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한국인의 아마존 개척사

최초입력 2017.03.24 20:51:53
최종수정 2017.03.24 20:57:31
브라질 한국인이 아마존을 개척하려던 시도가 있었다. 1962년부터 한국인들은 브라질에 농업이민을 가기 시작했는데 브라질에 이민 온 오응서 씨 등이 주도하여 혼도니아(Rondônia) 주정부에 아마존 개발 계획을 제출했다. 당시 브라질은 아마존 지역을 국내 노동력으로 개발할 수 없어 방치하고 있었다. 1966년 3월에 주 정부는 “귀하가 제출한 계획서의 11개 항복을 그대로 수리하고 이에 허가한다. 즉시 대표자로 하여금 현지답사와 지역선정을 하라. 리우데자네이루 공군기지에 전용기를 대기시켰으니 이 전문을 갖고 출발하라” 라고 개발 계획을 승인했다.

혼도니아 주정부의 한국 농장 허가 공문

1966년 5월 26일 ‘아마존 개척단’의 선발대가 구성되었다. 교민단체였던 한백문화협회를 통해 대원을 모집했다. 서독에 광부로 갔다가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브라질로 온 청년들도 신청했다. 오응서씨를 단장으로 하여 한국 청년 12명, 농사지도원 즈다 (일본 농대 출신, 농업기사), 법률지도원 Milleno (브라질 변호사, 상파울루주 고문 변호사), 행정지도원 Waldmil (전 혼도니아주 농림국장) 등으로 선발대가 구성되었다. 개발대상지역은 연방직할주 혼도니아주 수도 Porto Velho시에서 16킬로미터 지점에서부터 아그레주로 향하고 볼리비아의 관문인 Guajaramilim 근처까지의 마데이라 강변이었다.

한국인의 개척지역 위치

현장에 도착한 선발대는 밀림의 나무를 베어 농지를 확보하는 작업을 했다. 낫, 장도, 도끼 등으로 잡초와 넝쿨을 자르고 통로를 만들며 밀림의 목표지에 도달해서 도끼로 큰 나무들을 찍어냈다. 수개월의 작업으로 6000평방미터의 농지를 확보했다.

개척대원들이 만든 본부 막사

밀림에서 잡초 제거하는 모습

농지에서 재배할 작물은 후추로 선정했다. 원시림은 큰 나무들이 양분을 모두 흡수하여 토질이 사토에 가깝다. 썩은 나뭇가지와 낙엽이 쌓인 지표 30센티미터 정도만이 비옥하다. 사토에서는 열대성 덩굴 종류의 작물만이 가능하여 국립농업시험소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후추를 선정한 것이다. 묘목을 본격 이식하기에 앞서 후추를 시범적으로 재배했고, 자가 수요용으로 만지오까 (고구마 일종), 야채, 옥수수 등도 심었다.

그러나 3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범단지에 이은 2단계의 농지개척 사업은 실패했다. 밀림에서 중장비 없이 시작한 작업은 역부족이었다. 말라리아, 독충, 과로 등으로 대원들이 쓰러져 갔다. 브라질 정부의 2단계 지원 계획도 중단되었는데 초기에는 식량, 의료, 농업지도, 교통편 등의 지원이 있었고, 개간영농자금의 융자알선까지도 준비 중에 있었다. 그러나 1969년에 혼도니아주 의회는 한국인 농장에 브라질이 국고를 부담하는 것은 중단되어야 하며 국고는 브라질인 노동력을 투입하는 형태로 집행되어야 한다고 의결했다. 배경에는 외국인들인 아마존을 소유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곧 브라질 정부는 1969년 외국인의 브라질 토지 취득을 금지하는 ‘국유지 관리법’을 제정했다. 당시 아마존 하구의 파라(Para)주의 국유지 300만 헥타르을 분양받고󰡐챠리 프로젝트󰡑를 착수했던 미국업체도 철수했다.

아마존 개척단에 참여했던 단원들 이후 뿔뿔이 흩어졌다. 지금은 대부분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오지를 개척하려는 한국인의 정신은 이어지고 있다. 1995년 아마존의 수도인 마나우스(Manaus)에 우리나라 삼성전자, LG전자, 서울전자통신이 공장을 설치하여 가동 중이다. 1995년부터는 한국교회의 선교 사업이 시작되었고, 지금은 교민이 마나우스를 중심으로 100여명 살고 있다. 한국의 의료시스템을 실은 병원선으로 아마존 섬마을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진료하는 구체적인 계획도 2016년부터 추진 중이다. 아마존은 아니지만 1990년에는 마뚜그로소두술 판타나우 지역에 통일교가 8만 헥타르의 ‘새소망 농장’을 건설해 만지오까, 오렌지, 사탕수수, 가축 등을 키우고 있다.

아마존의 한 마을

참고로, 아마존은 550만km2로 8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아마존은 많은 자원과 생물학적 다양성을 갖고 있어서 개발가치가 높다. 브라질 사람들은 인프라가 없는 아마존에 접근하기가 어려워 먼 미지의 세계라고 생각한다. 아마존을 찾는 관광객 대부분은 외국인이다. 미국이 아마존을 인류에 자산이라면서 영향력을 가지려는 것도 브라질이 신경 쓰는 대목이다.

아마존



*참고자료: 브라질 한인 이민 50년사 (브라질 한인이민사편찬위원회)



[KOTRA 상파울루 무역관 이영선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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