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에선 박사학위까지 학비 공짜

최초입력 2017.04.12 21:43:11
최종수정 2017.04.12 21:51:42
흔히들 독일에서는 학위 받기가 어려워서 문제이지 공부하는데 학비가 전혀 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이 나라에서는 학생이 평생 직업인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독일과 비슷한 곳이 알제리이다. 알제리야 말로 공부에 능력이 있고 마음만 있다면 박사학위까지 공짜로 배울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알제리 고3들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과외 및 재수도 한다.
작년에는 한 고등학교 교사가 수능시험 문제지를 해킹하여 자신의 학생들에게 제공하다 발각되어 일부 과목을 다시 치룬 적이 있는데 재시험일까지 약 1주일간 알제리 정부는 전국적으로 인터넷 연결을 아예 막아버린 적이 있다.

알제리는 우리와 달리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5-4-3-3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만 16세까지 의무교육을 받게 된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학비는 전혀 내지 않으며 교과서, 교복 등도 거의 공짜나 다름없을 정도로 적은 돈을 내면 된다. 심지어 대학생들은 많은 돈은 아니지만 국가로부터 용돈도 받으며 스쿨버스도 무료이다. 그러나 유급제도가 있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매년 승급시험을 봐서 50점 미만인 학생은 유급된다. 초등학교에서는 이 제도를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지 않지만 중고등학교 학생들 중에는 유급 학생도 있다고 한다.

알제리 초등학교에서는 대부분 무료 급식을 실시하고 있지만 그 질이 별로 안 좋아 알제리 수도인 알제와 같은 대도시 초등학교에서는 점심시간을 2시간 정도 두어이 시간 중 각자 집에 가서 점심식사를 하고 돌아와 오후 3시-4시까지 다시 공부를 한다. 그래서 점심시간이 시작되는 12시 무렵에는 자녀들을 픽업하러 온 알제리 부모들로 붐빈다. 필자가 점심식사를 하려고 무역관 부근 초등학교 정문 앞을 지날 때면 점심 먹으러 집으로 가는 많은 알제리 초등학생들을 보게 되는데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니하오’라고 인사한다. 아마도 필자를 중국인인 줄 알고 인사하는 것 같다.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갖고 등교하게 하면 이런 혼잡을 피할 수 있을 텐데 굳이 학교 문을 닫고 학생들을 집으로 보내는지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 근처의 식당이나 개인집에 월 2만~3만원 가량 지불하고 자녀들에게 점심을 제공토록 하고 있다.

알제리는 약 130년간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다보니 초등학교에서부터 아랍어와 불어로 수업한다. 공립학교는 한 학급당 30-40명의 학생들이 공부하며 아랍어와 불어의 시간 비중은 7:3 정도라고 한다. 한편 비교적 잘 사는 집안의 아이들은 주로 사립학교를 다니는데 학교에서 중식을 제공하며 학비는 1인당 월 100-150달러 정도라고 한다. 알제리 중산층 가장(家長)의 월 평균 급여가 500-600달러 정도이므로 보통 가정에서는 이 학비도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사립학교에서는 아랍어와 불어 시간 비중이 5:5 정도이며 여기에다 영어도 가르친다고 하니 알제리에서 사립학교 다니는 초등학생들은 3개 언어를 배우는 셈이다.

알제리 초등학생들은 보통 8시 반에 등교하는데 매일 아침, 5-10분 정도 애국가를 듣고 간단한 조회를 한 다음 수업을 시작한다. 특이한 점은 초등학교에서는 음악, 미술, 체육 등 예체능 과목을 가르치지 않고 중학교부터 배운다고 한다. 필자가 우연히 알제리의 한 쇼핑센터 내, 서점에서 아랍어로 인쇄된 알제리 고등학교 수학 참고서를 본 적이 있는데 미분, 적분 및 확률 통계 등 그 정도가 우리나라 고등학교 과정과 매우 흡사한 점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비록 독일과 같이 잘 사는 국가는 아니지만 알제리에서는 돈 없어 공부 못했다는 말은 거짓말인 듯하다.

점심식사를 위해 학교를 나와 집으로 가고 있는 알제리 학생들 (필자 직접 촬영)



[조기창 KOTRA 알제무역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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