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옥상에서 배출가스5등급 차량 엔진이 초미세먼지를 뿜는 이유

최초입력 2020.10.13 15:03:34
최종수정 2020.10.15 13:15:29

사진출처:자동차시민연합



여름철 일반 에어컨이나 겨울철 히터는 전기를 사용하지만 가스냉난방기(GHP)는 차량용 엔진을 이용해 도시가스(LNG)를 사용하기 때문에 배출가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 9월 초, 서울 마포의 중학교 옥상에는 냉방을 위해 '배기량 2,000cc급 차량용 엔진이 돌아가고 있었다. 학교 측은 따뜻하고 시원해야 공부를 하니까, 1년 내내 가동한다고 했다. 배출되는 초미세먼지는 곧바로 ‘매우 나쁨’ 수준으로 올라갔고. 측정 1시간 만에 초미세먼지의 원인 물질로 분류되는 질소산화물은 최대 230ppm, 지구온난화 유발 물질인 메탄은 1,400ppm까지 올라갔다. 0.01g/km 또는 10ppm 안팎인 자동차 배출가스와 비교하면 적게는 20배, 많게는 100배 이상이 바로 측정되고 수치는 계속 올라갔다.
2020년 8월 말에서 9월 중순, 서울 마포구, 중랑구, 서초구 및 경기 파주 등 4개 지역에서 배출가스 3대 대기오염물질인 일산화탄소(CO), 질소산화물(NOx), 메탄(CH4)을 측정했다. 종합한 평균치는 일산화탄소(CO) 607ppm, 메탄(CH4) 491ppm, 질소산화물(NOx) 602ppm이 배출되었다. 자동차와 비교하면, 연간 배출량은 평균 64배, 시간당 15배, 대기 중에서 초미세먼지로 전환되는 질소산화물은 연간 215배나 배출되었다.

특히 전국의 2,219개 초중고교에서도 설치·가동하고 있는데 학교마다 실외기 한 대에서만 자동차의 수백 분 유해물질이 배출되고 있지만, 저감장치도 없고 규제도 없는 현실이다. 학교보건법 시행령에는 학교 출입문부터 50m 구간은 절대정화구역으로 저감장치도 달지 않은 배출가스 5등급 자동차들이 매연을 내뿜고 있는 셈입니다. 가스 냉난방기를 작동하면 질소산화물이나 메탄 같은 대기 오염물질이 나오고, 이로 인해 아이들이 다름 아닌 학교에서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저감장치도 달지 않은 차량 엔진을 학교 옥상에서 가동하고 있는 셈이다.

사진출처:자동차시민연합



정부는 2011년 ‘공공기관 에너지 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을 통해, 전력난에 대비한다는 취지에서 학교와 공공기관에 연면적 3,000m² 이상의 건물에 전기 대신 자동차 엔진을 사용하는 가스 냉난방기(GHP)설비를 의무화했다. 여름철 전력 피크 상승에 대비한 수단으로 2013년부터는 대상을 1000m²까지 확대하고 설치비와 요금할인 혜택까지 지원한 결과, 전국적으로 가스 냉난방기를 설치한 건물은 1만 5천 곳에 5만 5천 대, 이 가운데 학교도 2천 200여 곳에 달한다. 산업부와 환경부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저감장치도 달지 않은 자동차용 2,000cc와 2,700cc 엔진들이 전국 각지의 학교와 공공건물 옥상에서 건강과 환경을 위협하는 초미세먼지를 내뿜고 있는 셈이다. 결국, 자동차보다 초미세먼지를 200배 이상 배출하고도 아무런 규제와 검사도 없이 방치된 실정이다.

자동차의 경우엔 배출가스 허용기준치가 있어 엔진에 저감장치를 부착해 배출가스를 90%까지 줄이고 있다. 배출가스는 연료가 좌우하는 것보다 실제로 엔진기술이 훨씬 더 크게 좌우한다. 촉매를 적용하는 후처리기술(저감장치)이 엔진에서 나오는 배출가스를 90%까지 줄인다. 국내 한 자동차업체가 저감장치 성능을 시험한 결과는 미부착 시 질소산화물은 무려 810배, 탄화수소는 26배 더 배출되었다. 문제는 도입 당시 산업통상자원부나 환경부는 가스 냉난방기에서 유해 배출가스가 다량으로 배출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환경보호 차원에 대응하지 않고 있다. 일본 정도를 본받는 수준이 아니라, 자동차 엔진이면 이에 준하는 성능과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친환경이 아닌 필환경의 시대, 선진국들은 이미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로 인해 환경보호 차원에서 강력한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임기상대표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