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재경 아나운서 “열심히 하는 아나운서로 기억되고파”

최초입력 2016.12.21 18:26:00
최종수정 2016.12.21 18:32:10
그라운드 위에서 뛰는 것은 선수들이지만, 그 뒤엔 굉장히 많은 조연들이 숨어있다. 스포츠 아나운서 역시 그 중 한 명이다. 캐스터와 해설위원이 중계방송을 이끌어가는 것이 기본이지만 2000년대 후반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의 등장은 중계방송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그라운드 리포팅부터 선수들의 인터뷰도 이젠 그들의 몫이 되었다.

스포츠 여자 아나운서들에 대해 팬들은 궁금한 것이 많다.
그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풀기 위해 올해로 세 번째 시즌을 보낸 SBS Sports 홍재경 아나운서를 만나봤다. SBS Sports에 입사한 지 몇 달 지나지 않아 바로 그라운드에 나갔고, 첫 해를 정신없이 보냈다고 회상한 홍재경 아나운서. 많은 시청자들과 팬들은 그녀를 ‘인터뷰 때 좋은 질문을 많이 하는 아나운서’라고 이야기한다.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되었으며, 그녀는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풀어냈다. 이제부터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유준상의 뚝심마니Baseball(이하 유) : KBO리그가 끝난 지 한 달이 좀 넘었지만, 여전히 바쁘시다고 들었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셨나요?

-홍재경 아나운서(이하 홍) : V리그, EPL 등의 종목들은 한창 시즌이 진행되고 있고, SBS 골프아카데미는 프로 투어와 별개로 아마추어 골퍼들을 위해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비시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 같아요.(웃음)

-유 : 올해로 3년차였는데, 1년차였을 때와 가장 크게 달라진 게 무엇인지 궁금해요.

-홍 : 일단 후배가 많이 들어온 게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그리고 확실히 준비를 할 때 무엇을 염두에 두고 준비해야 하는지에 있어서도 막연했던 1년차에 비해 조금 더 구체화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3년차 스포츠 아나운서’ 홍재경

-유 : 야구나 배구같이 감독 및 선수 인터뷰를 진행해야 하는 종목이 있는데, 팬들이 이야기하기로는 ‘좋은 질문을 많이 하는 아나운서’로 소문이 자자합니다.

-홍 : (깜짝 놀란 듯) 제가요?

-유 : 날카로운 질문을 많이 하는 것으로 팬들이 잘 알고 있고, 제 주변에선 홍재경 아나운서가 인터뷰가 아닌 그라운드 리포팅을 진행할 때에도 좋은 내용을 자주 들려준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홍재경 아나운서도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홍 : 우선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리고요. 제가 야구장에 가면 항상 넘치도록 취재를 하는 편이라 그 점이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딱 맞는 부분만 취재를 하면 좋은 정보나 그렇지 못한 정보를 가려내는 것이 어려운데, 항상 갈 때마다 만약 3 정도의 분량을 전달해야 한다고 하면 5 정도의 양을 준비해서 좀 더 중요한 정보를 이야기하다보니 질이 좋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요. 그리고 배구장에서는 사전에 취재를 하거나 애기를 하는 시간이 없는데, 사전 인터뷰를 준비할 때나 신경을 쓰는 부분이 연차가 쌓이면서 나름대로 성장을 했다고 할 수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것들을 통해 좋게 봐주신다면 기쁘고도 감사할 일입니다.

-유 : 처음에 입사하셨을 땐 주로 현장에서 업무를 보셨다면, 지난해부턴 골프아카데미나 EPL 프리뷰쇼(지난 시즌 ‘축덕쌀롱’ 포함)와 같이 스튜디오와 야외를 오가면서 촬영에 임하고 계시잖아요. 또 두 프로그램 모두 야구나 배구 중계에서 담당한 리포팅과는 조금 다른 유형이었는데, 느낌이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홍 : 확실히 스튜디오가 조용하고 집중을 하기에 더 좋고 기온이나 날씨 변화에 민감하지 않아 여자 아나운서로서 일하기엔 훨씬 더 좋은 부분이 있고요. 반면 현장은 현장감을 느끼고 선수를 직접 만날 수 있는 부분이 좋죠. 골프아카데미는 선수들을 직접 보기는 어렵고 프리뷰쇼 역시 포그바, 손흥민과 같은 선수들을 보진 않기 때문에 현장감을 느끼기 어려워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데요. 그래도 스튜디오에서 하는 게 많아졌다고 하기 보단 오히려 후배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현장을 나가서 배운 게 많기 때문에 후배들과 나눠서 현장에 나가는 게 선배로서 각자 열심히 하고 있다고 보셔도 될 것 같아요.(웃음)

-유 : 후배 아나운서들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후배 아나운서들에게 어떤 노하우를 전수했거나 혹은 전수해주고 있는지도 궁금했어요.

-홍 : 요즘 후배들이 V리그 리포팅을 나가게 됐는데요. 아무래도 후배들이 질문을 정해놓고도 어떤 것을 순차적으로 해야 할지 헷갈리는 경우가 있어서 어떤 부분을 더 명확히 하면 좋고,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 중요도를 알려주는 편입니다.

-유 : 중요도라면 방송에서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인가요?

-홍 : 네. 질문이 다섯 개 정도가 있다면, 그 중 해야 할 질문이 무엇인지 콕 집어줘요. ‘이 부분을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조언을 해 주고 있어요.



▶KBO리그 세 번째 시즌, “보통 밤 11시는 넘겨서 퇴근했다”

-유 : 이제 본격적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야구 이야기를 먼저 해보면, 입사 이후 올해가 세 번째 시즌이었는데 지난해보다 현장에 자주 나가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해요. 우선 세 번째 시즌을 보낸 소감을 듣고 싶어요.

-홍 : 작년에는 아무래도 축덕쌀롱이 있어 주말 3연전에 현장을 나가는 것이 어려웠고요. 올해도 사실은 주말 경기는 많이 나갔던 것 같고, 특히 수도권보다 지방 출장을 자주 갔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수원 KT 위즈 파크와 고척 스카이돔을 못 갔어요. 그런데 현장에 나가는 경기 수가 줄었다고 느끼진 않았어요. 매 해 항상 주어진 것을 열심히 하면 1년이 금방 지나가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얼마나 많이 나갔고 나가지 않았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요.

-유 : 현장에 나가셨던 경기들도 일찍 끝난 적이 몇 번 없던 것 같아요.

-홍 : 네... 저는 항상 치열했던 경기를 갔던 것 같은데 KIA, 삼성, LG, 한화, 두산 등 치열한 팀들의 대진을 많이 만나서 연장도 가고 보통 밤 11시는 기본으로 넘겼던 기억이 나네요.

-유 : 그렇다면 현장에 나가셨던 경기들 중에서 어떤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나요?

-홍 :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이승엽(삼성) 선수가 한·일 통산 600홈런이라는 기록을 주시하던 때가 있었어요. 9월에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 갔을 때 이승엽 선수가 ‘한 개만, 한 개만’이라고 하던 때가 있어서...공교롭게도 제가 기록 달성까지 두 개, 한 개 남았을 때 삼성 경기를 많이 배정받아서 갈 때마다 그 날 경기의 관전포인트로 이승엽 선수의 600홈런 달성 여부를 전했던 시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과연 ‘내가 600홈런의 역사적인 순간을 인터뷰할 수 있을까’, 왜냐하면 제가 하는 일이 인터뷰이기 때문에 ‘이승엽 선수의 600홈런 달성 후 인터뷰를 내가 했으면 어떨까’라는 기대감에 부풀어서 출근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유 : 결국엔 이승엽 선수의 600홈런은 홍재경 아나운서가 삼성 경기를 다녀오신 이후 추석 연휴에 나왔죠. 결국엔 600홈런 인터뷰는 못했지만, 올해 진행했던 수많은 인터뷰 가운데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뷰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홍 : 저는 넥센 신재영 선수 인터뷰가 기억에 남았어요. 신재영 선수가 결국엔 신인왕을 수상했잖아요. 저는 신재영 선수를 봄에 만났는데, 뭔가 될성부를 떡잎을 미리 만난 기회가 아니었나 싶어요. 굉장히 차분하고 무게감 있게 인터뷰를 했고, 동료 선수들이 인터뷰 도중에 장난도 치고 분위기가 좋았던 걸로 기억해서...또 저랑 동갑이기도 해서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유 : 선수들과 더불어 수많은 팬들도 만났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와 팬이 누구였나요? 식상한 질문인 것 같지만, 그래도 궁금하긴 합니다.

-홍 :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는 KIA 노수광 선수.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한창 좋은 활약을 보여줬잖아요. KIA 경기를 많이 가기도 했기 때문에 노수광 선수가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았어요. 그리고 지금은 없는 브렛 필 같은 경우 제가 입사 1년차였던 2014년 3월 시범경기 첫 리포팅을 갔을 때 인터뷰를 진행했던 선수였어요. 이후에도 갈 때마다 아나운서들 중에서 가장 좋다고 해서...저도 항상 응원했던 선수였는데,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팬들 중에선 제가 대구를 정규시즌 막바지에 많이 갔는데, 그 때 액자에 캐리커쳐를 선물해준 팬이 있었어요. 깜짝 놀랐어요. 집에도 장식을 했는데, 그 팬이 제일 기억에 남고요. 또, 방송이 늦게 끝나면 배가 고픈데 어떤 팬께선 케이크를 사주셔서 퇴근길에 케이크를 먹으며 떨어진 당을 보충했던 기억이 남아서 두 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유 : 올시즌 야구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중 가장 재밌었거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들려주세요.

-홍 : 이번에 할로윈 데이를 맞이해 야구장에 갔을 때 할로윈 분장을 하신 분들과 리포팅을 준비한 적이 있어요. 새로운 화면을 만들어간 기억이 있어 뇌리에 스치는 것 같아요.

-유 : 방송사마다 다르지만 SBS Sports의 경우, 1회와 6회 시작 전에 리포팅을 진행하시고 경기 이후 인터뷰를 진행하시는데 카메라 뒤에선 어떻게 준비를 하고 노력을 하는지 궁금증을 가진 팬들이 계시다고 해요.

-홍 : 보통 경기시작 세 시간 전에 야구장에 도착해요. 곧바로 홈팀 덕아웃에 가서 홈 팀 취재를 하고요. 이후에 저녁 식사를 끝내고 원정팀 덕아웃에 가서 감독, 선수에 대해 필요한 부분을 취재하고요. 오프닝 때 쓸 내용들을 정리하고 나면 경기가 시작되고,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중계를 들으며 메모를 하고요. 6회 때 리포팅을 준비하고, 리포팅이 끝난 이후엔 경기를 보면서 7~8회에 윤곽이 드러나면 인터뷰를 할 선수가 정해지고요. 그 때부터 질문을 할 선수에 대해 조사를 하고 기록들을 살피며 질문을 작성하고요. 그 선수의 팀이 동점이나 역전을 당했을 경우 인터뷰가 무산이 되고, 어떤 선수를 인터뷰해야 할지 계속 주시해야 인터뷰를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경기에 계속 집중해요. 별 게 없어요.(웃음)

-유 : 기록강습회를 들은 경험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런 것들을 바탕으로 중계 도중에 기록지를 쓰시나요?

-홍 : 기록지를 쓰진 않고요. 상황에 대한 묘사나 풀어쓰는 게 필요한데, 선수의 행동이나 그 때의 분위기를 글로 풀어쓰기 때문에 기록지를 쓰는 편은 아니고요. 말글로 풀어서 쓰고, 나중에 그 선수가 인터뷰 대상자가 됐을 때 그 때 적어놓은 부분을 참고하면 도움이 되고요. 해설위원들께서도 말씀하시는 부분 중에서도 많이 인용하기도 합니다.

▶골프를 사랑하는 그녀를 가장 잘 챙겨주는 프로는 누구?

-유 : 야구 스윙과 비슷한 게 골프 스윙이라고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래서 너무 뜬금없지만 골프 이야기로 넘어가려고 해요. 골프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는데, 입사 이후 진행을 맡은 두 번째 프로그램이 골프아카데미인데 진행을 하시기 전에도 골프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홍 : 저는 대학교에 다닐 때부터 골프를 배워왔고요. 그 땐 지금처럼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미래를 위해서 열심히 하기도 했고, 집에 있을 때에도 골프 채널이 틀어져 있어서 개인적으로 골프아카데미 진행을 맡았을 때 굉장히 기뻤습니다.

-유 : 골프아카데미 진행이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었다고 들었는데, 어떤가요?

-홍 : 물론입니다. 골프 레슨을 잘하시는 분들을 모셔놓고 진행하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죠. 하지만 어쨌든 실력 면에 있어선 본인이 직접 연습장에 가서 채를 휘두르지 않는 이상 귀로 듣기엔 한계가 있어요. 또 많은 분들의 다양한 레슨을 한꺼번에 들어서 헷갈릴 때도 있는데, 그래도 열정을 갖고 필드와 연습장에 자주 나가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골프아카데미같은 경우 제가 직접 질문도 만들어야 하는데, 직접 해보지 않으면 질문을 만들 수 없고요. 많은 사람들이 필드에서 골프를 잘 치기 위해 프로그램을 보는데, 필드에서 궁금한 점을 제가 아마추어 대표로 질문해야 하는데 필드를 나가지 않고 단순히 연습장이나 스크린 골프를 통해 연습한다면 질문을 할 수 없어요. 그래서 필드를 올핸 자주 나가려고 노력했고, 그러면서 실력도 좋아지고 질문을 할 때에도 공감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유 : 홍재경 아나운서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보면, 올핸 필드에 나간 흔적이 많더라고요. 확실히 골프도 많이 해본 사람이 잘하는 그런 경향이 있죠?

-홍 : 네. 아무래도 직접 나가서 해봐야 사람들이 궁금해 하거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보고, 또 그런 것들을 질문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유 : 2년간 프로그램을 진행하시면서 많은 프로들을 만나셨는데, 어떤 프로님과 가장 잘 맞았는지 궁금해요.

-홍 : 사실 많은 프로님들이 계시지만, 조도현 프로님이 잘 챙겨주시고 워낙 유머러스하셔서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고요. 또 신나송 프로님(사진 오른쪽)도 제가 프로그램 시작할 때 계셨던 유일한 여자 멤버로서 2015년 3월부터 지금까지 쭉 수요일에 저와 함께해주셨어요. 원래 신나송 프로님이 진행자로서 골프아카데미를 진행하셨는데, 제가 놓치면 같이 진행도 도와주셔서 심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유 : 프로그램 진행을 하지 않는 날에도 신나송 프로님과 자주 만나시는 것 같더라고요. 방송 외적으로도 도움이 많이 되실 것 같아요.

-홍 : 신나송 프로께서 제게 라운딩을 함께 가자고 자주 제안하시기도 했고, 지난 달에 열린 LF포인트 왕중왕전이 열렸을 당시에도 중계를 위해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며 좋은 얘길 많이 들었어요. 골프 외적인 부분으로도 도움을 많이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유 : 야구나 배구도 그렇지만 골프까지도 홍재경 아나운서께서 ‘나는 연장의 아이콘이다’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홍 : 저는 골프의 경우엔 확실히 횟수가 많아서 인정을 하는 부분이고요. 이번에 2016 SBS골프 슈퍼이벤트 LF포인트 왕중왕전만 해도 네 명의 선수가 연장을 갔기 때문에 그 때 쐐기를 박았다고 생각합니다.(웃음) 또 시상식을 진행했던 대회에서도 그랬고요. 작년엔 네 번, 올핸 세 번 연장을 가면서 뼈저리게 느꼈어요. V리그의 경우엔 남자부나 여자부 모두 풀세트를 간 적이 여러 번 있었는데, 최근에 안산에 갔을 때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 경기에서 3-0 셧아웃 승부가 나왔어요. 그래서 V리그는 무조건 풀세트를 가는 것은 아닌 것 같아서 더 이상 감독님들의 원성을 사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유 : 아, 진짜 감독님들이 그렇게 말씀하시던가요?

-홍 : ‘(홍)재경이가 와서 풀세트를 간다’, ‘네가 와서 풀세트의 기운이 감돈다’라고 장난을 치시는데 사실 풀세트로 가면 그만큼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기 때문에 시청률은 잘 나와요.



▶‘축덕’들이 주목한 그녀, 홍재경

-유 : 자, 그러면 이젠 축구로 넘어가볼게요. 원래 SBS Sports의 EPL 프리뷰쇼는 14-15시즌까지만 하더라도 정통 프리뷰 형식을 보여줬는데, 지난 시즌 ‘축덕쌀롱’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어요. 기존의 프리뷰쇼 형식에서 벗어나며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뜨렸는데, 첫 주자가 또 홍재경 아나운서였잖아요. 축덕쌀롱 첫 주자로서 당시 어땠는지, 더불어 그 이후 축덕쌀롱과 프리뷰쇼를 진행하며 느낀 점들을 들려주세요.

-홍 : 저는 첫 생방 때 너무 떨렸고요. 축덕쌀롱도, EPL 프리뷰쇼도 여태껏 제가 준비하고 훈련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형식의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힘들기도 했으나 책임감을 갖고 피디님들과 열심히 준비했던 기억이 나요. 축덕쌀롱은 진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고요. EPL 프리뷰쇼의 경우에도 연기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뭔가 저의 다른 모습을 연구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유 : 맞아요. 아나운서로서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셨잖아요. 축구팬들도 축덕쌀롱이나 프리뷰쇼를 시청하면서 ‘아나운서에게도 이런 면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홍 : 축덕쌀롱을 통해 시청자분들의 댓글을 읽어드렸고, 소감을 공유하면서 축구팬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을 보낸 것 같고요. EPL 프리뷰쇼의 ‘EPL 시네마’같은 경우에도 많은 사람들이 본 영화 등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활용해 오히려 더 친숙한 장면들을 통해 축구를 녹여내며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유 : 최근 게스트로 출연하고 계시는 라디오를 들어보니 주위에 첼시팬들이 많으셔서 올시즌 첼시를 응원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런가요?

-홍 : 아니요. 제 주위에서 친구들이 첼시를 열심히 응원했는데 시즌 성적이 안 좋아서 너무 힘들다고 해서 더 이상 응원을 못하겠다고 그랬어요. 그런데 올시즌 첼시가 정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첼시 경기를 보는 것이고요. 사실 저는 코리안리거가 속한 토트넘이나 스완지시티 등의 팀들을 응원하고요. 아무래도 좋은 활약상을 보여주면 그만큼 한국에 대한 위상도 높아지고, 이후에 바통을 이어받을 다른 선수들이 많잖아요. 그 선수들의 미래를 위해서도 한국 선수들의 자리매김이 잘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코리안리거들이 있는 팀들을 응원하게 되는 것 같아요.

-유 : 아까도 식상한 질문을 드렸는데, 이번에도 조금 식상한 질문이 될 것 같아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축구팬들이 궁금해 할 것 같긴 해요. 어느 팀이 우승할 것 같다고 보시나요?

-홍 : 저는 첼시가 우승하지 않을까 싶어요. 왜냐하면 V리그에서도 현대캐피탈이 지난 시즌부터 올시즌 초까지 정규시즌 최다연승을 갈아치웠잖아요. 또 연승을 하는 팀에겐 뭔가 그 시즌의 흐름, 분위기나 힘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최근에도 페이스가 좋은데, 분명히 밀어붙이는 저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첼시가 최소 2위 이상은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콘테 감독의 리더십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하고요. 물론 선수들이 잘해줘야 하지만, 감독의 지략의 중요성은 아마 야구만 봐도 잘 아실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많은 감독들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퇴를 하는 상황도 있기도 하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모든 선수를 아우르는 감독의 자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유 : 축덕쌀롱이나 프리뷰쇼에 출연하시면서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을 받았고,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른 적도 몇 차례 있었잖아요. 그럴 때마다 뿌듯하셨을 것 같아요.

-홍 : 저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다는 건 제가 나오고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봐주신다는 증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하고요. 그 부분에 있어선 아무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매 순간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홍재경 아나운서, “2017년을 나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해로 만들고 싶다”

-유 : 매 해마다 변화를 추구하고 싶다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는데, 워낙 바쁘게 움직이시다보니 가끔은 회의감이 든 적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혹시 홍재경 아나운서에게 그런 적이 있었나요?

-홍 : 아니요. 항상 바쁘다는 것은 자주 TV에 나온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그만큼 제 임무나 역할이 막중해졌다는 것을 느껴요. 몸이 조금 힘들 뿐이지 바빠서 나쁜 점은 없는 것 같아요. 재밌게 일하고 있습니다.

-유 : 갑작스러운 질문인데요. 혹시 초등학생 때 장래희망도 아나운서였나요?

-홍 : 저는 초등학교 때 피아니스트가 꿈이었고요. 원래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해서 피아노를 열심히 배웠던 시기였어요. 아나운서라는 꿈을 초·중·고 시절 때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대학교 때 입학 이후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유 : 조금 민감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요. 최근 한 남성 잡지 화보 촬영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란 적이 있었는데요. 저 역시 놀랐고요. 사실 화보 촬영을 두고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없진 않은데, 그런 시선에 대한 걱정도 있었을 것 같아요. 화보 촬영도 그렇고 홍재경 아나운서가 새로운 도전을 할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갖는지 궁금합니다.

-홍 : 저는 일단 그 다음 결과에 대한 두려움을 미리 생각하지 않고 그 두려움까지 예측하고 행동을 하는 편입니다. 화보 촬영의 경우에도 제가 어느 정도의 수위로 어떤 방향으로 촬영한다는 게 결정이 된 상태에서 촬영에 임했기 때문에 만약 아나운서라는 직업의 범위를 넘어서는 컨셉이 있었다면 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사전에 충분히 논의가 된 상태에서 진행됐고, 사실 안 좋은 이야기도 별로 없었어요. 과한 노출이 없기도 했고... 그래서 항상 새로운 도전을 할 때 그 이후에 일어날 일까지 계산을 하는 편이라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는 속담이 있잖아요. 항상 무슨 일을 할 때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실천을 하는 편인데 이게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유 : 마지막으로, 스포츠 아나운서로서 이제 4년차를 앞두고 있는데 팬들 혹은 시청자들에게 어떤 스포츠 아나운서로 기억되고 싶은지, 이와 함께 다가오는 2017년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도 알려주세요.

-홍 : 저는 항상 지금처럼 많은 분들이 열심히 하는 아나운서라고만 기억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잘한다는 이야기까지는 바라지 않아요. 언제나 항상 잘하면 인간이 아닌 것 같아요. 시행착오도 거치고 생방송도 많이 하다보면 실수도 분명 있을 것이고요. 그렇지만 항상 게으르지 않고 열심히 한다는 이미지만 기억해주시면 성공한 스포츠 아나운서의 삶일 것 같고요. 그리고 2017년에는 뭔가 제가 갖고 있는 한계를 넘기 위해 노력을 할 예정인데요. 아직 제가 2017년 계획을 짜지 못했어요. 하루하루를 살아가기도 바빠서.(웃음) 연말이라 특집, 일정도 많고 회식도 많은데 뭔가 2017년에는 ‘나는 그냥 이 정도까지 해야지’라는 한계를 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요.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도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요. 많은 방송국들의 포맷이 바뀌고 있잖아요. 2017년에도 뭔가 새로운 도전이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한계를 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겁니다.

*스포츠 아나운서로서의 홍재경의 인터뷰는 인간미가 묻어났다. 더불어 끊임없는 자기연구를 통해 발전하고 있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가오는 새해에도 동분서주할 그녀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글: 유준상의 뚝심마니Baseball / 사진: 홍재경 아나운서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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