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가 닳도록 스페인어] 발렌시아, 놓치지 않을거에요! part 2

최초입력 2018.04.02 10:05:16
최종수정 2018.04.02 18:14:41
③ 한 손엔 오렌지주스, 한 손엔 오르차타!

발렌시아에 가서 가장 좋았던 점을 하나 꼽자면, 직접 오렌지를 착즙하여 만들어주는 오렌지 주스(zumo de naranja)를 거리 곳곳에서 사먹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사실 스페인의 남부지역 등을 여행하다보면 광장이나 거리에서 오렌지나무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스페인에서 오렌지나무는 매우 흔하다.

사진출처: 프리픽



그런데 우리가 오렌지라고 하면 고정관념처럼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오렌지 품종은 바로 발렌시아 오렌지라고 한다. 이름 때문에 발렌시아에서 재배되고 발렌시아가 원조인 오렌지로 착각할 수 있겠으나, 미국에서 넘어간 것으로 이 지역의 좋은 태양으로 많이 재배되는 오렌지가 전 세계적으로 많이 소비되는 오렌지 품종과 일치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니 흥미롭다.

신맛이 덜하고 단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어찌됐든 이 발렌시아 오렌지를 그 자리에서 착즙해주어 먹어보면 인공감미료가 첨가된 다른 과일주스의 맛은 더 이상 상상할 수 없게 된다.

오렌지주스와 더불어 발렌시아에 오면 꼭, 정말 꼭 먹어봐야 하는 전통 음료가 바로 오르차타(Horchata)이다. 지금은 건강을 위해 견과류를 챙겨먹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타이거너츠’가 사람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지만, 내가 유학하던 때만해도 ‘타이거너츠’라고 불리는 이 음료의 재료, 스페인어로 ‘chufa’가 한국에서 그렇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우리나라의 ‘미숫가루’정도에 해당하는 곡물음료라고 오르차타를 인식했던 것 같다. 우유, 설탕, 계피가루와 함께 달달하고 시원하게 마시는 곡물 음료가 얼음 동동 띄워 달달하게 타먹는 미숫가루 같았기 때문이다.

평소에 콩가루, 두부, 깨죽 등 고소하고 구수한 타입의 음식을 좋아하던 나에게 오르차타는 발렌시아에서 맛본 최고의 음료였다. 오르차타를 접한 뒤 나중에 살고 있던 바르셀로나로 돌아와보니 오르차타맛이 나는 사탕이나 아이스크림등을 파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여름에 발렌시아에 방문하면 새콤달콤한 오렌지주스와 달콤하고 시원한 오르차타를 번갈아 마시며 더위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④ 바다와 예술, 과학이 공존하는 도시

축제와 먹을거리 뿐 만 아니라 발렌시아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바다와 예술, 과학이라는 다시말해 자연과 예술 또는 교육이라는 테마가 한데 어우러져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도시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 핵심에 바로 발렌시아 예술 과학 단지(Ciudad de las artes y las ciencias)가 있다. 발렌시아출신의 유명한 건축가인 산티아고 칼라트라바(Santiago Calatrava)가 디자인한 이 곳은 바닷가와 가까운 부지에 ‘레이나소피아 오디토리움’, ‘헤메스페릭’, ‘펠리페 왕자 과학박물관’, ‘아고라’, ‘움브라클레’ 총 다섯 개의 건축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건축물들이 함께 어우러져 연출하는 모습만 보더라도 장관이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예술작품, 펭귄, 남극 등과 관련한 자연을 테마로 한 전시물과 더불어 과학을 테마로한 다양한 실험과 체험, 심지어 돌고래 쇼도 볼 수 있다. 그래서 발렌시아는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는 가족들이라면 햇살 아래 바다도 즐기고 아이들과 다양한 볼거리와 과학과 관련한 교육적 체험들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최적화된 도시이다.

과학단지 주변을 거닐고 구경할 목적만으로도 충분히 가볼만 한 곳이니 발렌시아에 가면 꼭 잊지 말고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태양과 바다, 빠에야, 오렌지, 오르차타, 토마토축제와 불꽃축제, 예술, 과학이 한데 어우러져 교향곡을 이루는 도시 발렌시아를 놓치지 말자!

[곽은미/마르가 스페인어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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