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로 보는 세상 (1) 말(言)

최초입력 2016.03.22 13:00:23
최종수정 2016.03.22 13:01:39
말에는 주술성이 있다.

그 효력의 원리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인지, 단순히 심리적인 영향에서 비롯된 것인지 명확히 밝혀낼 수는 없다. 하지만 말은 한번 씨앗을 뿌리면 발아를 참 잘하는 녀석임에는 분명하다. 뱉는 순간 변화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당장에 물리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기야 하겠느냐 마는, 이미 동서양을 막론하고 말은 우리 삶을 지탱하는 하나의 에너지로 활용되어 왔다.


옛날 옛적, 우리 조상들은 머리를 내어놓지 않으면 구워 먹어버리겠다는 협박으로 왕의 강림을 기원했다. 그 결과, 삼한은 수로왕을 우두머리로 맞아들일 수 있었다. 서양은 또 어떤가. 바람 타고 날아온 유모 메리 포핀스(Mary Poppins)는 슬픔과 악운을 떨쳐준다는 주문 ‘Supercalifragilisticexpialidocious’를 노래하며 팍팍하던 가정에 행복을 불러 들였다. 제각기 바라는 바는 모두 달랐지만, 한 가지에선 공통된 모습을 보였다. 바로 말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인류보편적인 성격의 주문, 말은 분명 힘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제각기 저마다의 세상을 바꾸기 위해 살아간다.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고심하는 그들에게 나는 감히 ‘말’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작게는 나의 오롯한 세상부터 크게는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이 드넓은 세상까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장 기본 된 출발은 나로부터 나오는 ‘말’을 가다듬는 데에 있다. 조금 더 예쁘고, 보다 예리한 감각으로 빚어낸 당신의 말씨는 누군가의 뇌리에 잊지 못할 물결이 되어 파도 칠 것이다.

세상을 부유하는 말들이 넘쳐난다. 이런 때일 수록, 우리는 말에 대해 더없이 주의하고 각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 당신이 선택하는 말씨 하나가 어느 바람결을 타고 이름 모를 누군가의 가슴 속에 안착해 어떤 뿌리를 내리게 될지, 그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양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4학년 배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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