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단 기간 동안 알제리인들의 일상

최초입력 2017.06.16 15:51:41
최종수정 2017.06.16 15:55:10

라마단 기간 중에는 저녁때 인적도 드물고 모든 상점이 철시한다. [필자 직접 촬영]

지금 알제리를 포함한 이슬람권은 라마단 기간 중이다. 금년 라마단은 지난 5월 27일부터 시작되었으며 오는 6월 25일, 26일 경 끝나게 된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이슬람신자들은 라마단 기간 중 해가 떠 있는 시간 동안에는 금식을 하게 된다. 라마단 기간은 매년 10여일씩 앞으로 당겨지는데 금년과 같이 하루해가 가장 긴 6월에 라마단 기간이 걸리게 되면 오전 5시쯤 해가 뜨고 오후 8시 넘어 해가 지기 때문에 15시간 이상 식사를 못하게 되어 겨울 보다 금식해야 하는 하루 중 시간이 훨씬 늘어나게 된다.


알제리의 경우, 라마단 기간 중 관공서는 물론이고 민간 기업들도 오후 3시 전후로 단축 근무를 한다. 따라서 이 시간대에 다들 집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교통이 가장 많이 밀리게 된다. 이들은 퇴근 후, 쉬거나 저녁 식사 준비를 하고 오후 8시 반 전후로 약 1시간 동안 늦은 식사를 하게 된다. 식사 후, 밤 10시 쯤 매일 모스크에 가서 기도를 한 후 밤 11시부터 가족, 친지들과 담소를 하거나 공원, 서커스장, 극장 등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자정이 넘어 잠자리에 든다.

불과 3시간 가량 취침을 취한 후 오전 3시 경,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이른 조식을 마친 후 다시 잠자리에 들게 되나 이미 떠진 눈이 다시 감기질 않아 대부분 침대에서 비몽사몽(非夢似夢)하다가 8시 전후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하게 된다. 한 달간 이어지는 라마단 기간 동안 이러한 생활을 지속하다보니 수면부족, 15시간 넘게 금식한 후 한꺼번에 하루의 에너지를 충전해야 하는 늦은 식사로 인해 많이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연히 근무가 느슨해지고 노동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무실에 나와도 근로 의욕이 떨어지고 업무집중이 되지 않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이다. 특히, 라마단에 관계없이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학교 선생님들은 물론이고 건설근로자 등 육체노동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 같다. 솔직히 라마단 기간 중에는 고도의 정신 집중이 요구되는 항공기,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과 치아치료나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 이용하기가 겁난다.

낮 시간 동안 금식을 해야 하니 당연 모든 식당은 이 시간에 문을 닫는다. 해가 진 오후 8시 넘어 식당엘 가도 아직 문을 열지 않는다. 종업원들도 식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식당뿐 아니라 오후 6시 전후해서 시내의 모든 상가는 철시를 한다. 차도 잘 다니지 않는다. 라마단 기간 중 외식을 하려면 저녁 9시 반은 넘어야 한다. 따라서 길어야 하루 2-3시간 운영되는 식당 매출은 크게 떨어질 것이다. 거의 대부분 시간 닫혀 있는 식당을 보자면 라마단 기간 동안 식당 주인들은 식당 운영이 어려울 것이고 종업원들도 제대로 급여를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기간 동안에는 해외 비즈니스도 거의 되지 않는다. 우선 바이어들도 비즈니스 목적으로 해외에 나가려 하지 않고 낮 시간에 전화를 해도 잘 받지 않는다. 그러니 라마단 기간 동안 나라 전체가 거의 올 스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 기간 중에는 국가 GDP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무한경쟁시대에 사는 오늘날, 외국인의 눈에는 이와 같이 한 달여 동안 금식을 하며 하루 3-4시간 숙면을 취하고 거의 모든 비즈니스가 멈춰 버리는 라마단 풍습이 잘 이해가 가지 않으나 이들은 종교적 신념으로 기꺼이 그 어려움을 참고 견디며 라마단을 즐겁게 보내고 있다.

[조기창 KOTRA 알제무역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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