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와 로또의 확률비교

최초입력 2018.01.08 10:17:31
최종수정 2018.01.08 20:57:56

사진:픽사베이



나 자신을 비롯하여 대한민국의 자녀를 가진 모든 부모는 서울대생의 자녀가 있었으면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그런 희망이 현실로 되는 것은 최상위 성적을 가진 자녀를 가진 0.5%의부모만이 누리는 즐거움이다. 그러나 성적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고 운도 많이 작용하기도 한다. 2018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 경쟁률이 유독 낮거나 미달이 된 학과도 있으니, 원서를 넣을 때의 상황에 따라 운명은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서울대 합격을 로또 복권의 당첨과 같은 경우라고 생각한다.
복권은 누구나 살 수 있지만, 당첨은 인간의 의지와 노력으로는 도저히 되지 않는다. 그러나 로또 복권을 사지 않는다면 당첨의 기회조차 기대하기 힘든 것이다. 마찬가지로 서울대 합격을 위한 도전은 누구나 할 수 있으나 합격이라는 결과는 지원자 풀에 따라 달라지므로 지원자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복권에 당첨되면 기쁘듯이 서울대에 합격하면 기쁘다. 그렇지만 로또에 당첨되지 않았다고 해서 인생이 절망적이지 않은 것처럼, 서울대에 불합격해도 인생이 절망적이지는 않다. 오히려 서울대를 위한 노력으로 인하여 현재의 상황보다는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로또당첨 확률보다 높다

로또 복권은 1부터 45까지 45개의 숫자 중에서 6개의 숫자를 맞추면 1등이 되는 복권으로, 1등이 될 확률이 약 814만 분의 1로 번개 맞을 확률보다 적다고 한다. 또한 2등이 될 확률은 약 135만 분의 1이고 3등이 될 확률은 3만 5천 분의 1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복권을 살 차례를 기다리고, 매주, 또는 자주 복권을 구입하고 있다. 그것은 언젠가 자신은 로또 1등에 당첨될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누구나 다 1등에 당첨될 것 같은 희망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렇게 되기 위하서는 복권을 사야하는 귀찮음은 감수해야 한다.

많은 부모들은 로또에 당첨이 되어 부자가 되는 꿈을 꾸면서 복권을 산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은 합격을 생각하고 그런 준비를 잘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의 대학이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은 그것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해 무관심하다. 여러 매스컴에서 나오는 조각난 정보들을 엮어서 나름의 기준을 정하고는 안일하게 대응하는 것 같다. 그러니 많은 시간은 지나고, 제대로 준비하여 놓은 것은 없이 입시가 코앞에 다가오곤 한다. 그저 당황하고 자신은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고 푸념하는 일이 잦다.

한 해에 서울대에서 모집하는 인원은 약 3,300여명. 이중에서 약 80% 가까이를 수시 선발전형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선발한다. 해마다 수험생이 약 60만 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합격확률은 약 200분의 1이다. 이는 약 0.5%로 로또에 당첨될 확률보다 더 높다. 서울대를 비롯하여 최상위권 대학의 입학정원을 2만 명이라고 할 때에 최상위권에 합격할 확률은 30분의 1로 높아진다. 서울대에서 제시하는 학생부 종합전형의 요구사항을 충실하다보면 다른 최상위권 대학에서도 매력을 갖고 선발할 자격을 갖추게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서울대 학생부 종합전형에 도전하는 것은 로또복권 구입보다 훨씬 더 승률이 높은 것이다.

● 자녀의 당첨확률을 높이자

그런데 로또 복권을 사면서 1등이 될 꿈을 꾸는 사람들이 자녀에 대해서는 최고의 대학생이 될 확률은 무시하는 것 같다. 서울대나 최상위권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많은 학생들보다 좋은 성적을 유지해야 하고, 본인의 의지가 강해야 하며, 꾸준한 노력으로 장기간 견디어야 하는 점이 어렵기는 하다. 그리고 많은 의식 있는 사람들이 함께 도전하고 있는 목표이기도 하다. 정보력과 경제력에서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도전하는 어려움이 있기도 하다. 로또 복권처럼 단순하게 번호만을 골라서 당첨자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자료를 가지고 선발하기 때문에 더욱 부담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부모 스스로 자녀의 한계를 정한다면 자녀가 가진 확률을 아예 없는 것처럼 여기는 것이다. 그러한 인식하에서 자녀들은 자신들이 성공할 가능성을 더 갖지 못한다. 부모들은 자녀들의 장래에 희망을 가져야 한다. 복권을 사면서 1등을 꿈꾸듯 자녀를 보면서 성공자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

어떤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로또 복권은 다음 주에도 기대를 걸어볼 수 있고, 돈만 내면 사는 것이니 마음의 부담은 없다. 그러나 자녀는 오랜 시간을 준비해야 되고, 확률도 알 수 없다. 대학을 나와도 취업도 쉽지 않고… 그래서 서울대를 준비하는 것이 복권 사는 것보다 더 확률이 적은 것 같아요.”

사진:픽사베이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비관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다. 내 경험으로는 그렇다. 서울대를 준비하다 보면 서울에 있는 대학은 충분히 갈 수 있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투자대비 결과를 미리 알고 싶어 하거나 자신들이 해야 할 일들이 많기 때문에 겁을 먹고 있는 경우에는 비관적이다. 용기가 필요하다. 인내도 필요하다. 모든 것을 내려놓기 힘들지라도 아이를 위해서 엄마나 아빠의 욕심과 기준을 내려놓고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아이가 힘을 내도록 자존감도 높여주어야 한다. 단순한 로또 복권을 사는 것과는 굉장한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살아있는 나의 후손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로또 복권은 구입하는 수고만 하면 되고, 당첨이 되지 않으면 다음을 기약하면 된다. 하지만 자녀의 대학진학은 자녀 스스로가 움직여야 한다. 그것을 응원하고 지지하며 기다려 주어야 한다. 로또는 당첨이 되지 않으면 다음 주에 부담 없이 다시 구입할 수 있지만, 자녀는 대학에 실패하면 1주일이 아니라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한 자녀들이 힘을 내도록 많은 부분에서 인정하고 지지해주면 좋겠다. 그래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 위 칼럼은 필자의 저서 《중위권 내 아이 서울대 따라잡기》의 일부를 수정 편집한 것임.

[배상기 서울 청원고등학교 교사]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