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속 아날로그의 희소성`

최초입력 2021.02.22 10:50:52
최종수정 2021.02.22 11:06:54

세계 최고 부자 일론 머스크 (사진 출처: 조선비즈)



1. 부유한 시대 우리가 찾는 것, 부자감(富者感)

부자감(富者感)이란 말이 있다. 실제 부자인 것을 떠나 내가 부자란 느낌이 드는 것을 말한다. 부자가 된 느낌이라도 느껴보자는 것. 요즘 부자 소리 듣기가 그만큼 어렵기에 생긴 말일 것이다. 불과 30년 전 진짜 부자나 할 수 있던 것들을 지금은 일반인들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참 많다. 어린 시절에는 동네에 벤츠 한 대 있을 까 말까 했는데 지금은 강남역 사거리에 굴러다니는 차 셋 중 하나는 외제차인 듯하다.


20년 전만해도 1조(兆)란 단위는 천문학적인 단위로 보통 공상 과학 영화에서 행성 간의 거리를 말할 때나 쓰인 단어였다. 요즘 조 단위는 그냥 일반적인 중견 기업이 1년에 내는 매출이거나 이익이다. 아주 큰 대기업들은 아예 100조를 넘긴다.

그래서인지 별로 가진 것 없다고, 스스로를 서민이라고 생각하는 일반인들 조차 더 더욱 느끼고 싶어지는 게 바로 부자감(富者感)이다.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 말이다.

2. 디지털이 주는 편리함 뒤에 느끼는 박탈감(剝奪感)

알고 싶은 것도 없고 궁금한 것도 없는 시절이다. 왠 만한 건 다 네이버에 물어보면 되고 구글이 가르쳐준다.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라는 노래는 이제 지금 젊은이들에게는 전혀 감흥이 없는 제목이다. 산 너머 남촌에 누가 사는 지 알고 싶지도 않고 오히려 바다 건너 항공편으로 14시간 거리의 뉴욕 맨하탄에 사는 어느 미국인이 어떤 것에 열광하는 것마저도 우리는 다 알 수 있다.

세상에 비밀도 궁금한 것도 없는 시절. 어느 시인이 했던 말이 문득 생각난다. 자신만의 비밀을 간직하는 사람은 행복하고, 남의 비밀을 간직하는 사람은 멋지다고. 어려웠던 시절에도 우리 가슴 속에 행복이란 감정이 많이 남아있었던 이유는 각자의 마음 속에 간직한 '특별함' 즉 '비밀'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밀이야~' 예전 친구나 연인끼리 많이 했던 말. 그만큼 지켜주어야 할 것들이 많았고 또 그것을 지켜주었다.

요즘 비밀을 간직하고 또 지켜주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어려워 보인다. 다 오픈 되어 편리한 만큼 더 빼앗겨 버린 것이 많은 시대.

그야말로 편리한 박탈감(剝奪感)의 시대이다.

3. 이제 다시 귀해진 아날로그 방식

얼마 전 우리 회사에 장성규의 워크맨 팀이 와서 촬영을 해서 갔었다. 물론 지금 유튜브 들어가서 '듀오 장성규'를 치면 바로 확인 할 수 있는 콘텐츠도 제작되어 인터넷에 돌아다닌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조회수 187만 개에 댓글이 2천 3백개..

콘텐츠 자체는 그냥 평범하다. 듀오가 네이버같이 어마어마한 대기업도 아니고 그냥 작은 중견 기업인데도 관심도가 어마어마했다. 이유는 바로 듀오의 완전 '아날로그'방식의 매칭 프로세스 때문이었다. 일론 머스크가 곧 화성에 갈 것 같은 최첨단 시대에 사람이 손으로 하나 하나 만들어 내고 있는,

'완전 수작업 매칭 프로세스'.

촬영 당일에도 우리 역삼동 글라스타워 11층 사무실의 70여명 정도의 본사 매칭 직원들은 그저 화면만 물끄러미 보고 회원과 통화 중. 옆에서 눈부시게 밝은 조명들이 들어오고, 나름 이름있는 유명인이 직접 진행하는 프로그램 촬영이 이루어지는 와중에도 그들은 그저 자신의 일을 할 뿐이었다.

기계가 대신 해주는 것이 거의 없는 100% 인간이 직접 판단하고 결정하는 업무의 무서움이 이런 것. 요즘 좀처럼 보기 힘든, 절대 집중의 모습 말이다.

산만함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환경.

4. 나는 아직 비밀스런 인간이 손길이 그립다?

그날 촬영 팀이 오전 오후를 촬영하고 간 것을 모르는 매칭 직원이 대부분이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바로 그 집중의 모습이 영상으로 나간 것이다. 그날 이후 그 빛 바랜 사무실이 누추하다고 쓴 댓 글은 아직 없다. 디지털 시대 그들이 진정 목말라 했던 것은 사실 '아날로그'였던 것 같다. 그것도 자신만의 '특별함', 즉 '비밀'을 간직해 줄 수 있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대접해주길 바라는.

앞으로 비지니스맨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꼭 이 말을 전해주고 싶다. 인터넷 비즈니스( e-biz)도 좋지만 아날로그 비지니스에도 뜻밖의 기회가 있음을 말이다.

우리 모두의 마음 속 어느 구석에는 아직도 '나는 아날로그의 손길로 대접받기를' 소망하고 있기에.

정민우 우버객원기자 [듀오 회원관리부 총괄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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