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에 주연을 못하면 조연이라도 하라

최초입력 2018.04.10 11:41:47
최종수정 2018.04.10 20:23:28
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심으로 평가한다. 많은 대학들이 학교생활기록부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학업관련 항목들이다. 즉 교과 성적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다. 이 부분의 기록이 당락의 중요 변수가 되므로, 학생들은 학업 관련 모든 활동에서 능동적이어야 한다. 교사가 지명하고 시킬 때를 바라지 말로, 스스로 수업의 주연이 되고자 노력해야 한다. 주연을 할 기회가 없다면 조연이라도 하여야 한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이제는 대부분의 대학에서 학생들을 선발하면서, 고등학교 수업 방식을 변화하라고 요구하고 있기에 고등학교에서도 수업방법에 많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교사가 혼자서 강의를 하거나, 1,2학년부터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수업은 사라지고 있다. 대신 학생 중심으로 학생들이 참여하는 참여형의 수업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발표와 참여의 기회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 모든 학생에게 기회는 동일하다

필자도 수업시간에 어떻게든 학생들을 참여시키고자 애를 쓴다. 그런 방편의 하나로 질문교수법을 많이 활용하고자 노력하는 편이다. 필자가 질문교수법을 연구하고 좋아하기도 하지만, 교사가 어떻게 질문하는가에 따라서 학생들의 수업몰입과 사고의 깊이, 배움의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2015 개정 교육과정, 학생부 종합전형 등이 어우러져 더 많은 질문을 하려고 한다.

이렇게 질문을 해도 대답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상위권 학생들이다. 대답을 하지 않는 학생들은 자신이 ‘정답’을 맞힐 자신이 없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오답을 대답하였을 경우에 쏟아질 비난을 두려워하여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사들이 하는 질문은 정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의 질문이다. 이런 질문은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고, 그러한 질문과 대답을 통해서 학생을 참여시키는 수업을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예습과 복습을 조금만 한 학생이라면 교사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충분히 할 수 있다.

발표시간을 주어도 경향은 비슷하다. 몇 학생만이 발표를 하겠다고 지원을 한다. 대부분이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다. 나머지는 조용하다. 이유는 대답을 하지 않는 경우와 똑같다. 정답인지 자신이 없고 다른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이러한 현상 때문에 교사가 모든 학생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려고 해도 그렇게 되지 않는다. 학생이 예습과 복습을 조금만 해와도 충분히 발표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간혹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만 발표를 하거나 대답할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필자를 비롯한 많은 교사들은 전체 학생들에게 공평하게 공지를 한다. 그리고 지원자를 받는다. 때문에 어느 특정한 학생들에게만 기회를 주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학생들이 자원하면 기회를 모두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주려고 노력한다. 때문에 상위권 성적이 아닌 학생들도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아주 훌륭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 미리 준비해야 기회가 찾아온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수업시간에 주연이 되고자 하는 노력을 하라고 권한다. 자신의 실력이 아직 부족하거나 용기가 없어서 주연이 힘들다면 조연이라도 하라고 권한다. 스스로가 조연하겠다고 결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수업 준비를 잘하면 자연히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필자는 요즘 수업시간에 조별 활동을 한다. 그리고 조별로 발표를 하라고 한다. 누가 발표할 것인가를 정하라면 많은 조에서 가위 바위 보를 하여 발표자를 정한다. 이유는 서로 발표를 꺼려하기 때문이란다. 그런 조는 발표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억지로 발표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이 충실히 준비했다면 용기 있게 발표하라는 필자의 주문이다.

필자와 같은 교사들은 수업시간에 용기 있게 대답을 하고 발표를 하는 학생을 좋아한다. 그가 성적이 아주 좋던 아니던 상관이 없다. 다만, 고등학교 수업이니만큼 대답이나 질문의 수준이 고등학교 평균 수준은 되어야 한다. 교과 내용과 관련된 것이면 훌륭하다. 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 지금부터라도 시도하기를 바란다. 예습과 복습을 한다면 기회는 늘 올 것이다.

이제 시대는 바뀌고 수업도 바뀌고 교육과정도 바뀌었다. 수업시간에 착하고 얌전한 수동적 수준에 머물지 마라. 충분히 대답하고 발표하는 주연이 되어라. 주연이 될 수 없다면 조연이라도 되라. 군중 속의 한 사람으로 헤아려지는 엑스트라는 되지 마라. 누구도 강요하고 권하지 않는다. 자기 스스로가 권하고 강요하라.

교사가 자신을 알아주기를 기다리기 전에 손을 들고 나서라. 수업 목적에 맞는 발표를 하고 대답을 하라. 그 학생이 수업의 주연이고 조연이다. 그런 학생을 교사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런 학생들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이것은 숫자로 표시된 점수 이상의 가치가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배상기 서울 청원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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