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책세상] 팩트와 픽션의 조율사 ‘기자 출신 작가들’

최초입력 2017.09.14 13:13:20
최종수정 2017.09.14 13:16:32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로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대표적인 작가다. 하지만 그가 베테랑 기자 출신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후에 작가가 된 헤밍웨이는 “경험으로 배우는 게 많아질수록 더 진실에 가깝게 상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저널리스트로서의 경험이 작가로 성장하는 기반이 됐음은 물론이다.

1924년 유럽 특파원이었을 당시 파리 숙소 앞에 선 헤밍웨이. / John F. Kennedy Presidential Library


헤밍웨이는 10대에 처음 입사한 신문사에서 글쓰기의 기초를 닦았다. 직설적이고 간결한 그의 문장은 여기서 시작됐다. 소설의 한 장면처럼 그려지는 상황들, 생동감이 넘치는 묘사들에서 보이듯이 그가 쓴 기사에서는 저널리스트로서의 스타일이 돋보인다.

헤밍웨이처럼 기자 출신으로 잘 알려진 또 다른 작가로는 조지 오웰이 있다. <1984>의 작가 조지 오웰은 ‘행동하는 지식인’이 되기를 원했다. 서른 살 무렵 스페인 내전이 발발하자 오웰은 전쟁 기자의 신분으로 전장에 뛰어들었고, 민병대로 싸우기도 했다. 공산당의 음모로 위기에 몰리자 겨우 스페인을 빠져나와 완성한 작품이 <카탈로니아 찬가>다. 조지 오웰은 이때부터 정치 성향이 짙은 작가로 각인됐다.

서재에서 타이핑 중인 조지 오웰. / Photograph: Mondadori/Getty Images


<공산당 선언>과 <자본론>을 쓴 칼 마르크스도 저널리스트로서의 평가를 많이 받지 못한 경우다. 마르크스는 10년 가까이 ‘뉴욕 데일리 트리뷴’의 고정 기고자로 활동했다. 당시 마르크스가 기고한 글에서는 그가 일찌감치 자신만의 사상을 확립했고, 이를 토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음이 드러난다.

최근 작가 중에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으로 잘 알려진 요나스 요나손이 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스웨덴 일간지 기자로 15년간 활동했다. 퇴직하고 자신만의 회사를 설립한 이후에도 요나손은 타고난 기자처럼 현대사에 주목했다. 그 결과 사실과 픽션을 동시에 다뤄 독특한 캐릭터와 스탈린이 조우하는 장면들이 탄생했다.

<댓글 부대> <한국이 싫어서> 등의 작품으로 주목받는 국내작가 장강명도 기자 출신이다. 사회부, 정치부, 산업부를 거치며 국회까지 출입한 기자였다. 기자 생활 5년째에 기사 쓰는 기계인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존경하는 작가로 ‘조지 오웰’을 꼽은 장강명은 사회의 양면을 모두 보는 저널리즘적 관점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MK스타일 김석일 기자 / 도움말 : 김영진 (‘더 저널리스트: 어니스트 헤밍웨이’ 편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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