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으로 본 브라질의 다양성

최초입력 2017.06.09 09:25:43
최종수정 2017.06.09 09:31:11
브라질 문화의 다양성은 음식으로 나타난다. 브라질에는 원래 인디오 원주민이 있었고, 포르투갈의 식민지를 거치면서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계의 이민자가 와서 구성된 나라이다. 이민자와 함께 세계 각국의 요리가 소개되었고 브라질의 큰 땅에서 나오는 풍부한 식재료와 함께 음식은 다양하게 현지화되었다. 요리의 수준도 높은데 상파울루에서 먹는 이탈리아 음식은 이탈리아에서 먹는 것보다 더 맛있다고 한다. 식도락가라면 꼭 와야 할 곳이 브라질이다.


브라질의 국토는 북부, 북동부, 중서부, 남동부, 남부의 5개 광역권으로 나뉘는데 각 광역권을 대표하는 토종음식이 있다. 북부는 인디오 원주민, 북동부는 아프리카, 중서부는 유럽, 남동부는 유럽·아랍·아시아, 남부는 유럽계의 사람들이 고유의 음식을 발전시켰다. 한식, 일식, 중식, 베트남식, 레바논식, 시리아식 등 동양음식도 상파울루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늘고 있다.

브라질의 5대 광역권

브라질 북부지역은 감자와 비슷하며 인디오의 주식인 ‘만지오까 (Mandioca)’를 이용한 음식이 발달되어 있다. ‘타카카 (Tacaca)’는 만지오까 가루를 물에 풀어서 걸쭉하게 끓인 후 말린 고추와 새우를 넣어 만드는 노란색 수프이다. 북부 대표 간식은 ‘아까라제 (Acaraje)’이다. 콩과 양파로 만든 반죽을 기름에 튀긴 다음 반으로 잘라 마른새우와 코코넛 크림으로 속을 채운다.

타카카

아까라제

북동부 지역은 브라질의 ‘국민음식’으로 발전한 ‘페이조아다 (Feijoada)’ 가 있다. 검은콩과 돼지고기, 소시지, 베이컨 등을 솥에 넣고 푹 고아 만든 스튜다.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노예들이 북동부의 사탕수수밭에서 주인이 버린 가축의 잡다한 부위를 넣어 끓여 먹은 데서 유래했다. 원래 조리법은 포르투갈식 콩요리에서 비롯했기 때문에 유럽과 아프리카 문화의 혼합인 셈이다. 북동부 핵심 주인 바이아에서는 아프리카 원산의 덴데 기름을 활용해서 각종 해산물을 넣고 끓인 모께까 (Moqueca)도 유명하다. 덴데 기름은 야자수에서 짜낸 식물성 기름으로 오늘날 브라질 여러 향토 음식에도 사용된다.

페이조아다

모께까

중서부는 ‘뻬끼 (Pequi) 열매’를 이용한 치킨 요리인 ‘프랑구꽁뻬끼 (Frango com pequi)’가 있다. 프랑구꽁뻬끼는 소금과 후추로 양념한 닭을 냄비에 넣은 후 양파, 마늘, 뻬끼를 넣어 닭이 익을 때까지 조리한다. 뻬끼 열매의 독특한 향이 좋다. ‘빠쏘까지까르니세까 (Paçoca de Carne Seca)’도 있다. 마른 고기를 잘게 찢어 하루정도 물에 담근 후 소금기 뺀 것을 물과 함께 냄비에 넣고 끓이면 고기가 부드럽게 되는데 그것을 만지오까 가루, 양파, 마늘 등과 같이 넣고 볶아서 밥과 함께 먹는다.

프랑구 꽁 뻬끼

빠쏘까지 까르니 세까

미나스제라이스 (Minas Gerais) 주, 리우데자네이루 (Rio de Janeiro) 주가 있는 남동부 지역은 유럽 음식이 유명하다. 미나스제라이스 주에는 18세기 금광이 발견된 이후 포르투갈인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또헤즈무 (Torresmo)’와 ‘케일 (Kale)’을 활용한 음식이 들어왔다. 또헤즈무는 돼지 삼겹살의 비계를 기름에 튀긴 요리다. 또한 리우데자네이루의 해변에서는 맥주와 포르투갈 전통음식인 ‘염장대구튀김 (Bolinha de Bacalhau)’를 안주 삼아 먹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염장대구튀김은 소금에 절인 대구살에 감자, 양파, 계란 노른자 등을 밀가루와 섞어서 반죽한 뒤 기름에 튀긴 것이다.

또헤즈무

볼리냐지바깔랴우

이탈리아와 독일계 사람들이 많이 사는 남부의 히우그란지두술과 산타카타리나 주에는 ‘슈하스꾸 (Churrasco)’와 독일식 소시지 ‘살시샤 (Salchicha)’를 많이 먹는다. 슈하스꾸는 소의 여러 부위를 꼬치로 만든 브라질식 바베큐이다. 산타카타리나 주에서는 매년 독일 맥주축제인 옥토버페스트도 열린다. 브라질에 230여개 맥주회사가 있고 세계 3위 맥주 시장 국가로 성장한 것도 독일 이민자의 영향이다.

슈하스꾸

브라질 대도시를 중심으로 동양음식도 인기다. ‘국민간식’인 ‘빠스떼우 (Pastel)’ 가 있다. 우리나라의 튀김만두와 비슷한데 밀가루 반죽에 소고기나 닭고기로 속을 채운 다음 기름에 튀긴 것이다. 1940년대 일본 이민자들이 시장에서 중국 만두를 변형해 판 데서 유래되었다. 스시는 고급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아랍 음식을 제공하는 브라질 토종 패스트푸드점인 ‘하비빕스 (Habib’s)‘의 인기가 높다. 하비빕스는 ’Esfiha (아랍식 소형피자)‘, ’Kibe (아랍식 크로켓)‘, ’Beirute (아랍식 샌드위치)‘ 등을 판다. 1988년부터 개장했는데 브라질 전역에 450개의 매장이 있다. 브라질에는 중동계 인구가 시리아인 200만명 등 총 1,000만 명이다.

빠스떼우

하비빕스 매장

브라질 요리는 전반적으로 고열량이며 짜다. 브라질 사람들은 매운 맛도 좋아해서 가정과 식당에서는 ‘Pimenta’ 등 매운 소스를 만들어서 즐겨 먹는다. 과일, 디저트는 매우 달다. 고혈압과 당뇨환자가 적지 않은 원인이다. 콩요리 등 고열량 음식을 즐겨먹다 보니 브라질 사람들의 체형은 전반적으로 크다. 브라질 음식은 한국인에게는 짠 것 빼고는 입맛에 맞다. 브라질은 남미에서 유일하게 쌀밥이 주식인데 다진 양파, 마늘 등을 넣은 쌀을 기름에 볶은 뒤 물을 넣고 끓여 먹는다. 각종 음식 조리법은 한국과 차이가 난다. 한국은 ‘찌개문화’로 냄비에 각종 재료와 물을 넣고 끓이지만, 브라질에서는 굽거나 튀기고, 국물이 있는 경우도 걸쭉한 스튜 (Stew) 식이어서 물이 많이 쓰이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음식은 대접이 아닌 접시로 담을 수 있다. 뭐든지 풍부한 나라여서 식당에서 음식을 시키면 양이 푸짐하다. 식당에서는 음식 재활용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어서 남은 음식은 반드시 버려진다.

상파울루 시내 한 한국식당의 점심에는 한국 사람보다 브라질 사람이 훨씬 많다. 브라질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비빔밥’ 인데 간장을 듬뿍 추가하여 맛있게 먹는다. 난이도가 높아 보이는 육개장, 순두부도 척척 잘 먹는다.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차별 없이 수용해온 브라질 국민들의 유연한 기질을 보여주는 것 같다.

상파울루 한국식당의 비빔밥



[이영선 코트라 상파울루 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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