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여성들이 한국화장품을 안쓰는 이유

최초입력 2017.06.08 09:55:29
최종수정 2017.06.08 10:00:42
알제리는 4천만명의 인구로 구성된 대규모 내수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유럽과 가깝고 오랜 세월 프랑스의 식민지를 거쳤기 때문에 유럽 소비패턴을 모방하려는 경향이 강하며 비교적 개방된 이슬람 국가이다. 이곳 여성들도 유럽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화장하는데 많은 시간과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알제리 화장품 시장규모는 약 5, 6억달러로 추정되며 매년 4%가량 성장하고 있다.

알제리는 매년 2억 달러가 넘는 화장품을 수입하고 있는데 특히, 프랑스로부터 전체 화장품 수입액의 40% 가량을 수입하고 있으며 그 외 독일, 스페인, 이태리 등 유럽으로부터 주로 수입하고 있다.
또한 최근 중국으로부터의 수입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나 이들 화장품은 중국 브랜드가 아닌 유럽 유명 화장품 회사들이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들이다. 그 외 저가화장품은 주로 터키, 태국, 요르단, 인도 등에서 많이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알제리의 한국으로부터 화장품 수입액은 연간 1만 달러 내외에 불과하여 현지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다. 한류에 힘입어 중국, 동남아시아 뿐 만 아니라 중동 등 전 세계로 우리나라 화장품이 널리 수출되고 있는데 유독 알제리에서만은 한국 화장품이 거의 진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는 첫째 알제리 소비자들이 워낙 유럽산 화장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알제리 소비자들은 정식 수입된 화장품을 구입하는 것보다 유럽을 방문, 현지에서 직접 구입하여 갖고 들어와 본인이 직접 사용하기도 하고 친지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하며 심지어 보따리 장사들이 대량으로 화장품을 구입하여 정식 수입통관 없이 들여와 팔기 때문에 유럽산 화장품의 인기가 절대적이다.

둘째, 알제리 소비자들은 한국산 자동차, 휴대폰, 가전제품 등 한국제품에 대해서는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으며 우수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으나 유독 한국산 화장품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알제리는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쉽게 문호를 개방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인근 튀니지아나 모로코와는 달리 한류 바람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한국 기업들도 알제리 시장개척에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알제리는 불어와 아랍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장품 포장이나 설명서가 이들 언어로 작성되어야 하는데 영어 또는 한국어로만 표기된 화장품으로 현지 시장개척을 하려는 국내기업들도 있었다는 점이 시장진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

셋째,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알제리는 최근 저유가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수입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화장품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라서 2017년 하반기부터 쿼터 적용품목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따라서 화장품도 수입허가서가 있는 수입업자만 배정된 쿼터 범위 내에서 수입할 수 있게 되어 외국화장품의 진입이 그 만큼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10월, 알제무역관은 이곳 대사관과 공동으로 「Korea Week」 행사 기간 중 「한국화장품홍보관」을 설치하여 현지 여성들에게 우리나라 화장품 샘플을 무료로 나누어주고 한국화장품의 우수성을 홍보한 바 있다. 또한 이 기간 중 현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국화장품 개척가능성에 대해 설문을 실시한 결과, 한국화장품에 대한 호기심과 구입의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유럽산과 경쟁할 수 있는 가격책정과 한방화장품 등 한국산만의 차별화된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요즘 이곳 우리 대사관에서도 한류 확산을 위해 한식경연대회, 한국영화제, 한국무용 및 태권도 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 매년 실시하고 있어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국에 대한 많은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며 한국어를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인 현상이라 하겠다.

이와 같이 서서히 불고 있는 한류 확산을 활용하면서 마케팅 능력이 뛰어난 에이전트를 두고 중산층 이상 젊은 여성들을 주 타켓으로 선정하여 한국산 화장품 구입 시, 무료 견본품 증정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접근을 해나간다면 한국화장품의 가능성은 매우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화장품홍보부스 및 한국화장품수출대행상담회 장면 (필자 직접 촬영)

한국화장품홍보부스 및 한국화장품수출대행상담회 장면 (필자 직접 촬영)



[조기창 KOTRA 알제무역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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