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투자로 미국 비자 획득하기

최초입력 2021.02.17 11:14:23
최종수정 2021.02.22 08:55:43
[이지영의 웰컴USA] 미국 아마존에서 쓰레기봉투(garbage bag)를 검색하면 검정 비닐백이 나온다.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쓰레기를 내놓을 때 커다란 검정 비닐백을 사용한다. 미국 이민 초기에 장사하면서 검은 쓰레기봉투에 돈을 쓸어 담아 밤 늦게 집에 가서 돈을 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을 것이다.

여러 해 동안 필자의 뉴욕 사무실을 찾은 어느 노신사가 있었다. 은퇴 수익용으로 꼬마 상가 건물을 몇 동 장만해서 직접 관리했다.
그래서 건물을 팔고 사거나 임대차 계약서 작성을 위해, 때론 임차인과의 문제로 내 사무실에 들렀다.

70년대 이민 와서 영어 소통이 안됨에도 불구하고 미군에 들어가 고생 고생하면서 눈치 생활을 했다. 이후 뉴욕 브롱스의 흑인들이 주로 사는 지역에서 생선 가게를 열었다.

장사가 너무 잘 돼 카운터 아래 커다란 쓰레기 봉지에 돈을 주워 담았다. 언제든 강도 위험이 있었고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몸은 피곤했지만 돈이 잘 벌리니 정말 신났다.

취약한 치안 때문에 한인 상인끼리 모여 돌아가며 당번을 설 때도 있었다. 그 노신사는 말할 기회가 되면 이민 와서 죽도록 고생했거나 돈 번 이야기, 그리고 죽을 고비 등을 이야기했다. 더 일찍 이민 온 사람들도 있지만 70년대 초기 한국 이민자들의 사업성공담이다.

나는 즐거운 동네 변호사였다. 고객들의 이민과 정착에 걸친 모험기는 어릴 때 매번 들어도 재미있던 할머니의 금방망이 도깨비얘기 같았다.

초기 한인 이민자들은 궂고 힘든 일을 마다 않고 주 7일 동안 일하며 새로운 땅에 뿌리를 내려갔다. 미국에서 부동산이나 사업체를 매수할 때는 에이전트 도움을 받는다.

오랫동안 업계에 종사한 에이전트에 따르면 예전 이민자들은 웻 비즈니스(wet business, 물 관련 사업)를 주로 했지만 요즘은 성향도 업종도 달라진다고 한다.

미국에서 한인들이 많이 하는 사업은 어떤 것이 있을까. 한 유튜버가 (뉴욕 키다리쌤, 2019. 3. 20) 영상에서 몇 가지를 열거했다. 마치 내가 살던 뉴욕 한인 타운의 풍경을 영상으로 찍은 듯 그려져서 그대로 옮겨본다.

중고차 딜러, 주유소 및 마켓, 자동차 정비, 보디샵, 운수업, 음식점, 델리샵, 리커 스토어, 프랜차이즈, 꽃 가게, 양말 회사, 가발 회사, 주얼리 회사, 옷 회사, 야채 청과상, 생선 가계, 서점, 미용실, 클리닉, 약국, 치과 기공, 한의원, 컴퓨터 판매 및 수리, 용접, 연관공, 베이커리, 집수리, 세차장, 네일 가게, 세탁소, 부동산, 벼룩시장, 도시락 가게 혹은 케이터링, 조경, 빌딩 청소, 인쇄업, 은행, 여행사, 보험사, 골프 관련, 노래방, 건강 식품점, 학원, 옷 수선, 찜질방, 간판, 피부관리, 한인 관련 언론사, 인터넷 쇼핑몰, 태권도장, 무역업, 도매점, 식품 마트, 빨래방 등이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한 것 같다. 한국만큼 다양하지는 않지만 살아가는데 필요한 재화와 용역을 공급하는 다양한 사업이 있다.

생업을 영위하는 방법으로 직장을 다니며 봉급 생활을 할 수도 있지만 미국에 사는 이민 1세의 경우 자영업을 하는 분들이 많다. 당장은 주급 생활을 하더라도 궁극적으론 자영업을 희망한다.

언어나 문화 면에서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에 비해 더 많은 적응이 요구되기에 구할 수 있는 직업의 영역에 한계가 있다. 자본이 들기는 하지만 일한 만큼 경제적 대가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자기 사업이다.

사람마다 회사마다 사정이 있겠지만 사업을 위해 미국에 이민 가고 미국에서 생활하기 위해 사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이민법상 어떤 신분을 취득해야 할까.

당연히 영주권자나 시민권자 신분이면 사업하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고 편리하다. 그러나 영주권자나 시민권자가 아니어도 사업을 할 수 있는 비이민 비자가 있다. E 비자(사업 비자)와 L 비자(주재원 비자)가 그것이다.

주재원 비자란 한국 본사가 미국 지사를 만들어 경영진이나 간부(L-1A 비자) 혹은 특수 지식을 갖춘 직원 (L-1B 비자)을 파견해 미국 지사를 운영하도록 발급되는 비자이다. 경영진이나 간부(L-1A 비자)는 7년까지, 특수 지식을 갖춘 직원(L-1B 비자)은 5년까지 해당 비자를 유지하며 미국에서 사업을 할 수 있다.

E 비자(사업 비자)는 비이민 비자이다. 하지만 해당 사업이 E 비자의 규정 혹은 조건에 맞게 계속 유지되는 한 E 비자를 소지한 사업주나 직원은 갱신하며 계속 미국에 거주할 수 있다.

E 비자에는 상사 주재원 (E-1)과 투자자(E-2) 비자가 있으며 미국과 무역 운항 조약이 체결된 조약국의 국민을 위한 비자다. 대한민국은 이런 조약국 중의 하나이므로 이 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

상사 주재원(E-1)과 투자자(E-2) 비자 신청자의 자격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서비스나 기술 무역을 포함해 미국과 조약국간 조건에 부합하는 상당량의 무역을 진행해야 한다(E-1 경우).

비자 신청자가 상당량의 재정을 투자한 회사의 운영을 발전시키거나 관리하기 위해(E-2 경우) 미국에 입국해야 한다. E 비자 소지자는 E 비자 체류자격이 종료되었을 때 미국을 반드시 떠나야 한다.

2019년 미국투자이민(EB-5)의 투자금이 50만달러에서 90만달러로 (TEA 지역의 경우) 인상됐다. 그래서 미국에서 사업하며 거주하고 또한 자녀들을 미국 학교에 보내려는 사람들은 투자이민 대안으로 E-2 를 고려해 볼 만하다.

이지영 우버인사이트 객원칼럼니스트(국민이주 미국이민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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