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탑재 앱 논란과 플랫폼 중립성 문제

최초입력 2016.11.28 20:33:32
최종수정 2016.11.29 13:38:10
스마트폰은 이제 현대인들의 필수품이 되고 인간의 삶에서 떼어 놓을 수 없는 디지털 문명의 핵심 이기(利器)가 되었다. 혼자 밥 먹고 술 마실 때도 외롭지 않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외롭거나 심심할 새도 없다. 내 몸에서 반경 1m 밖으로 떨어지기만 해도 불안해 하는 현대인들에게 문명의 이기 스마트폰은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특히 실시간으로 부동산 매물도 알아보고, 할인 쿠폰도 받고, 항공권도 저렴하게 구입하는 등 경제적 이득을 얻고 있으며, 업무도 보고 있기 때문에 현대인들의 경제활동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었다.


이와 같이 우리 삶에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스마트폰이 선탑재 앱 논란에 휩싸였다. 선탑재 앱이란 운영체제사(구글, 애플 등), 이동통신사(SKT, KT, LGU+ 등), 스마트폰 제조사(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가 사용자의 편의 또는 자사 서비스 이용자 확대를 위해 스마트폰에 미리 설치해둔 앱을 말한다.

초기에는 스마트폰을 개통하면 배경화면 가득 선탑재 앱 아이콘이 깔려 있어 많은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 최근에는 운영체제 제공사, 이동통신사, 스마트폰 제조사 등으로 분류하여 폴더에 담아 제공하고 있다.

신규 스마트폰 단말기에 선탑재되고 있는 앱

선탑재 앱 논란이 일던 초기에는 선탑재 앱을 제거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앱을 설치할 수 있는 한정된 시스템 메모리를 선탑재 앱이 차지하고 있어서 정작 소비자가 원하는 앱을 설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하드웨어 메모리 용량이 늘어나면서 선탑재 앱의 제거 가능 여부의 중요성이 희석되고 있다. 하드웨어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면서 넉넉한 메모리 용량을 주고 있어서다.

이제는 선탑재 앱 논란의 쟁점이 플랫폼 중립성 문제가 급격하게 부상하고 있다.

플랫폼 중립성이란 플랫폼 사업자가 하드웨어, 콘텐츠 사업자 등 플랫폼 생태계를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개념이다. 플랫폼이 만들어내는 경제 규모가 엄청나게 커지면서 플랫폼 사업자가 자사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 아니라 공공의 선을 추구하는 공공재로써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플랫폼 사업자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폰 생태계

플랫폼 사업자가 자사 서비스를 통해 이득을 취하게 된다면 공정한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 스마트폰도 마찬가지이다. 스마트폰의 플랫폼을 구성하는 운영체제 제공사, 이동통신사, 제조사 등이 자사 앱을 선탑재함으로써 막대한 이득을 취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AI를 탑재한 메신저인 ‘삼성톡’이 새롭게 출시되면서 스마트폰 단말기에 선탑재 된다면 카카오톡이 점유하고 있는 국내 메신저 시장의 판도가 일거에 뒤바뀔 수도 있는 문제이다. 100m 달리기를 같은 지점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출발 지점 50m 앞에서 출발하는 것과 같은 이치가 바로 선탑재 앱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반론도 있다. 선탑재 앱을 제한하게 되면 제조사 등이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기존 제품보다 혁신적인 기능을 내놓아야 하는데 관련 앱이 선탑재되지 않으면 혁신을 게을리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단말기를 많이 팔아야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이다. 스마트폰 판매가 1순위이지 자사에서 제공하는 앱은 2순위일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이 턱 밑까지 추격해 오고 있는 마당에 혁신을 게을리 했다가는 영영 시대에 뒤쳐지게 될 것이다. 선탑재앱 논란과는 별도로 기기의 혁신을 게을리 할 수 없는 이유다.

스마트폰의 선탑재 앱은 플랫폼 중립성을 심각하게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결국 선탑재 앱은 플랫폼의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상업적인 앱은 제한하고, 소비자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여 통화, 문자, 인터넷, 카메라, 알람, 계산기 등의 스마트폰 기본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앱으로 국한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쉬운 문제는 아니다. 스마트폰 선탑재 앱 문제는 플랫폼 구성원인 운영체제 제공사, 이동통신사, 스마트폰 제조사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 해서 해결해야 한다. 플랫폼으로써의 권리도 있겠지만 책임과 의무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윤상진 플랫폼경제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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