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도 내진설계가 필요하다

최초입력 2017.09.08 16:17:24
최종수정 2017.09.08 16:17:48
교육부에서 수능개편안을 1년 유예하면서‘폭탄 돌리기’라는 유행어가 생겼다. 우리 사회에서 어쩌다가 입시가 폭탄이 되어버렸을까? 이와 같은 배경에는 고입은 대입과 맞물려있고 대입은 취업이라는 계층 이동 사다리와 맞물려있는 사회 환경 때문이다. 게다가 고입도 이르면 내년부터 외국어고, 국제고, 자율형 사립고의 우선 선발권이 폐지되고 일반고와 동시 선발이 예상된다. 이로 인해 중학 2학년은 갑자기 고입부터 시작하여 1년 뒤 첫 개편 수능인 대입까지 혼란이 한층 가중되는 입시폭탄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중학 3학년은 2015 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되어 자유학기제를 거쳐 왔으나 내신과 수능의 엇박자 속에 현행 수능체제에 적응해야하는 절름발이 교육대상이다.
이는 학습자의 자율성과 창의성 신장을 바탕으로 한 융합형 인재양성을 목표로 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큰 흐름으로 인하여 과도기적 부작용이 어느 정도 예상되어 온 대목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숙고는 뒤로 하고 졸속으로 생산된 수능개편안은 구조적으로 폐기 또는 유예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입시와 같은 교육제도의 큰 틀을 바꾸려면 내신, 수능, 대학별고사와 같은 삼각 수레바퀴를 점진적으로 같이 개선해 나가야한다. 수능만 절대평가체제로 전환한다는 발상은 내신의 무한경쟁과 대학별고사를 강화시킬 뿐이다.

그러므로 1년 뒤의 개편 수능 방향은 절대평가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고교학점제, 고교내신 성취평가제 등의 도입이 예상된다. 그러나 고교학점제의 기반이 되는 고교내신 성취평가제를 도입하려면 고교 현장의 수업 모형 및 평가의 여력과 내신과 수능의 절대평가 기조에 따른 대학별고사의 난립을 막을 방안이 선행되어야한다. 또한, 2년 뒤가 되면 고1,2,3학년의 교육과정과 수능체계가 학년마다 달라서 고교 진학지도의 어려움은 간과하기 힘든 현실이다.

이러한 공교육의 교육철학의 부재로 인한 혼란과 부작용을 사교육을 범죄시하는 비판으로 땜질하여서는 안 된다. 제도 혼란을 부추기며 광고를 통해 홍보를 할 수 있는 사교육기관은 경제적 여력이 풍족한 몇몇 사설 기관일 뿐이다. 대부분 사교육 종사자는 학부모나 학생에게서 을의 대접을 받을 뿐만이 아니라 정부나 금융권으로부터도 여타 직업에 비해 평등하지 않은 지위를 부여 받고 있다.

그러므로 교육부에서는 1년 뒤 우리의 꿈나무인 중2,3학년 학생들이 학업에 뿌리를 튼튼히 내려 국가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른바 백년대계 교육의 방향타가 되는 내진설계가 된 교육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김희선 김선 입시컨설팅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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