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그 이상의 즐거움

최초입력 2016.03.23 14:10:23
최종수정 2016.06.09 10:31:01
얼마 전 내 생일을 맞아 지인으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공짜 선물이라면 뭐든 좋았지만 그 중 제발 그 것만은 아니었으면 하는 선물..... 책. 그렇게 나는 책 한권을 선물 받았다. 내가 어렸을 때 책이라고 하면 정말 기겁을 하고 도망쳤었는데 순간 그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하필 가방도 안 들고 나갔던 때라 시린 손을 주머니에 넣지도 못한 채 밖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지인과 헤어졌다. 그렇게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나는 그 책이 궁금해졌다.
첫 장을 열어보니 선물해준 사람의 편지가 남겨져 있었다. 책의 내용과는 무관하게 나에게 하고픈 이야기만 쓰여 있었지만 그 편지를 읽으면서 왠지 모르게 그 책을 읽고 싶어졌다. 우리 집까지 남은 정거장의 수는 일곱 정거장. 충분히 여유 있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나는 시간이 여유 있었음에도 첫 페이지만 읽고 책을 덮어버렸다. 책을 덮은 이유는 내가 책을 싫어해서가 아니었다. 책의 내용이 내 마음을 읽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분명 사람이 책을 읽어야 하는데 책이 사람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나는 충분히 여유 있는 시간에 글을 하나하나 음미하며 읽고 싶어졌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싫어하고 증오했던 나인데 어떻게 이렇게 나도 모르게 책이 좋아졌는지 모르겠다.

어떤 상황 속에서 이 책을 읽어야 내 마음에 깊이 남아있을까 고민하던 끝에 나 홀로 해외여행을 결심했다. 출국 이틀 전에 무작정 대만 행 비행기 표를 예매하고 이틀 안에 모든 여행 준비를 마쳤다. 주변에서 영어를 사용하면 내가 조금이나마 알아들을 수 있지만 중국어는 하나도 몰랐기 때문에 누군가가 내 귀에 대고 소리치지 않는 이상 내가 다른 소리에 신경 쓸 리가 없었다. 그렇게 무모하게 무작정 떠난 대만여행. 낮에는 여행을 다니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저녁에는 책을 읽으며 내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

취업 걱정을 하며 학점에 신경 쓰고, 눈길을 돌리니 봉사활동이 보이고, 봉사활동을 끝내니 어학성적이 보이고... 그렇게 스펙에만 열중하다보니 내 자신의 인생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여행과 이 책으로 인해 나는 다시 내 인생을 되찾을 수 있었다. 내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는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 책의 이름은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영산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안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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