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이발소를 이용해 보니

최초입력 2017.07.05 19:24:53
최종수정 2017.07.05 19:28:24

알제리 동네 이발소 풍경 / 필자 직접 촬영



해외 근무하면서 가장 고달픈 것 중의 하나가 이발소 이용이다. 미국이나 일본과 같이 교민이 많은 국가는 교민이 운영하는 이발소를 이용하면 한국과 다를 것이 없겠지만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이발소만 있는 국가는 외국인이 이용하기가 난감한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다른 머리 모양을 하는 중동 소재 국가의 경우는 현지 이발소를 가기에 매우 주저하게 된다.

알제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내가 원하는 스타일로 깎아 달라고 설명하기도 어렵지만 기술이 영 아니어서 그런지 잠시 한눈을 팔거나 졸다가 눈을 떠보면 평소와는 전혀 다른 내 모습을 보고 깜작 놀라기도 한다.
대부분의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아 주는 사람들은 전문 미용학원을 다닌 후 미용업에 종사하는 것이 아니라 어깨 너머로 배운 실력으로 머리를 깎다보니 원하는 헤어스타일의 사진을 보여줘도 엉뚱한 머리로 만들어 놓는다.

물론 특급 호텔 중에는 호텔 내 고급 이발소를 운영하기도 하지만 가격도 매우 비쌀 뿐만 아니라 머리 깎자고 멀리 있는 호텔을 찾아가는 것도 번거롭기 그지없어 마음에는 안 들지만 할 수 없이 집 근처 동네 이발소를 이용하게 된다. 알제리에도 미장원이 있지만 우리나라와는 달리 이곳은 여성들만 이용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이발소들은 허름하고 수수한 편이지만 정겹고 오래 전, 우리나라 시골 이발소와 같은 분위기이다.

가격은 성인 조발의 경우, 우리 돈 2000원 미만이므로 매우 저렴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발사들이 전문가도 아닌 듯 하며 이발용 의자나 기기도 그리 좋은 제품이 아니다. 특히 머리를 감겨줄 때는 손재주가 없어서 그런지 물이 튀겨 옷을 많이 적시는 경우도 흔히 있다. 다만 우리나라와는 달리 면도칼은 반드시 일회용만을 사용한다. 이발사는 물론이고 이발을 하러 온 현지인들은 모두 외국인에 대해서는 매우 친절하며 필자만 보면 중국인으로 알고 ‘니하오’라며 말을 걸어온다.

지난 2월에도 주저가 되었지만 동네 이발소에 가서 머리 깎는 동안 잠시 눈을 붙였다가 깨어나 보니 입대병과 같이 짧은 머리로 바뀐 내 모습을 보고 아연 실색한 적이 있었다. 2개월 정도 머리를 길러 마침 4월, 한국으로 출장갈 일이 있어 한국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으니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 기쁨을 맛보았다. 다시 알제리도 돌아와 머리가 길어 이발소를 찾아야 했는데 지난 악몽이 떠올라 현지 이발소에 가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할 수 없이 집사람에게 머리를 깎아달라고 해서 겨우 해결할 수 있었는데 이발소라면 머리 깎는데 10분 내외 걸릴 것을 집사람이 깎으며 그 2배가 넘게 시간이 걸린다. 또 집에서 깎게 되면 조발 후, 그 뒷정리는 필자 몫이라 집에서 머리 깎는 것도 귀찮은 일이다. 그래도 집사람의 실력이 현지 이발사 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다. 이래저래 코트라 직원 부인들은 남편이 오지로도 갈 수 있기 때문에 머리 깎는 기술을 미리 익혀두는 것이 좋을 듯 싶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기창 KOTRA 알제무역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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