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아이, 상위권 대학 가능할까?

최초입력 2018.01.10 11:23:52
최종수정 2018.01.10 20:00:18

사진:픽사베이



한국의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은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실제로 내가 학생들을 지도해본 경험으로는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 도전하는 것을 매우 두려워하였다. 특히 최상위권 학생들이 최상위권 대학에 지원하는 것을 몹시도 꺼려하기도 한다. 이런 학생들을 설득하여 서울대를 보내고 최상위권 대학에 지원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학생들도 가고 싶기는 한데,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 과거 경험의 명암

내가 고3부장을 처음 맡기 전에는 서울대를 지원한 학생이 우리학교 재학생의 약 2.5%였다. 나는 더 많은 학생들이 최고의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우리가 일반고라 하더라도 최소한 서울대 지원자는 재학생의 5%여야 하고, 합격자는 재학생의 2%는 되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되려면 지원자의 40%를 합격시켜야 하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학생들이 최고의 대학에 지원하도록 하는 정책을 폈다. 그러나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서 실제적인 성과가 어렵다는 교사들의 의견이 아주 지배적이었으며, 학생들도 나의 말을 믿지 못하였고 부모들도 경계심을 나타냈다. 나는 나의 비전에 확신을 가졌으며 실제로 서울대 지원자는 재학생의 5%를 유지하였고, 1단계 합격자는 재학생의 2%, 최종합격자는 재학생의 1.5%를 달성할 수 있었다. 그렇게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자 교사와 학생, 부모들은 나의 말에 동조를 하였고 힘을 합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교사들과 학생들, 그리고 부모들이 최고의 대학에 대해서 가진 소망과 두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과거에 시도해보지 않았던 시도는 합격을 보장할 수 없기에, 마음 적으로 합격의 가능성이 큰 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최고의 대학에 대한 욕망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자신이 도전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 합리화를 시도하고 있었고 잠재의식적으로 그런 합리화가 옳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어 하였다.

즉 “나는 이러이러해서 안 된다.”는 생각으로 자신을 제한하면서 그렇게 제한하는 것이 아주 타당한 것으로 만들고 있었다. 그에 대한 대안은 자신의 소망과 꿈을 접는 것이었다. 최고의 도전으로 꿈을 실현하는 과정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위험이 적고 편한 길을 선택하고 합리화하면서 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과거의 경험과 자료는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힘이 있다. 내가 3학년 부장을 하던 첫해에 많은 교사들이 반대했던 이유, 학생들이 믿지 못했던 이유가 타당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숫자적인 결과와 경험은 그 이면에 숨어있는 잠재능력의 계발이라는 측면을 간과하기에 큰 기회를 놓칠 수 있는 어리석은 것일 수도 있다.

● 두려움을 이기는 용기부터

두려움은 서울대를 비롯한 최고의 대학에 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가진 가장 큰 적이다. 이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서는 합격의 영광을 누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순신 장군은 명량해전 전에 선조 임금에게 보낸 편지에서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사옵니다. 죽을 힘을 다하여 싸운다면 못할 것도 없사옵니다.>라고 하였다. 일본군의 배 330척에 대비하면 12척은 아주 초라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은 330척과 비교하여 조선의 수군이 초라하다고 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 비하여 12척이라도 있기 때문에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말하였다. 영화 《명량》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군졸들과 백성들 사이에 독버섯처럼 퍼진 두려움을 극복하면 이길 수 있다고 아들에게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하여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백성들과 군졸들이 갖고 있는 두려움을 용기로 바꿔서 승리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순신 장군은 숫자적으로 두려움을 갖는 것보다 능력적으로 가능성을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자신의 인생을 통해서 나온 것일 것이다. 그러나 일반 군졸들과 백성들은 외형적인 숫자와 규모에만 시선이 가서 두려움에 떨었던 것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서울대를 위한 준비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권한다. 그것은 수시전형에 지원하는 6개 대학 중 하나의 대학으로 선택할 수 있는 여지일 뿐이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선택한 6개 대학이 모두 합격할 필요는 없는 것이며, 모두 합격하였다고 해서 다 등록하고 6개 대학엘 다닐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고 싶은 최고의 대학에 지원하고, 평소에 가고 싶었던 대학에도 지원하면서 최고의 대학에 합격하면 감사한 마음으로 다니고, 그렇지 못하면 원래의 원하던 대학에 다니면서 자신이 준비를 덜 했다고 생각하면 서울대나 최고의 대학을 도전하고 준비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어차피 합격은 지원한 학생들의 구성에 따라 달라지므로 내가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다만 지원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용기 있게 결정하면 된다.

나는 컨설팅을 하면서도 현재 학생의 상황을 보여주는 숫자에 얽매이지 않을 뿐 아니라, 현재의 숫자를 기반으로 미래의 결과를 예단하지 않는다. 현재를 기반으로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한 가능성과 방안을 진단하고 코치한다. 내 경험상 그렇게 하는 것이 학생들이 더 좋은 대학에 많이 진학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의 학생들과 부모들은 작은 숫자를 너무 분석하여 자신과 자녀들을 더 두려워하게 만든다. 그러나 실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서울대에서는 교과 성적의 등급이나 수상기록의 숫자에 얽매이지 않고, 학교생활기록부의 페이지 수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그냥 자신들이 정해놓은 규칙대로 학생을 선발한다. 그러니까 교과 성적 1.9 등급의 학생이 의대를 합격하고, 1.0의 완전한 성적의 학생이 불합격을 하는 것이다.

서울대 도전을 두려워 말자.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현재의 수준으로 자신을 평가하여 자신의 가능성을 제한하지 말자. 앞으로 노력하면 변화가 되고, 더 우수하게 될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자. 두려워하지 않는 학생만이 제대로 준비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의 나를 돌아보아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기 전에, 현재의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목록을 작성하고 전략을 세워서 차근차근히 해 나가면 된다.

학생은 자신을 무능력하게 보지 말고, 부모는 자녀의 능력에 한계를 두지 말자. 자녀가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대학 진학을 위한 어떤 과정에서든지 탈이 날 수 있어, 재수를 하거나 자신이 목표한 대학보다 훨씬 낮은 대학에 갈 수도 있다.

※ 위 칼럼은 필자의 저서 《중위권 내 아이 서울대 따라잡기》의 일부를 수정 편집한 것임.

[배상기 서울 청원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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