만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맹골도는 곽도와 죽도 두 섬의 모섬으로 매우 기묘하고 아름다운 해안지형을 가지고 있다. 맹골도란 이름의 유래는 섬에 매가 많다고 하여 ‘매응골도’라 부른 것이 기원이라는 설과, 맹수같이 사나운 바다를 끼고 망망대해에 떠있는 섬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과거 목포에서 이틀에 한번씩 여객선이 오가던 시절에는 풍랑이 거칠어지면 맹골도 코앞에서 뱃머리를 돌리기가 일쑤였다고 한다. 그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맹탕 골탕만 먹이는 섬’이라고 푸념하곤 한다.

반면 죽도는 섬 능선이 대체적으로 완만하여 오르는 길도 힘들지 않고, 섬을 둘러보기에 적당한 산책로를 가지고 있다. 특히 서쪽해안에서는 답답했던 가슴을 뻥 뚫어줄 만큼 탁 트인 수평선과 비경을 볼 수 있다. 죽도에는 등대 기능이 마비되었을 때 종을 쳐서 해역을 지나는 배에 신호를 주는 역할을 했던 종탑이 있고, 1907년 지어져 100년 동안 바닷길을 지켜온 등대도 볼 수 있다.

예전에는 고구마와 보리 등의 농사도 짓고 살았지만 지금은 연로한 주민들만 일부 남아 있다. 하지만 뿔뿔이 흩어져 살던 죽도 주민들도 1년에 두 번은 섬을 찾아 모여드는데, 그것은 바로 미역 때문이다.

해마다 정월에는 닦이라고 하여 미역포자가 잘 붙을 수 있도록 섬 주위의 갯바위를 깨끗이 청소하고, 7월 20일을 전후해서 약 한 달간은 미역 채취를 위해 섬이 북적인다. 건조장에서 인위적으로 말려 검은 빛을 내는 미역은 최상급으로 알려져 백화점 등으로 납품된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자연 햇빛에서 건조되어 누런 빛을 띠는 미역을 휠씬 귀한 것으로 여긴다고 한다.

맹골군도는 진도 팽목항에서도 몇 시간이 걸려야 갈 수 있는 외딴 섬이지만, 여느 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유로움과 드넓은 수평선의 장관이 먼 길의 피로를 단숨에 씻어준다. 특히 죽도 해안에서의 하루는 바쁜 일상의 지친 심신을 말끔히 잊게 해주는 힐링타임이 될 것 같다.

[MK스타일] 글∙사진 / 김민수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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